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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위백서 '다케시마' 영토 명시...중-일 '남중국해' 설전


고노 다로(왼쪽) 일본 외무상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7일 필리핀 마닐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일정중 진행된 '아세안+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알란 카예타노 필리핀 외무장관의 기조연설을 듣고있다.
고노 다로(왼쪽) 일본 외무상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7일 필리핀 마닐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일정중 진행된 '아세안+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알란 카예타노 필리핀 외무장관의 기조연설을 듣고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일본 정부가 ‘다케시마(독도)’ 영유권을 공식 명기한 새 방위백서를 오늘(8일) 발표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강하게 항의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필리핀에 간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둘러싸고 일본, 베트남 측과 각각 갈등을 빚었습니다. 이어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러시아 당국의 지난해 대선 개입 책임을 강하게 추궁한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가 오늘(8일) 새 방위백서를 발표했군요?

기자) 네. 일본 정부가 오늘(8일) 최고의사결정기관인 각료회의를 통해 ‘2017년판 방위백서’를 의결 후 공표했습니다. 정부 공식문서인 방위백서에서 ‘다케시마’, 한국에서 ‘독도’라고 부르는 섬을 자국 영토에 포함시켰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즉각 반발했습니다.

2017년판 '일본의 방위'에 첨부된 경계감시영역도. 가운데 자국 영토로 표시한 '다케시마(竹島)'가 보인다.
2017년판 '일본의 방위'에 첨부된 경계감시영역도. 가운데 자국 영토로 표시한 '다케시마(竹島)'가 보인다.

진행자) 먼저, ‘방위백서’가 뭔지 짚어보고 넘어가죠.

기자) ‘방위백서’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나라를 지키는 방위 정책에 관한 정부 입장과 현황, 전망 등을 총망라한 책입니다. 책 표지가 흰색이어서 ‘백서’라고 하고요. 나라마다 부르는 이름은 조금씩 달라서, 미국에서는 ‘푸른 책’이라는 뜻의 ‘블루북’이고요, 한국에선 ‘국방백서’입니다. 미국 정부는 이걸 보통 4년마다 한번 내기 때문에 ‘4개년 국방정책 보고서(QDR)’라고 하고요, 한국 국방백서는 통상 한해 걸러 한번씩 나옵니다.

진행자) 일본은 방위백서를 매년 발간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매년 ‘일본의 방위’라는 공식 명칭으로 백서를 내는데요. 내용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먼저, 안보상 위협이 발생할 경우 지켜야 할 일본의 영토가 어디까지인지 규정하고요, 두 번째로, 일본을 둘러싼 안보 위협 요소들의 현재 상황을 자세히 적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위협들에 어떻게 대처해 영토를 지켜낼 건지, 계획과 실천 방안을 담습니다.

진행자) 세 부분으로 구성된 일본 방위백서, 영토를 규정한 부분에서 논란이 일어난 거죠?

기자) 네. 오늘(8일) 일본 각의에서 승인된 2017년판 방위백서는 “우리나라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와 다케시마의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인 채로 존재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첨부된 지도에서도 ‘북방영토(쿠릴 4개섬)’와 ‘다케시마(독도)’를 일본 영토로 그리고, 주변 해역과 상공을 일본 영해와 영공으로 표시했는데요. ‘영토문제가 미해결’이라고 설명한 것은, ‘북방영토’는 러시아가, ‘다케시마’는 한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지만, 각각 일본이 언젠가 되찾아야 할 땅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가 즉각 반발했다고요?

8일 한국 외교부에 초치된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서울 청사에 들어가고 있다.
8일 한국 외교부에 초치된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서울 청사에 들어가고 있다.

기자) 네. 한국 정부는 오늘(8일)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것을 강력히 항의하고 즉각적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이어 외교부는 서울주재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국방부는 국방무관을 각각 초치해 직접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 고유의 영토”라며, “독도 영유권을 훼손하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일본과 한국 사이의 이런 갈등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죠?

기자) 네. 일본 정부가 방위백서에 ‘다케시마(독도)’ 영유권을 적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때부터 매년 반복하고 있는데요. 일본이 백서를 발표할 때 마다 한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는 일이 13년째 해마다 이어지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실효 지배중인 ‘북방영토(쿠릴 4개섬)’에 대한 영토 주장을 명시하기 시작한 건 근래 일인데요. 러시아 측의 반응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새 일본 방위백서 영토 규정 살펴봤고요, 다음은 일본을 둘러싼 안보위협, 어떻게 적었습니까?

기자) 올해 일본 방위백서에는 지난해에 이어 북한과 중국의 위협을 비중있게 다뤘습니다. 북한의 안보위협에 대해 적은 내용이 지난해 18쪽에서 21쪽으로, 중국에 대해선 30쪽에서 올해 34쪽으로 각각 늘었는데요. 먼저, 북한 부분을 보면요, 북한의 핵무기·탄도미사일의 개발과 운용능력 향상이 “새로운 단계의 위협이 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지난해 백서에선 “중대하고도 절박한 위협”이라고 평가했는데요, 올해는 경계심을 더욱 높인 겁니다. 또 북한이 화학무기와 생물무기 생산과 운용에 대해서도 일정한 기반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위협에 대해서는 34쪽이나 할애했다고요?

기자) 네. 21쪽으로 정리한 북한의 위협보다 분량이 훨씬 많은데요. 중국의 적극적인 해양진출과 군사비 지출 확대에 일본 정부가 위기감을 표시했습니다. 백서에서 “중국이 투명성이 결여된 채로 지역 군사균형을 급속히 변화시키는 가운데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독자적인 주장에 바탕을 두고 현상변경을 시도하고 있다”고 적었는데요. 또한 “중국의 국방비 규모는 1989년부터 매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2007년도부터 10년간 약 3배로 증가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이런 안보 위협에 어떻게 대처할지, 일본의 계획은 뭐라고 썼습니까?

기자) 군비 증강으로 맞대응하고,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두 갈래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백서에 따르면 일본의 올해 방위비는 지난해보다 0.8%p 증가한 4조8천996억엔(미화 약 444억달러)인데요. 2013년 이후 5년 연속 늘었습니다. 오키나와 등지 주일미군 기지 이전에 들어가는 재편성 분담금 등을 포함할 경우, 올해 일본의 전체 방위비는 5조1천251억엔(약 465억달러)으로 늘어납니다.

진행자) 주일미군 재편성 비용 말고, 늘어난 돈은 어디에 쓰는 건가요?

기자) 백서에 올해 방위력정비 주요 사업을 적었는데요. 미 해병대를 본 따 만든, 자위대 산하 ‘수륙기동단’을 창설하고요. 탐지능력을 강화한 신형잠수함을 건조할 계획입니다. 또한, 새로 사들일 무기와 장비들도 열거했는데요. 최고고도 1천㎞ 이상에서 요격이 가능한 신형 요격미사일 ‘SM3 블록2A’와 차세대 스텔스전투기인 ‘F-35A’ 6대, 신형 공중급유기 ‘KC-45A’ 등이 눈여겨 볼만 합니다.

진행자)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일본 안보의 핵심 요소로 꼽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서의 주제를 담은 머리말에서,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신임 방위상은 일본 스스로의 방위 노력과 일·미 동맹 강화, 다자간 안보협력, 이렇게 세가지를 “주권과 독립을 유지하고 평화를 지키는 데 필요한 기둥”으로 꼽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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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고노 다로 일본 신임 외무상과 회담했다고요?

기자) 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진행된 필리핀 마닐라에서 어제(7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개별회담을 진행했다고 오늘 중국 외교부가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 “중·일관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한 뒤 “근본 원인은 일본이 진정으로 중국을 협력동반자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직설적으로 일본 측을 비판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6일 필리핀 마닐라 아세안( ASEAN) 외무장관회의 현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6일 필리핀 마닐라 아세안( ASEAN) 외무장관회의 현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진행자) 왕 부장이 일본을 비판한 이유는 뭐죠?

기자) 고노 일본 외상이 전날(6일) ARF 현장에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줄리 비숍 호주 외무장관과 함께 중국을 겨냥해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조성하고 군사화하는 것을 중단하라는 공동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한 반발입니다. 고노 외상은 다음날 ARF 회의 본 일정에서도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거점화에 대해 "힘을 배경으로 하는 현상변경 시도 등 모든 일방적 행동을 강하게 반대한다"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남중국해 문제에 관여하지 말라는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왕 부장은 "일본이 미국으로부터 (중국을 비판하는) 임무를 받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고노 일본 외상에 대해 "솔직히 실망했다"고 말했는데요. 고노 외상의 아버지인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을 가리켜, "정직한 정치인으로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담화(고노 담화)를 통해 성의를 표시했었다"며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을 상대로 “다른 국가의 뒤에서 말썽을 피우거나 시빗거리를 조성하지 말라”며, 외교가에서 잘 쓰지 않는 단어들을 사용하며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고노 다로(왼쪽) 일본 외무상과 아버지인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 (자료사진)
고노 다로(왼쪽) 일본 외무상과 아버지인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 (자료사진)

진행자) 고노 일본 외상은 뭐라고 답했나요?

기자) 고노 외상은 ‘일본은 중국을 중시하며, 양국이 함께하면 아시아 발전은 물론 세계 평화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응한 것으로 중국 외교부가 소개했습니다. 일본 측은 이날 벌어진 일에 대해 따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ARF 현장에서 일본을 비판한 것 말고도, 남중국해 현안을 놓고 또 다른 갈등이 있었다고요?

기자) 네. 어제(7일)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매체들이 전한데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베트남의 팜 빈 민 부총리 겸 외무장관과의 회담을 예정시간 직전에 취소했습니다. 전날(6일) 아세안 외무장관 회의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을 비판하고, 비군사화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이 과정에 베트남 측이 강력한 의사가 반영된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 측은 ‘중국-아세안 외무장관 회의’ 일정에서 이미 베트남 외무장관을 만났기 때문에, 개별회담이 필요 없었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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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앞서 전해드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현장에서 러시아 외무장관과 별도 회담을 했다고요?

기자) 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난 일요일(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개막전야 만찬 일정에 맞춰 개별회담을 진행했습니다. 회담에서 두 장관은 지난해 러시아 당국이 미국 대통령 선거에 ‘해킹(불법전산망 침입)’ 등으로 개입한 문제와 함께,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 등 국제현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았습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7일 필리핀 마닐라주재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7일 필리핀 마닐라주재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진행자) 어떤 의견을 주고 받았는지 소개해주시죠.

기자)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다음날인 어제(7일) 마닐라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러시아의 지난해 미국 대선 개입이 양국 정부 사이에 심각한 불신을 일으켰다고 라브로프 장관을 강하게 추궁한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이 얼마나 심각한지, 양국 관계에 얼마나 중대한 손해를 입혔는지 라브로프 장관이 이해하도록 도왔다"고 밝혔고요, 미국 정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양측을 갈라놓는 이런, 보기 드문 불신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두 나라가 협력하기 바란다”고 기자들에게 강조했는데요.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회담에서, 대화를 통해 양국 관계를 복원하길 바란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양국 관계가 근래 가장 불편한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말, 당시 바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러시아 당국의 대선 개입 사실이 관계당국 수사로 드러난 뒤, 워싱턴 주재 외교인력 35명을 추방하고 관련 시설을 폐쇄했는데요. 지난주 미국 정부가 대 러시아 추가제재법을 공표하면서, 러시아 측이 보복 조치를 내놨습니다. 러시아 외교부는 지난 1일부로 자국내 미국 정부 소유 시설 일부를 폐쇄·압류했고요, 다음달 1일까지 미국 외교인력 755명이 현지를 떠나야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측의 조치에 대해서 미국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 측의 미 외교인력 추방에 어떻게 대응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어제(7일) 회견에서 밝혔는데요. 다음달 1일까지 답을 내놓겠다고 전날(6일)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통보한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러시아 외무장관 회담에서 북한 문제도 논의했다고 하셨죠?

기자) 네. 일요일(6일) 회담에서 미국과 러시아 외교 책임자들은 양국간 직접 현안뿐 아니라, 북한 핵· 미사일 개발과 시리아 내전, 우크라이나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았습니다. 구체적인 논의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습니다만, 양국간 의견차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외신들은 전했는데요.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포함해 (각종 현안에서) 러시아와 입장이 많이 다르지만, 한 가지 문제에 의견 차이가 있다고 모든 대화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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