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늘(6일) 플로리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납니다. 미국 새 정부 출범 후 첫 미-중 정상회담인데요. 북한과 통상 문제가 주요 의제라고 두 나라 주요 언론은 물론, 외신들이 전망하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이 다뤄질지 짚어보겠습니다. 며칠전 발생한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사드 정권에 대한 나의 태도가 바뀌었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고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남중국해에 군사력 강화를 명령한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늘(6일) 처음 만나는군요?
기자) 네. 핀란드 2박3일 방문일정을 마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목요일(6일) 오후 미국에 도착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휴양시설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내일까지 이틀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첫 정상회담이 진행되는데요. 오늘 저녁 부부동반으로 열릴 공식 만찬과 내일(7일) 업무 오찬을 포함한 장시간 일정이 이어집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 동안 안보와 통상 등 다양한 부문에서 중국을 강하게 비판해왔기 때문에, 이번 만남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지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새 정부 출범 후 첫 미-중 정상회담에서 어떤 의제가 다뤄질까요?
기자) 북한 핵 문제와 통상 현안이 두 가지 큰 의제가 될 것으로 세계 언론이 공통적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미중 정상)회담의 목적은 북한 문제와, 최근의 사드 포대 한국 배치를 둘러싼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그 밖에 여러 현안들을 논의하게 된다고 지난달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북한 핵문제부터 짚어보죠.
기자)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일요일(2일)자 영국 신문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끝내 나서지 않으면 미국이 독자적인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미국이 대북 ‘군사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는 메시지라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이 설명했습니다. 특히 어제(5일) 북한이 탄도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에게 북한이라는 큰 문제가 있다”며 이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 북핵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 ‘사드’ 배치도 현안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방어적인 조치로,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시 주석에게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사드’의 관측범위가 북한을 넘어서 중국까지 미치기 때문에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며 반발해왔는데요, 이번에 시 주석이 어떤 입장을 내놓느냐에 따라 향후 사드를 둘러싼 마찰이 계속될지, 줄어들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은 최근 한국을 상대로 '사드' 배치에 항의하는 경제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방어적 조치로서의 ‘사드’ 배치를 시 주석이 양해할까요?
기자) 예상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에 시 주석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불확실한데요.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핵·미사일 포기 압력 요구와, 방어체계로서의 ‘사드’에 관한 설명에 시 주석이 선뜻 동의하지는 않을 것으로 외신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두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접점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진행자) 북한 문제 살펴봤고요. 통상 문제가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또 다른 주요 현안이죠?
기자) 맞습니다. 무역· 통상 현안에서는 두 정상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고율 보복관세 부과 계획을 밝혀왔는데요. 중국어권 매체들은 시진핑 주석이 이번 회담에서 중국의 대미 투자를 확대하고, 미국 기업의 중국 진출과 미·중 무역 불균형 개선을 위해 협력하는 계획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이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 대미 투자 확대 방안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중국 상무부는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미국 주요 주정부들과 총액 25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협의를 진행중입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공보실도 어제(5일) 저희 VOA와의 통화에서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는데요. 샌프란시스코 인근 주요 정보통신기술(IT) 기업들이 몰려있는 실리콘밸리에 많은 돈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현지 기업들의 중국 진출 과정에서 여러 가지 규제들도 면제해준다는 계획입니다. 중국 측은 이 같은 대규모 투자와 기업활동 지원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는 미국내 일자리 창출에 적극 부응하는 한편, 양국간 무역·자본 수지 역조를 푸는데도 기여한다는 복안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호응해서, 통상 불이익을 피하겠다는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같은 투자사업의 반대급부로, 다음달 중순 발간될 미 재무부의 주요 무역상대국 환율정책 보고서에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는 것을 피하고, 그 동안 꾸준히 요구해온 ‘시장경제국가’ 지위도 얻어낼 수 있기를 중국 측은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남중국해 문제도 있죠?
기자) 네. 중국이 꾸준히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이웃나라들과 분쟁을 겪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도 미-중간의 주요 현안인데요.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중국해에 인공섬들을 만들어 군사시설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최근 공군기지와 레이더 장비를 포함한 첨단시설이 완공단계인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같은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요새화를 꾸준히 비판하면서, “남중국해에서 국제사회와 미국의 이익을 지키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합의가 나올 수 있을까요?
기자) 중국이 지난해 상설중재재판소(PCA)의 영유권 주장 무효 판결을 무시하고 계속 남중국해에 대한 권리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당장 성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렇다고 두 정상이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충돌하는 일도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하기 위해 남중국해 주요해역의 인공섬 주변에 해군 함정을 진출시키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꾸준하게 수행해왔는데요. 최근에는 관련 움직임이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나의 중국’ 원칙도 중국이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겠다고 밝힌 것을 재확인하는 일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예상됩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이란, 타이완이 독립국가가 아니라 체재만 다를 뿐, 중국의 일부라는 중국의 외교관계 대전제인데요. 홍콩과 티베트 등지의 독립 요구를 제압하는 근거로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미국이 이 원칙을 인정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외교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는 기반 위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좋은 방향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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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5일) 백악관에서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회동 후 기자회견을 통해 “시리아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대한 나의 태도가 바뀌었다”고 밝히고, 그 이유로, 시리아 측의 최근 행동이 “선을 많이 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선을 넘었다는 행동은 지난 화요일(4일)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주 칸셰이칸에서 화학무기가 살포돼 어린이 20명을 포함한 주민 7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는 사건을 가리킵니다.
진행자) 미국 새 정부는 최근 시리아 내전 종결 조건으로 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추구하지 않기로 했었는데요. 이번 사건이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아직 확실하지 않은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5일) 회견에서, 무고한 어린이들과 젖먹이들이 화학무기에 질식한 화면에 공포를 느꼈다며 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미국이 시리아 정책 우선순위를 더 이상 아사드 축출에 두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주목되는 부분인데요.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4일) ‘시리아 정권 축출론’에 대해, 이전에 기회가 있었지만 지금은 “지형이 근본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정치적 현실”을 고려하면 맞지 않는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시리아 정권에 어떤 방식으로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를 다루기 위해 어제(5일) 소집된 유엔 긴급회의에서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아사드 정권의 본색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맹비난하면서, “유엔이 못한다면 부득이하게 우리(미국)가 독자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독자행동’이란 뭘 뜻하나요?
기자) 헤일리 대사는 ‘독자 행동’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는데요.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시리아 정부 측의 군용 비행장을 폭격하는 등 군사적인 방안을 동원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오늘(6일)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보복으로 시리아에 군사행동을 고려중이라고 일부 의회 지도자들에게 밝힌 것으로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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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필리핀 대통령이 남중국해 군사력 강화를 지시했다고요?
기자) 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오늘(6일) 남중국해에서 자국령으로 주장하는 모든 섬과 암초에 군 병력 배치를 명령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서부 팔라완주의 군 부대 방문 연설에서 남중국해 분쟁 핵심 지역인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 필리핀명 칼라얀 군도)’ 일대에 구조물을 건설하고 이를 경비할 병력을 상시 배치하는 조치를 포함한 역내 방위력 강화 계획을 전군에 하달했습니다.
진행자)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오늘(6일) 연설 내용, 자세히 들여다보죠.
기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연설에서 "그동안 모두와 친하게 지내려 노력했지만, 이제는 우리의 사법 지배권을 지킬 때가 됐다”면서 “최소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곳에서 만이라도 지배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스프래틀리 제도’ 내의 수십개 섬과 암초 가운데, 필리핀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있는 10여곳에 벙커를 비롯한 구조물을 지으라고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반발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대륙 남쪽과 베트남 서쪽 해안, 그리고 필리핀, 타이완 등 섬나라들로 둘러싸인 바다인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해 중국이 꾸준하게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국제적인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필리핀이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기구인 상설중재재판소(PCA)에 제기한 소송에서, 지난해 7월 중국의 패소 판결이 나왔지만 중국은 오히려 남중국해 일대 군사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몇달 뒤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친중 노선’을 표방한 이후, 남중국해를 둘러싼 두 나라 사이의 갈등은 봉합되는 것으로 보였는데요.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번 조치에 대해서 중국 측의 강경한 대응이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