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멕시코에서 규모 8.1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해 지금까지 적어도 32명이 사망했습니다. 인명 피해가 계속 늘고 있는데요.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한 곳이라, 태평양 건너 일본에서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통과하는 가스관을 2019년 이후 폐쇄할 계획이고요. 중국사회에서 결혼은 줄고 이혼은 점점 늘어난다는 소식,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멕시코에서 강한 지진이 일어났군요?
기자) 네. 멕시코 남쪽 태평양 연안에서 어제(7일) 저녁, 규모 8.1의 지진이 발생해 지금까지 적어도 32명이 숨졌습니다. 사망자를 비롯한 인명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요.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조만간 규모 7.0 이상의 여진이 이어질 수 있다며 대비태세를 촉구했습니다. 또 지진의 영향으로 바다에서 강한 해일이 일어나는 ‘쓰나미’가 이웃나라에도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코스타리카, 그리고 에콰도르 등지에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지진이 한반도와 가까운 일본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요?
기자) 네. ‘환태평양 지진대’라고 하는, 태평양을 고리처럼 둘러싼,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일본 열도와 멕시코 서부해안이 연결돼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멕시코 지진의 영향으로 일본에서 ‘쓰나미’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데요. 하와이에 있는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는 일본과 베트남, 호주까지 쓰나미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일본에서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습니까?
기자) 일본 정부는 기상청을 중심으로 즉각 비상대책단을 꾸리고, 이번 사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에도 중남미에서 발생한 큰 지진 때문에 일본에서 쓰나미가 관측된 적이 여러 번 있는데요. 쓰나미는 때로 지진보다 훨씬 큰 피해를 남기기도 합니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이 누출된 것도 쓰나미 때문이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는 이번에도 바다 건너에서 일어난 지진의 영향을 받을 걸로 보고 있나요?
기자) 이번 멕시코 지진에 당장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자체 관측 결과를 조금 전 발표했습니다. 일본 기상청은 “우리 연안에는 쓰나미 피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다만 해수면 높이 변화는 다소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내일(9일) 아침부터 하루 동안 일본 북쪽 끝 홋카이도에서 남쪽 끝 오키나와 현까지 0.2 m 정도 바닷물 높이가 올라갈 것으로 예측됩니다.
진행자) 일단 아시아 쪽에는 큰 영향이 없을 거라는 말이군요. 다시 멕시코로 돌아가죠. 대통령이 직접 여진 가능성을 경고했다고요?
기자) 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이번 지진은 지난 100년 새 가장 강력했다”며, “이미 42회 여진이 이어졌고, 앞으로 더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인적, 물적 피해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기 때문에 아직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조차 이르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100년 만에 가장 강력한 지진이라면, 멕시코 국민들의 충격이 크겠군요.
기자) 실제로는 멕시코에서 지난 1985년 규모 8.1의 지진이 발생한 이래, 32년 만에 가장 큰 지진인데요, 멕시코 대통령이 ‘100년’이란 표현으로 충격과 함께 경각심을 강조한 겁니다. 1985년 지진 때도 규모 8.1 첫 지진 다음 날, 7.5의 여진이 뒤따라 피해가 겉잡을 수 없이 커졌는데요. 당시 사망자 수만 1만여 명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번에도, 여진과 함께 인명 피해가 32년 전처럼 커질까요?
기자) 그럴 가능성은 낮습니다. 멕시코 국립대학교 산하 지질연구소 측은 여진 가능성을 경고하면서도, 1만명 이상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선 “알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건축 기술이 그동안 발달했고, 지진에 견디는 시설물도 그동안 많이 만들었기 때문에 32년 전과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겁니다.
진행자) 멕시코 서부 해안에서 강한 지진이 발생했는데, 동부해안에서는 허리케인이 북상 중이라고요?
기자) 네. 멕시코 동부해안은 북미와 남미 대륙 사이에 있는 바다, ‘카리브’해에 접해있는데요. 아시아에서 발생하는 태풍과 같은 현상인, 허리케인이 어제(7일)부터 카리브해 섬 나라들에 큰 피해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허리케인 ‘어마'로 지금까지 적어도 10명이 숨졌고요, 일부 섬들은 건물의 90% 이상이 파괴됐습니다. 시속 290㎞의 강한 바람과 폭우를 동반한 어마는 현재는 허리케인 풍속 기준 최고 수준인 5등급에서 4등급으로 한 단계 낮아진 상황인데요. 조만간 쿠바에 상륙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미국 남쪽으로 진행 중이어서, 플로리다주에서는 주민 50만명에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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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통과하는 가스관을 끊을 계획이라고요?
기자) 네. 어제(7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 마무리 일정에서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이 밝힌 계획인데요. 오는 2019년 이후,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통과해 유럽으로 가는 가스 공급을 중단할 예정입니다. 서방측은 이런 계획을 우려하고 있는데요.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 신문을 비롯한 해외 언론들은 우크라이나와 서방세계를 이어주는 ‘창문’을 러시아가 폐쇄시키려 한다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가스관을 이용해 우크라이나에 정치·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가스관으로 정치·경제적 압박을 한다는 건 무슨 뜻인가요?
기자) 유럽 각국으로 가는 가스관은 우크라이나의 주요 대외 수입원입니다. 가스 파이프가 자국 영토를 통과하도록 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챙기는 건데요. 이게 닫히면 상당한 경제적 타격이 예상됩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우크라이나를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려는 러시아 정부의 의도로 분석했는데요. 우크라이나 정부가 연간 20억 달러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체 예산 수입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진행자) 경제적으로 압박이 되는 건데, 정치적인 건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가스관 차단 계획이 정치적 배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서방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한 뒤 두 나라 정부가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는 ‘친 서방’ 노선을 걸으며 러시아에 맞서는 중입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러시아 정부의 계획이 ‘정치적 보복’이라며 항의했는데요. 러시아 측은 이런 주장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러시아 정부가 내놓은 가스관 차단 이유는 뭔가요?
기자) 훨씬 싸고 튼튼한 대체 가스관이 오는 2019년 완공되는 데 따른 조치라는 게 러시아 측 설명입니다. 우크라이나를 거치지 않고, 러시아 북부에서 발트해 바다 밑으로 독일까지 직접 연결되는 ‘노드 스트림’이라는 가스관이 있는데요. 이 노선에 추가 파이프를 만들어 용량을 두 배로 늘어나게 하는 ‘노드 스트림 2’ 가스관이 완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는 우크라이나를 거치지 않고 유럽에 직접 가스를 전량 공급하겠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수수료 부담을 줄이겠다는 건데요. 게다가, 새 가스관들은 첨단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50~60년 전에 건설된 기존 가스관에 비해 운송비가 절반 정도라고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또한, 러시아에서 흑해를 통해 터키로 곧장 연결되는 ‘터키 스트림’ 가스관도 곧 완공된다고 러시아 당국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나요?
기자) 러시아 당국의 계획을 막을 마땅한 방도가 없어서 고심하는 것으로 외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수수료를 못 받는 것 뿐 아니라, 그 동안 유럽국가들 양해 아래 가스관에서 조금씩 가스를 빼내 쓰던 일도 멈출 수밖에 없는데요. 그러면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요금도 크게 오르는 게 불가피해서 국가경제 부담이 더욱 가중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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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혼인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이혼율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최근 몇 년 새 이혼을 하는 중국인들은 점점 느는 반면, 결혼하는 중국인의 수는 갈수록 줄어들어 중국 정부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중국 민정부(Ministry of Civil Affair)가 최근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조이혼율(crude divorce rate)'은 지난 2006년 1.46%에서 지난해 3%로, 10년 새 2배로 껑충 뛰었습니다.
진행자) 조이혼율이라는 게 뭔가요?
기자) 인구 1천 명 당 이혼 건수를 말하는 겁니다. 이를 실제 수치로 적용하면 지난해 중국에서 이혼한 부부는 420만 쌍이나 됩니다. 이런 추세는 지금도 계속돼서 올 상반기, 지난 6개월 동안 이혼한 부부는 190만 쌍에 달하는데요.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0.3%나 오른 것이라고 중국 당국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혼인율은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죠.
기자) 네, 인구 1천 명 당 결혼 건수를 뜻하는 '조결혼율(crude marriage rate)'이 지난해는 8.3%로, 10년 전보다는 높은데요. 하지만 지난 2013년 9.92%로 정점을 찍은 이래, 지난해 8.3%까지,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게 중국 당국의 설명입니다. 지난해 결혼한 부부는 1140만 쌍으로, 2015년보다 6.7% 줄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이혼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결혼율은 떨어지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많은 전문가들이 중국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고, 경제적 의존도가 줄고 있는 것을 주요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홍콩의 사회학자 샌디 토 신치 씨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여성들이 불행한 결혼생활에 대한 관용이 점점 적어지면서 이혼율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이혼율이 증가하면서 중국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가정은 건강한 사회의 기초라는 인식 때문인데요. 실제로 지난해 1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서, 평화롭고 행복한 가정을 가져야 안정되고 조화로운 사회를 이룩할 수 있다며 전통적인 가족의 가치를 역설하기도 했습니다. 또, 혼인율 감소와 이혼율 증가는 노동인구의 감소로 이어져 경제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현재 중국 정부는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까?
기자) 예를 들어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각 지방법원들이 가정문제를 다룰 때 과감한 혁신 조치를 취할 것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현재 상하이와 쓰촨성, 허난성의 여러 지방 법원들이 이혼을 원하는 부부에게 3개월에서 6개월의 냉각기를 갖게 하는 제도를 도입했고요. 광둥성의 한 지방법원은 이혼신청을 하는 부부들은 반드시 이혼 중재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 공산당 청년조직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은 젊은이들에게 결혼과 가정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갖게 해주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를 위한 활동을 강화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