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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은 지금] 북한, 제재 속 ‘ICBM 축제’…’음주가무 금지’ 조치도


지난 1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화성-15 탄도미사일 발사 성공을 자축하는 축제가 벌어졌다.
지난 1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화성-15 탄도미사일 발사 성공을 자축하는 축제가 벌어졌다.

북한 내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평양은 지금’ 시간입니다. 북한 당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 발사 이후 대대적인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제재에 따른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해 음주가무를 금지하는 등 사회통제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지난달 29일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 시험발사 이후 대대적인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는 지난 1일 ‘국가 핵 무력 완성’을 축하하는 경축행사가 열렸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국가 핵 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의 위업을 빛나게 실현한 위대한 대승리를 경축하는 군민연환대회가 1일 성대히 열렸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박봉주 내각 총리가 이미 발표된 정부 성명을 낭독했고, 박광호 노동당 부위원장과 박영식 인민무력상, 박철민 청년동맹 비서가 각각 연설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과 최근 모종의 사건으로 처벌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이날 저녁에는 대동강변에서 ‘화성-15형’ 발사 성공을 축하하는 불꽃놀이 행사가 열렸습니다.

북한은 또 평양 시내 곳곳에서 주민과 청년, 학생들이 참여하는 무도회를 열었습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화성-15형의 이동식 발사 차량의 타이어를 생산한 압록강타이어공장을 시찰했습니다.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 ”지난 9월 압록강다이야 공장에 우리식 9축 자행 발사대차의 대형 다이야를 무조건 개발 생산할 데 대한 과업을 제시하였다.”

북한 방송의 이런 언급은 김 위원장이 지난 9월부터 두 달 간 화성-15형 발사를 위해 동분서주했음을 의미한다고 서울의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말했습니다.

[녹취: 양무진] ”75일 동안 잠잠했다는 것은 ICBM 발사를 앞두고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잠잠했던 것 아닌가.”

`노동신문'과 북한 TV는 화성-15형 성공을 김정은 위원장의 업적으로 돌리면서, 주민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연일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내 이런 움직임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한 주민들의 불만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라고 북한 전문가인 미 해군분석센터 켄 고스 국장은 지적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Deflecting attention away from economic problem…”

실제로 북한에는 제재의 여파가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 봄 kg당 6천원 선이었던 평양의 휘발유 값은 3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북한을 전문으로 다루는 일본 `아시아 프레스'에 따르면 주민들이 이용하는 삼륜 오토바이 등 이른바 ‘써비차’의 운행이 줄거나 운임이 오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100km를 갈 경우 중국 돈 70원 정도를 주면 됐는데 이제는 150원을 줘도 태워주는 차가 없다는 겁니다.

일반 주민뿐 아니라 당-정-군 간부들도 동요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중 간 무역이 줄면서 뇌물에 의존하던 간부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대북실장을 지낸 김정봉 한국융합안보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입니다.

[녹취 김정봉 전 실장] “사례를 들자면 황병서와 김원홍이 지금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이것도 바로 제재 때문이죠. 총정치국은 북한의 지하자원을 중국에 수출해 움직입니다. 그런데 돈이 없으니까 부정이 생겼죠. 그러다 보니 당에 걸려서 검열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그게 다 제재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죠. 체제가 흔들리기 시작한 겁니다. 총정치국도 먹고 살기 힘들 정도니까요”

한국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은 제재로 인해 민심 이반 조짐이 나타나자 사회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국정원은 북한이 최근 노동당을 통한 일일 보고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주민들 사이에 불만이 고조되는 것을 우려해 술을 마시거나 사적인 모임을 갖는 것을 금지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정보위원회 간사 김병기 의원입니다.

[녹취: 김병기] “당 조직 통한 주민생활과 일일 보고체계 마련하고 음주가무와 사적 모임을 금지하고..”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음주가무를 금지한 것은 제재에 따른 불만이나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켄 고스 국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Concern is lot of people together they began to talk and criticism come out..”

북한 당국은 유명 예술단을 전국에 순회시키며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충성심 고취와 반미 선전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모란봉악단과 왕재산 예술단, 그리고 공훈국가합창단은 9월 중순부터 평양을 시작으로 강원도 원산, 함경도와 평안도, 자강도, 황해도를 돌면서 모든 책임을 미국에 돌리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가 전한 주민의 반응입니다.

[녹취: 중방] “미국 것들이 아마 오늘 이 공연을 봤으면 눈알이 뒤집혔을 겁니다. 자력갱생의 무쇠마치로 놈들의 책동을 무자비하게 짓뭉겨 버리겠습니다.”

전문가들은 제재가 김정은 정권의 핵, 미사일 개발로 인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고 모든 불만과 책임을 미국에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나마 북한 장마당의 쌀값과 환율은 그런대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북 제재가 본격화될 경우 내년에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겪을 것으로 한국 국정원은 전망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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