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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보수당 과반 실패...시진핑-푸틴 '북핵 공동 대응'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9일 자신의 지역구인 메이든헤드에서 총선 개표 결과를 기다리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9일 자신의 지역구인 메이든헤드에서 총선 개표 결과를 기다리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어제(8일) 실시된 영국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의 과반 의석이 무너졌습니다. 야당인 노동당이 크게 약진하면서, 앞으로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을 비롯한 영국의 주요 대외 현안 진행 방향이 달라질 전망인데요. 선거 결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카자흐스탄에서 만나 북핵과 ‘사드’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현안에 협력을 논의했고요. 이어서, 중국에서 ‘안면인식’ 기술이 크게 발전하고 있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영국 총선에서 집권당이 의석을 많이 잃었다고요?

기자) 네. 어제(8일) 영국 전역에서 실시된 하원의원 총선거에서 집권 보수당 의석이 크게 줄어, 과반이 붕괴됐습니다. 이 시각 현재 전체 650개 선거구 중 649곳에서 개표가 완료됐는데요. 보수당은 최종 319석을 얻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기존 331석에서 12곳을 잃은 건데요. 과반인 326석에 7석이 모자랍니다. 반면 제1야당 노동당은 261석으로, 기존보다 29석이나 의석을 늘렸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영국의 정부 구성이 달라지는 건가요?

기자) 일단 테레사 메이 총리가 계속 국정을 운영할 전망입니다. 영국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모시는 입헌군주제 국가로, 의원내각제 정치 체제를 운영하기 때문에 총선에서 의석을 더 많이 배출한 정파에서 총리가 나오고 집권당이 됩니다. 이번 총선에서 보수당이 과반 정당 지위를 잃기는 했지만, 보수당에 우호적인 10석의 소수정파 ‘민주통합당(DUP)’의 지지를 획득한 것으로 현지신문 ‘가디언’이 전했는데요. 테레사 메이 총리는 오늘(9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보수당만이 정부를 구성할 권리가 있다며, DUP와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의석 수를 크게 늘린 노동당과 제레미 코빈 대표가 주목받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이번 총선결과 테레사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여전히 1당이지만, 의석을 크게 늘여 보수당의 과반을 붕괴시킨 노동당과 제레미 코빈 대표가 사실상 승리한 선거라고 주요 외신들은 공통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보수당이 영국의 국정과제들을 주도했지만, 이제는 특정 정당이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이른바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됐기 때문에 메이 총리와 코빈 노동당 대표의 ‘협치’를 통해 여러 가지 현안처리 방향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영국의 대외 정책이 달라지는 게 불가피해졌는데요. 먼저, 유럽연합(EU)과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기자) 영국 보수당의 완패는 유럽연합(EU)이 결속을 다지는 기회가 될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영국이 지난해 국민투표를 통해 EU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하면서 전세계적인 충격을 주지 않았습니까? 올해 영국과 EU측의 탈퇴협상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구체적인 방법론을 놓고도 영국과 EU 사이에 의견 차가 컸습니다. 영국 정치권 내부에서도 갈등은 마찬가지여서요. 테레사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완전히 떠나는 ‘하드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표방한 반면, 노동당은 단일시장· 관세동맹의 혜택을 유지하는, 보다 부드러운 접근법을 내걸었습니다. 일단 ‘하드 브렉시트’의 염려가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탈퇴 결정 이후 껄끄러웠던 영국과 EU의 관계는 보다 부드럽게 풀려나갈 것이라는 전망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노동당이 내건 ‘소프트 브렉시트’가 힘을 얻게 된건데요. 단일 시장 접근권도 필요없고, EU가 요구하는 분담금도 내지않아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겠다는 보수당의 계획과는 달리, 노동당은 일정한 분담금을 내면서 시장 접근권을 유지해야한다는 입장인데요. EU국가 주민들의 영국내 거주권과 취업·노동권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계획이 현실화되면, 영국이 EU에서 최종 탈퇴하더라도 느슨한 연결 고리는 유지되는 건데요. 영국의 대외무역에 예상되는 악영향도 줄고, 영국의 탈퇴 이후 다른 국가들의 추가 EU 이탈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EU가 다시 단결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영국 총선 결과가 며칠 뒤 프랑스 총선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네. 이처럼 EU의 안정을 돕는 쪽으로 나온 영국 총선 결과는, 대표적인 EU 강화론자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오는 일요일(11일) 총선 1차투표가 실시되는데요. 마크롱 대통령 소속 정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은 현재 의석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주요 외신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인기와 함께 영국 총선 결과의 영향으로, 오는 총선에서 ‘앙마르슈’가 최대 415석을 얻어 과반을 훨씬 웃도는 대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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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만났군요?

기자) 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어제(8일)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회담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이번 정상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는데요. 두 정상은 북핵 문제와 주한미군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등 한반도 현안과 아프가니스탄 정세 대응에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습니다. 시 주석은 비공개 회담에 앞서 러시아 타스 통신과의 회견에서, 최근 “중-러 협력관계가 매우 높은 수준에 있으며 전략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협력은 어떻게 진행중인가요?

기자) 중국과 러시아 두 나라는 주요 한반도 현안에서 일치된 입장을 지켜가고 있습니다. 먼저,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반대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군사적 방법으로 북핵 문제를 풀지 말아야한다는 데 두나라는 의견이 일치합니다. 지난 달 왕이 중국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모스크바 회담에서 이 같은 합의를 확인했는데요. 주한미군에 최근 배치된 ‘사드’에 대해서도 두 나라는 함께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러시아 정상이 카자흐스탄에서 만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오늘(9일)까지 이틀동안 진행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 차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를 방문했습니다. 다음달 3일부터 4일까지 예정된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긴급 의제 조율 등을 위해, 정상회의 일정 가운데 별도 회담을 한 것이라고 러시아 타스 통신은 설명했는데요.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상하이협력기구’의 국제적 영향력을 키우는데도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상하이협력기구’는 어떤 모임인가요?

기자) ‘상하이협력기구(SCO)’는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6개국이 1996년 결성한 중앙아시아 국가 중심의 지역안보 협의체인데요,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사실상 중국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이번에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했고요. 이란, 몽골, 벨라루스, 아프가니스탄은 참관국으로 참가하고 있습니다. 또 터키와 스리랑카,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캄보디아, 네팔 등 6개국도 비정기적으로 대화에 참여하면서 SCO의 지역적 범위가 중앙아시아 외에 동남아시아와 동유럽까지 넓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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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에서 최근 안면인식 기술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전역에서 수요일(7일)과 목요일(8일) 이틀 동안 '가오카오'라고 부르는 대학입학 시험이 실시됐는데요. 치열한 경쟁에 따른 학생들의 부정행위가 점점 다양해지자 중국 교육 당국이 올해는 안면인식 기술 등을 동원해 부정행위 방지에 나섰습니다. 대리시험을 막기 위해 시험장에 안면인식 기계를 비치하고 본인인지 확인하고 시험을 치르게 한 건데요. 이런 안면인식 기술이 지금 중국에서는 상당히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진행자) 안면인식 기술이 중국인들의 일상에서 어떻게 이용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볼까요.

기자) 네, 예를 들어 중국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온라인 결제 자회사 '앤트파이낸셜(Ant Financial)'은 회원들에게 자신의 얼굴을 촬영한 '셀피'로 '전자지갑'에 접속해 결제할 수 있게 했는데요. 그런데 이 앤트파이낸셜의 회원이 자그마치 4억5천만 명에 달합니다. '베이징사범대학'도 최근 학교 정문과 여학생 기숙사에 안면인식 기계를 비치했고요. 또 은행이나 공공기관 등에도 안면인식 기계를 도입하는 추세입니다. 심지어 베이징의 유명한 한 사찰 공원에도 안면인식 기계가 등장했는데요. 상습적으로 화장실 휴지를 훔쳐가는 도둑들을 막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혹시라도 기계가 못 알아보는 경우는 없을까요?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사실 긴 머리와 짧은 머리, 화장한 모습과 하지 않은 모습, 체중이 늘거나 줄었을 때 등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모습이 달라 보일 수도 있을 텐데요. 하지만 육안과는 달리, 안면인식기계는 '3-D 페이스 모델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다 인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최근 중국에서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안면인식 프로그램은 'Face ++'로, 한 신생기업이 만든 소프트웨어입니다. 하지만 안면인식 기계때문에 불편을 겪는 경우도 있는데요. 기계가 한 번에 1명만 인식하기 때문에 기숙사에 들어가려면 길게 줄을 서야 한다는 불만의 글들이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 SNS에 올라오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에서 특히 안면인식 기술이 활성화되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물론 이런 기술을 개발하거나 도입하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 유일한 건 아닙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기술 수준은 비슷하거나 이미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미국이나 대부분의 서방 국가들은 개인의 정보나 인권 침해에 대해 매우 민감하고 강력하게 법으로 보호하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엄청난 인구수에 상대적으로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가 낮은 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현재 중국 기업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법 중에서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기술이라며 안면인식 기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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