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회원국들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씨 살해 사건에 화학무기가 사용된 사실에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유엔 안보리가 28일 개최한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에 관한 토론회에선 북한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습니다.
유엔주재 미국대표부의 에이미 택코 정무담당 참사관은 공개 발언에서, 지난 2월 말레이시아에서 살해된 김정남 씨 사건을 언급했습니다.
[녹취: 택코 참사관] “Even more shocking is the confirmed use of the deadly nerve agent VX…”
택코 참사관은 치명적인 신경작용제 ‘VX’가 말레이시아에서 사용된 점이 매우 충격적이라며, 이런 추세가 이어지는 건 불안하고 걱정스런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택코 참사관은 안보리 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위원회가 이런 화학무기 사용과 확산을 막고, ‘VX’와 같은 물질에 대한 효과적인 통제를 위해 각국의 책임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영국의 피터 윌슨 유엔주재 차석대사도 김정남 씨의 실명을 언급하며 금지 물질인 ‘VX’가 국제사회에서 사용된 데 대해데 우려했습니다.
[녹취: 영국 대표] “In particular, we are horrified…”
영국은 화학무기 사용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 초 김정남 씨가 ‘VX’에 의해 사망한 데 충격을 금치 못했다는 겁니다.
프랑스의 프랑수와 들라트 유엔대사도 “아시아에선 북한의 가속화되고 있는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말레이시아에서의 화학무기 공격이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도 북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녹취: 벳쇼 대사] “Threats from North Korea’s nuclear and…”
벳쇼 코로 일본대사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이런 활동은 노골적인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국제사회 확산 방지 노력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일부 나라들은 북한의 불법 활동이 테러그룹과 같은 비정부 조직에 확산되는 것을 우려했습니다.
이날 관계국 자격으로 참석한 조태열 한국대사는 핵과 화학물질이 비정부 조직에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에서 북한은 ‘약한 연결고리’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로만 오야르준 스페인대사도 비정부 조직들이 북한을 통해 각종 대량살상무기를 얻을 수 있다는 데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에 발언자로 나선 북한대표부 김인룡 차석대사는 이런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녹취: 김인룡 차석대사] “…the reckless remarks made by hostile forces including United States, Japan, United Kingdom, France, Spain and South Korea…”
북한을 비난한 나라들이 유엔 안보리의 공개토론장을 북한의 자위적 방어 조치와 존재하지도 않는 화학무기를 성토하는 자리로 이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 차석대사는 “누가 뭐라고 하든, 또 어떤 제재가 가해지든, 우리는 핵 군사력 강화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는 나라의 주권과 존립의 정당성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