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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문답] 트럼프 행정부 대북 접근법...외교 노력에 '군사옵션' 뒷받침 확인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왼쪽)와 H.R.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15일 백악관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왼쪽)와 H.R.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15일 백악관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근 미 정부 핵심 당국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외교적 노력'은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공조에 맞춰져 있고, 북한에 대한 군사 대응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와 좀 더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핵심 당국자들이 일제히 미국의 대북 접근법을 언급했는데요. 상당히 이례적인 거 아닌가요?

기자) 핵심 안보라인이 총출동했다고 봐도 될 만큼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고위 당국자들이 동시에 나섰습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H.R.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방송에 출연해서 미국의 대북 정책 방향을 조목조목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당국자들 발언이 작심한 듯 하나로 모아진다는 게 무엇보다 눈에 띄는 데요.

기자) 맞습니다. 하나같이 '군사옵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선 틸러슨 국무장관은 17일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북 핵 해법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만일 외교적 노력이 실패하면 군사적 옵션 하나만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런 노력은 매우 강력하고 단호한 군사적 옵션에 의해 뒷받침될 것이며, 그러나 동시에 미국은 평화적 해법을 추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헤일리 대사와 맥매스터 보좌관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하지 않았나요?

기자) 헤일리 대사는 ‘CNN’ 방송에 출연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미국은 책임감을 갖고 먼저 (북한의) 관심을 끌기 위해 모든 외교적 노력을 동원했다, 만약 이런 노력이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이 무모한 행동을 계속하면 북한이 파괴될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국방장관의 몫이라면 결국 군사옵션을 뜻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겁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폭스’ 뉴스와 ‘ABC’ 방송에 “제재와 외교, 필요하다면 군사적 옵션을 준비하는 데 있어 우리는 정말 큰 시급성을 갖고 움직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서 얘기한 대로 다들 '군사적 옵션' 얘기를 빼놓지 않았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 점이 가장 눈에 띕니다. 당국자들의 말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외교적 노력을 끝까지 시도하겠지만, 안 되면 군사적 옵션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런 겁니다.

진행자)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북정책에 있어 각 당국자들이 혼선을 빚고 있다는 비판도 있었는데요,

기자) 사실 지난 몇 개월간 북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은 일관됐습니다. 기본적으로 국제사회와 함께 제재 등을 통한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을 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군사적 옵션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기조였습니다. 동시에 대화의 가능성도 열어뒀었습니다. 이건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올 수 있게 한다는 일종의 목표를 설명한 겁니다. 그런데 이런 종합적인 내용들이 제각각 보도되면서 별개의 것으로 나뉘어 전해지는 경우가 있었고요. 당국자들도 각자의 역할과 위치에 맞게 이 중 특정 부분을 강조하다 보니,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고 알려지게 됐었습니다.

진행자) 또 미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놓고도 해석에 약간의 오해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과 관련한 정책을 설명할 때 ‘디플로매틱 에포츠(diplomatic efforts)’ 즉, 외교적 노력이라는 표현을 자주 써 왔는데요. 물론 그 대상에 북한이 아예 없다고 할 순 없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북한과의 외교가 아닌, 다른 나라들과의 외교, 즉 외교적 공조를 뜻하는 겁니다. 이를 테면 북한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해 중국의 협조를 구하고, 북한과 가까운 나라들에 교류와 협력 중단을 요청하는 등의 행위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외교적 노력’에 대한 해석 차이 때문에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이 혼선을 빚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던 건 아닌가요?

기자) 어느 정도는 그렇습니다. 실제로 ‘외교적 노력’이라는 말이 언급될 때마다 일부 언론에선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한다’라고 잘못 보도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해석입니다. 실제로는 미국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고립시키는 노력을 하고, 여기에는 군사적 옵션도 뒷받침이 될 것이라는 다소 강경한 입장이 일관되게 나왔던 겁니다. 따라서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외교적 노력'이 곧 '대북 압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말 그대로 현 시점에선 북한을 압박하는 외교적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사실상 모든 당국자들이 총 동원돼 북한과 연관된 나라들을 다니면서 교류를 끊을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부 나라들이 자국 주재 북한 대사를 쫓아낸다거나, 북한과의 교역 중단 등을 선언한 건 미국 정부의 이런 노력과 관계가 있고요. 동시에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 군 당국자들은 ‘서울을 위험에 빠트리지 않은 채 북한에 할 수 있는 군사적 대응방안이 있다’고 말하는 등 군사 행동 가능성도 계속해서 열어두고 있습니다. 종합하면, 외교 노력을 우선 순위에 두지만 여기엔 늘 군사적 옵션이 뒷받침 된다, 이게 미국 정부가 북한과 전 세계에 보내는 메시지 입니다.

진행자) 미국이 특히 중국에 그런 메시지를 보내고 싶어할 것 같은데요. 북한의 최대 교역국이자 혈맹인 중국, 지금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중국은 여전히 평화적인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에 취한 최근의 조치를 지난해와 비교해 보면, 중국도 북한에 대한 압박에 동참하고 있음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조치들이 있었죠?

기자) 지난해 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가 북한산 석탄을 수입하지 못하도록 했지만, ‘민생목적’은 허용한다는 예외 조항을 이용해 사실상 역대 가장 많은 양을 사들였습니다. 또 지난해 2건의 결의 채택에도 미-중 간 협상에 상당한 시일이 걸렸었고요. 그런데 올해는 북한산 석탄을 포함해 철광석과 수산물, 섬유 등 북한의 5대 수출품을 금지하는 데 중국이 동의를 했습니다. 결의 채택도 매우 짧은 시간에 이뤄졌고요. 또 비록 완전 차단까지는 아니지만, 중국이 늘 꺼려왔던 원유 등에 대한 공급 제한 조치도 중국의 동의 하에 새 제재 결의에 포함될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 조금씩 변화하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해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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