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략폭격기들이 휴전선 최북단 지역을 비행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이번 비행은 북한 정권의 무모한 행동에 대한 미국의 단호한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떠난 미 전략폭격기 B-1B 랜서 여러 대가 북한 동해 위 국제 공역을 비행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습니다.
다나 와이트 국방부 대변인은 23일 발표한 성명에서 B-1B 랜서 여러 대가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에서 출격한 미 F-15C 이글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국제공역을 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와이트 대변인은 미군의 전투기나 폭격기 가운데 이렇게 비무장 지대 최북단까지 오른 것은 21세기 들어 처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번 임무는 북한의 무모한 행동을 미국이 심각하게 대응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와이트 대변인은 이번 비행 임무는 미국의 단호한 결의와 미 대통령이 어떤 위협도 격퇴할 수 있는 많은 군사적 대응 방안이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은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모든 국제사회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국은 미 국토와 우리의 동맹들을 방어하기 위해 모든 범주의 군사력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이런 강력한 무력시위는 북한 정권이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통한 경고에 대응해 초강경 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한 가운데 이뤄진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심을 갖고 있지만,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시키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The United States has great strength and patience, but if it is forced to defend itself or its allies, we will have no choice but to totally destroy North Korea."
특히 핵·미사일 개발에 몰두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며 그가 “자신과 자기 정권을 위해 자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2일 직접 성명을 발표해 초강경 조치로 대응하겠다고 밝혔고, 리용호 외무상은 23일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선제행동”, “예방조치”를 언급하며 핵·미사일 개발 의지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다나 와이트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 공군과 해병대가 지난 17일(한국시각 18일)에도 한국 공군, 일본 항공자위대와 지난 14일 일본 상공 위를 통과한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한반도에서 무력시위를 벌인 것을 강조했습니다.
미군은 당시 B-1B 두 대와 차세대 첨단 전투기인 F-35B 라이트닝 II 넉 대가 한국 공군의 F-15K 전투기들의 호위를 받으며 군사분계선(MDL) 까기 올라가 무력시위를 벌였었습니다.
B-1B 폭격기들은 특히 강원도 태백의 승리사격장에서 실제 MK-84 폭탄을 1발씩 투하했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5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가진 연설에서 직접 F-35와 B-1B 폭격기를 언급하며 북한 정권에 경고했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Now when our enemies hear the F-35 engines, when they’re roaring overhead, their souls will tremble and they will know the day of reckoning…”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적들이 F-35 엔진 소리를 듣는다면 또 (이 전투기가) 으르렁거리며 적들의 머리 위로 비행할 때 그들의 영혼은 떨리고 심판의 날이 왔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첨단무기들이 적들의 영혼을 산산조각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전략폭격기 B-1B 랜서는 최대 34t의 무기를 탑재하고 마하 1.2의 속도로 시간 당 1천 440km를 비행할 수 있습니다.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출발하면 2시간 만에 평양을 폭격할 수 있습니다.
지난 1984년에 실전 배치된 B-1B 랜서는 대당 가격이 3억 1천 700만 달러로, 미군은 총 62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