미국의 정보기관 수장들이 북한이 협상을 통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는 기존의 판단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관여’를 내비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미국의 정보기관들 모두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정보기관 수장들은 어제(13일) `전세계 위협 평가’를 주제로 열린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은 협상을 통해 핵무기를 포기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청문회에는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관장하는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 로버트 애슐리 국방정보국(DIA) 국장 등이 출석했습니다.
진행자) 미 정보기관들의 이런 판단은 새로운 건 아니지요?
기자) 네, 미 정보기관들은 이미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왔습니다. 지난 2016년에는 제임스 클래퍼 당시 국가정보국장이 북한의 비핵화를 `가망 없는 일’로 규정하면서,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한 제한이 미국이 할 수 있는 최대치’라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정보기관들이 이런 판단을 하는 근거가 뭔가요?
기자) 북한이 핵을 보유하려는 목적이 정권의 생존과 체제 유지에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입장에서 비핵화에 응하는 건 국가 생존의 수단을 포기하는 것이어서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미 정보기관 수장들은 또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자신들이 주도하는 한반도 통일’을 이루려는 의도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배제했던 북한과의 `관여’에 나서는 배경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요?
기자) 북 핵 문제와 관련한 정보기관들의 역할은 북한의 역량과 의도, 동기 등을 분석해 행정부 관련 부서들이 참고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들의 판단이 곧바로 정책으로 이어지는 건 아닙니다. 게다가 북한에 관한 정보는 누구도 그 정확성을 100% 장담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을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게 가능하다고 보는 건가요?
기자) 일부에서는 협상이 이뤄질 경우 최소한 북한의 핵미사일 완성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북한의 핵 개발 의도에 대해서도 좀더 분명히 파악할 수 있을 겁니다. 미 국무부는 현재 미-북 간 대화 의제를 논의하기 위한 예비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를 의제로 다루기를 거부한다면 미-북 간 본격적인 핵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진행자) 미-북 간 대화가 진행되면 북한의 핵 개발이 중단되나요?
기자) 미국이 어떤 형태든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경우 당연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 중단이 전제가 될 겁니다.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시험을 계속하는 상황에서는 대화 자체가 이뤄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도 미국과의 대화 조건으로 시험 중단에 응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목표는 뭔가요?
기자)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폐기하는 겁니다.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의 관여와는 별도로 대북 제재와 압박이 계속 유지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북한이 아직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을 완성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폼페오 CIA 국장은 앞으로 몇 달 안에 북한이 이런 역량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도 같은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관여 의사를 밝히고 나선 건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대북 군사 옵션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다른 가능한 모든 수단을 시도해 보겠다는 겁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