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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헨 전 국무부 고문 “미국, 북한 선제타격 가능성 열어둬야”


엘리엇 코헨 전 국무부 고문·현 존스홉킨스대 교수
엘리엇 코헨 전 국무부 고문·현 존스홉킨스대 교수

미국은 북한 핵 시설에 대한 선제타격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고문을 지낸 ​엘리엇 코헨 존스홉킨스대학 교수가 밝혔습니다. ​더 이상 기존 동맹국 방어 방식을 고집하거나 핵 타격을 마지막 수단으로 남겨두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코헨 교수는 미국의 대외 정책 가운데 자발적 동의를 이끌어내는 부드러운 힘인 ‘소프트 파워’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북한에 대한 군사력 사용도 불사하는 강경한 ‘하드 파워’ 전략을 제안했습니다.

2007년에서 2009년까지 국무부 고문을 지낸 코헨 교수는 최근 발간한 저서 ‘빅 스틱(큰 몽둥이)’에서 미국은 대량살상무기가 사용되거나 무책임한 세력의 수중에 들어가려 할 때 선제 대응의 필요성을 인정해, 위력이 낮고 정밀한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이 도쿄나 로스앤젤레스에 수소폭탄을 떨어뜨리는 상황을 예로 들면서, 미국은 핵무기 사용을 마지막 수단으로 간주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코헨 교수는 북한과 이란 위협 등에 맞서기 위해선 미국이 소규모 핵무기를 겨냥한 선제타격 역량을 갖춰야 하며, 동맹국 수도가 파괴될 수 있는 극한 상황에서는 핵무기를 사용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핵을 보유한 북한이 과거 소련이나 중국과 비슷한 행동 양상을 보일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되며, 북한 등의 위협을 받는 미국의 동맹국들에게도 옛 서독에 적용했던 것과 다른 방식의 안전 보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코헨 교수는 북한을 중국과 테러세력에 이어 미국에 가장 큰 지정학적 도전을 가하는 세 번째 국가 군에 포함시켰습니다.

우선 영토의 크기와 부, 야심을 갖고 있는 중국을 미국의 유일 초강대국 지위에 도전할 나라로 꼽고, 살상을 서슴지 않는 테러 세력을 가장 직면한 위협으로 간주했습니다.

이어 비우호적 국가인 북한과 러시아, 이란을 세 번째 전략적 도전으로 분류하면서 이들 나라는 서로 협력하면서도 축을 이루거나 연합 전선을 펴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면에선 중국보다도 북한, 러시아, 이란이 미국에 더 즉각적 위험을 주는 나라들이라며, 이들은 중국과 달리 이웃 나라들과 “낮은 수준의 전쟁”을 치르는 중이고 중국이 택하지 않을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특히 미국과 동맹국에 의해 “부당하게” 잃은 국제적 지위를 회복하겠다는 러시아, 이란과 달리 북한은 후원국이던 중국에 무시당한다고 느끼면서 국제적 지위를 유지하거나 높이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나라로 묘사했습니다.

또 미국이 수십 년간 기울여온 북한 비핵화 정책을 비판하면서, 빌 클린턴 행정부가 시도한 제네바합의나 조지 부시 행정부가 추진한 6자회담 모두 실패가 예정된 헛된 노력이었다고 일축했습니다.

코헨 교수는 북한이 그저 성가신 존재가 아니라 전략적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시리아에서의 원자로 건설과 이란과의 미사일 협력 등에서 봤듯 핵, 미사일 기술을 거리낌없이 수출하고, 수천 개의 미사일로 일본과 한국, 그리고 괌 등의 미군 기지를 겨냥할 수 있으며 이웃 나라들의 핵 보유 의지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겁니다.

이어 북한을 “미친 나라”로 간주하는 건 실수가 되겠지만 오판과 경솔한 행동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며, 북한이 어느 시점에 자포자기하거나 혹은 충만한 자신감으로 역내 미국 동맹국이나 미 본토에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기술을 공유하는 파키스탄, 시리아 등 “파트너”들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을 국제 정치학적 관점에서 “악당”이나 “불법 정권”으로 규정할 순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코헨 교수는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북한은 자국민을 잔혹하게 탄압하는 우스꽝스럽고 끔찍한 냉전의 유물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핵무기 프로그램이 없으면 비참하도록 가난한 실패 국가이자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무시 당하는 나라로 전락할 것이라는 사실을 북한 스스로도 이해하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핵무기를 갖게 된 북한은 달래고 뇌물을 집어줘야 하는 나라가 됐다며, 핵무기 카드를 휘두르면서 모든 이웃 나라와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게 북한 정권의 전략적 이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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