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전직 외교관이 고가의 수입차를 밀수하려다 방글라데시 세관 당국에 적발됐습니다. 이 외교관은 과거 담배와 한국산 전자제품을 밀수하다 적발돼 추방 통보를 받았던 인물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적발한 밀수 차량은 영국의 롤스로이스 사가 만든 ‘고스트’ 모델입니다.
차량 가격만 30~40만 달러에 이르며, 세금 등이 더해질 경우 수 백만 달러에도 판매될 수 있는 고가품입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세관조사정보국은 방글라데시에 주재했던 북한 외교관인 한선익 전 1등 서기관이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차량을 허위로 신고하는 방식으로 문제의 차량을 수입하려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세관조사정보국 모이눌 칸 국장은 “한 전 서기관이 (방글라데시) 국내 구매자와 롤스로이스 판매계약을 체결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면서 그가 외교관 면책특권을 이용해 관세를 회피하려 했다고 밝혔습니다.
통신은 세관조사정보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문제의 차량은 수입 가격의 800%에 이르는 관세를 내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세관조사정보국은 항만을 통해 방글라데시로 들어온 컨테이너 안에서 해당 차량을 발견했습니다.
한 전 서기관은 지난 8월에도 같은 방식으로 밀수 범죄를 저지르다 방글라데시로부터 추방 통보를 받은 바 있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당시 외국산 담배 8만여 갑과 한국 삼성전자의 전자제품 약 43만 달러어치를 말레이시아로부터 들여오면서 음식과 음료인양 허위 신고했습니다. 그러나 세관 측의 화물 조사 과정에서 적발돼 추방 통보를 받았습니다.
한 전 서기관이 어떻게 방글라데시에서 다시 적발됐는지 정확한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또 문제가 된 롤스로이스 차량의 최초 출발지와 구입 경로 등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 북한 외교관의 불법 밀수 행위가 적발된 사례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확인됐었습니다.
지난 2015년 3월 북한대사관의 손영남 1등 서기관은 미화 170만 달러에 이르는 금 27kg을 반입하다 공항에서 적발돼 추방됐고, 2012년에는 또 다른 외교관이 포도주를 밀수한 혐의로 1만2천700 달러의 벌금을 물었습니다.
또 2015년에는 북한이 운영하는 다카 내 한 식당이 허가 없이 포도주와 의약품을 팔다 정부로부터 폐쇄 조치를 받았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11월 채택된 대북 제재 결의 2321호에 북한 외교관이 영리를 목적으로 한 직업적 혹은 상업적 활동을 해선 안 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습니다. 이번 사례처럼 북한 외교관이 외교적 지위를 이용해 외화벌이에 나선다는 지적이 잇따른 데 따른 결정이었습니다.
한편 ‘VOA’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유엔주재 방글라데시대표부에 이메일을 보냈지만, 9일 오후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