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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군축회의서 미-북 대표간 설전...미 “북한, 핵 보유국 아냐”


로버트 우드 미국 군축담당 대사가 유엔 군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버트 우드 미국 군축담당 대사가 유엔 군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엔 군축회의장에서 미국과 북한 대표 사이에 강도 높은 설전이 또 다시 오갔습니다. 미국 대표는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무부의 로버트 우드 군축담당 대사는 북한 측 대표의 발언을 ‘터무니없다’며 깎아 내렸습니다.

[녹취: 우드 대사] “We’ve heard these comments over the last four weeks…”

우드 대사는 25일 유엔총회 제1위원회 군축 회의에서 북한 외무성 소속 리인일 대표를 ‘평양 정권의 대표’라고 부르며 지난 4주 동안 진행된 군축 회의 동안 북한의 주장이 조금도 바뀌지 않은 점을 비판했습니다.

이어 터무니 없는 북한의 주장에 응대를 한다며 “미국은 북한에 위협이 되질 않고 북한 스스로도 이를 잘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도발적이고 위협적인 행동은 국제사회의 우려라고 우드 대사는 강조했습니다.

[녹취: 우드 대사] “Its provocative actions, its threatening behavior, its missile lauches, its nuclear tests…”

북한이 이번 문제를 미국과 북한 사이의 갈등으로 만들려고 하지만 실제로는 국제사회와 북한 사이의 갈등이라는 점을 북한 대표에게 상기시킨다는 겁니다.

우드 대사는 북한이 국제사회로 돌아오고 싶다면 과거 여러 차례 언급했고 또 북한 스스로가 알고 있는 대로 도발적인 행동과 위협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 대표에게 미국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을 끝낼 것을 촉구하고 한반도와 그 너머 지역에 위협이 되는 건 북한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길 바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우드 대사의 발언에 앞서 북한 리인일 대표는 추가 발언권을 얻어 미국을 비판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건 미국 때문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미국이 무고한 사람들에게 핵 무기를 실제로 사용한 유일한 나라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1945년 일본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하면서 일본의 항복을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이로써 제2차 세계대전의 종식과 함께 한국의 일제 강점기 역시 끝을 맺었습니다.

이날 리인일 대표는 자신의 발언을 반박한 우드 대표의 발언에 재차 추가 발언을 요청하면서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녹취: 리인일 대표] “I just heard such groundless remark of the Washington regime…”

리 대표는 우드 대사의 발언을 ‘워싱턴 정권’의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폄하한 뒤 이번 문제를 미국과 북한 간의 갈등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잘못된 주장으로 전 세계를 오도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국이 비핵화를 이루면 모든 문제가 깔끔하게 또 제대로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우드 대사가 또 다시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녹취: 우드 대사] “We will not recognize North Korea as a nuclear weapon state…”

미국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우드 대사는 이어 미국은 자국민과 동맹의 이익을 보호할 것이며 이 같은 약속은 철통 같을 것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의문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미-북 간 공방에 이어 회의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한국 대표는 북한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녹취: 김인철 차석대사] “We are speaking about the disarmament machinery…”

제네바주재 김인철 한국 차석대사는 이날 추가 발언권을 얻어 유엔본부와 제네바 등에서 군축과 관련한 다양한 발언들이 나오고 있다며 포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각국 대표의 전체 발언에서 북한의 도발과 관련된 내용이 3분의 1에 이른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측 대표가 북한의 핵 문제를 국제사회와의 갈등이 아닌 미-북 간 갈등 구도로 끌어 가려는 데 대한 반박으로 해석됩니다.

김 차석대사는 하늘이 파랗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며, 아무리 수백 만 번 이를 부정해도 하늘의 색깔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누구든 이를 부인하려는 이들에게 이제 그만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제1위원회는 27일 북한의 모든 핵 활동 포기를 촉구하는 것을 포함한 여러 개의 결의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입니다.

북한 리인일 대표는 26일 열린 회의에서 관련 결의안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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