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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종석 전 한국 통일장관] “문재인 정부, 북 핵 해결 위해 대화재개 노력할 것...미국과도 긴밀히 조율”


이종석 전 한국 통일부 장관이 12일 세종연구소에서 VOA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종석 전 한국 통일부 장관이 12일 세종연구소에서 VOA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에 방점을 찍으면서 미국과도 긴밀히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전망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접근 폭이 전임 오바마 행정부 때 보다 훨씬 넓기 때문에 진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과 상임의장, 통일부 장관을 지냈고 지금도 대북정책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으로 현재 베이징대 방문교수로 활동 중인 이 전 장관을 김영권 기자가 서울에서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한국에 문재인 정부가 새롭게 출범했습니다. 앞으로 남북관계, 대미관계, 핵 문제 어떻게 풀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이종석 전 장관) “대화를 통해서 일정하게 상황 악화를 막고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서 나아가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는 한편 현재 국면에서는 상황 악화를 막고 새로운 상황 진전을 위해서는 대화 쪽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이렇게 나름대로 정책을 가져가지 않을까, 이런 판단을 해 봅니다.”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과거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하셨고 대북정책에 관해서도 자유롭게 견해를 나눠오신 것으로 압니다. 문 대통령의 대북관, 대북정책 방향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종석 전 장관) “일단 문재인 대통령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추진했던 포용정책을 발전적으로 계승할 것이라 봅니다. 다만 지난 9년 간 변화가 있지 않았습니까? 두 정권이 교체되면서요. 그 사이 한반도의 북 핵 상황이 악화됐고. 남북 간에 엄청난 충돌 속에 국민들이 불안하게 살고 있고. 그 다음에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보다 엄격하게 대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이 형성돼 있고. 또 유엔 인권결의안에 여러 차례 찬성을 했으니까 그런 변화된 상황에 맞게. 또 북한은 과거 경제가 대단히 어려워서 인도적 지원이 크게 필요했던 시절이 있었고. 뭐 지금도 인도적 지원이 필요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북한경제는 그 때 보다 꽤 많이 성장한 게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남이나 북이나 경제적으로 유기적으로 협력해서 공동 이익을 낼 수 있는 것. 또 한편으로는 그 것이 경제를 통해 자기들이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 것이 북 핵 문제를 푸는 데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고. 그래서 이런 변화된 상황들을 반영해서 보다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정책을 펼치지 않을까? 그런 상황에서 대화를 재개하려 노력하겠지만 이런 생각들도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문 대통령이) 잘 아는 분이기 때문에 미국과 조율을 하면서 얘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자) 지금 트럼프 행정부는 최대한의 대북 압박정책, 문재인 정부는 앞서 말씀하셨듯이 대화로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키려는 대화 중심의 철학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충되는 면이 크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이종석 전 장관) “상충돼 보이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철학의 문제가 아니라 과연 어떤 방법이 유효한가에 대한 방법론의 문제라 생각합니다. 압박과 제재를 나름대로 구사하고 고려하는 것도 진행해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진정 제대로 된 대화를 해 봤는지. 지금 사실 김정은을 만나 본 지도자도 없지 않습니까? 김정은이 핵을 갖고 무엇을 할 것이다. 어떻게 할 것이다, 다 우리가 예단하는 거죠. 그 다음에 김정은을 우리가 비합리적 인물로 전제하고 있지만 한 번도 직접 만나 설득해 본 적도 없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김정은은 굉장히 비합리적이고 망나니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럼 그런 비합리적이고 망나니인 사람을 그렇게 존재 자체를 무시하고 해두면 그가 더욱 핵무기에 의존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일단 대화를 통해 우리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고 상대방 얘기를 듣고 하면 이 것만해도 핵 문제 해결에 굉장히 큰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자)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 핵 문제가 위기이기도 하지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하셨는데,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이종석 전 장관)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 보다 아주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적 인내가 실패했다고 보기 때문에, 또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가로서 미래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돌파구를 마련한 적이 있었을 것이라 봅니다. 이 문제를 경우에 따라서는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를 통해서 풀 수 있다는 가능성도 비추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강경과 온건 사이에 폭이 상당히 넓다. 따라서 강경할 때는 과거보다 훨씬 강경할 수 있지만 결국은 대화의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서로 간에 일정한 조건만 맞으면 이 문제를 협상을 통해 풀 수 있는 여건, 룸이 과거 오바마 대통령 때보다 훨씬 더 기회로 주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기자) 미-한 정상회담이 언제 열릴지도 관심사입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한국의 대통령 탄핵 사태로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하루빨리 두 정상이 만나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두 정상의 생각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너무 서두르면 엇박자가 나고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니까 충분히 조율한 뒤 만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이종석 전 장관) “한-미 정상회담이 빨리 열리는 것은 좋긴 한데요. 근데 양쪽이 서로 준비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미국 쪽은 아직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조차 없지 않습니까? 미국도 실무 차원에서 준비도 필요하고. 대통령의 의제 하나만 갖고 되는 게 아니니까. 의제들을 잘 정리해서 조율을 해야 하지 않습니까? 한국도 아직 내각도 구성되지 않은 상태이고. 그런 구성을 하면서 나름대로 준비하면서 적당한 시간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 한-미 간에 동맹이 이상한 게 아니야? 삐걱거리는 게 아니야? 이런 얘기가 나올만큼 늦어서는 안 되겠지만 너무 급히 무조건 만나는 것도 바람직한 게 아니다. 서로 준비를 해야 한다. 그 시간이 언제가 될런지 모르겠지만. 그런데 이 사이에 트럼프 행정부가 조심해야 할 게 있습니다. 한국 국민은 굉장히 자존심, 주체의식이 강한 국민이기 때문에 그런 자존심을 건드리면 안됩니다. 그런 면에서 정상회담 전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북 핵 문제나 여러 가지 대북정책 관련해서 새로운 정책을 펼치면 안된다. 한국 정부와 의논하고 해야 한다는 협의 자세, 이런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 게 지켜지지 않으면 한-미 관계가 대통령과 대통령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국민들의 잘못하면 굉장히 강한 거부정서를 유발시킬 수 있다는 것을 주의해야 할 겁니다.”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과 더불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성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이종석 전 장관)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했다고 해서 그 것이 당장 재개될 수 없겠죠.이 문제는 더우기 남북대화가 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 (재개는) 북 핵 문제의 일정한 진전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최소한 남북대화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6자회담이 재개되거나 진전으로 방향을 틀면서 함께 풀려나갈 문제라고 봅니다. 하지만 북 핵 문제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데 남북관계만 움직이는 것도 현재로서 쉽지 않은 것이고. 한-미 관계가 있기 때문에 그 건 좀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북 핵문제를 일정하게 진전시키면서 그 과정에서 풀어가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새로 출범한 한국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과 미-한 관계 전망에 대해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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