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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무역전쟁 원하나"…조류독감 인체감염 확인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베이징 외교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자료사진)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베이징 외교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다음달 출범하는 미국의 새 정부가 백악관에 대통령 직속 국가무역위원회(NTC)을 설치하기로 하고, ‘반 중국파’로 알려진 피터 나바로 캘리포니아대학교 교수를 위원장으로 내정했는데요. 오늘(22일) 중국 정부가 이를 경계하는 논평을 내놨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들여다보겠습니다. 닭이나 오리, 혹은 야생 조류에서 바이러스를 통해 퍼지는 전염병인 ‘조류독감’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은 물론이고 유럽에서도 크게 번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사람이 감염된 사례도 속속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본 정부가 독도영유권 주장 등을 강화하는 사업에 440만 달러를 투입한다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새 정부의 무역위원장 인사를 놓고, 중국이 즉시 논평을 내놨다고요?

기자) 네. 다음달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무역· 통상 정책을 직접 챙기는 ‘국가무역위원회(NTC)’를 백악관에 설치하기로 하고, 위원장으로 피터 나바로 어바인 캘리포니아대학교(UC어바인) 교수를 어제(21일) 내정했는데요. 오늘 중국 정부가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를 경계하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중국이 미국 정부의 인사조치에 대해서 신속하게 입장을 내놓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어떤 입장을 내놓은 겁니까?

기자)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나바로 교수의 미 국가무역위원장 내정과 관련, 오늘(22일) “협력만이 (미·중) 양측이 취할 옳은 선택이며, 우리는 두 나라가 함께 노력해 경제와 무역을 포함한 관계 전반의 안정과 발전을 바란다”면서 “중국과 미국은 신형대국관계에 대한 공동 이익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신형대국관계’란 지난 2013년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이후 중국이 줄곧 강조해온 대미관계 원칙인데요. 미국과 중국이 세계를 이끄는 양대 강국이라는 뜻으로, 동등한 책임을 두 나라가 공유하면서, 세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미국의 새로운 국가무역위원장을 맡은 나바로 교수가 어떤 인물이기에, 중국 정부가 이례적인 논평을 하게 된 거죠?

기자) 피터 나바로 교수는 미국 경제·통상학계에서 대표적인 반 중국 강경파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세계적으로 읽힌 무역관련 서적을 많이 썼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다가오는 중국과의 전쟁(The Coming China Wars)’, ‘웅크린 호랑이’(Crouching Tiger), ‘중국에 의한 죽음(Death by China)’ 등입니다. 전부 불공정무역관행을 통한 중국의 국제경제 패권주의를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또한 미국 정부가 유약한 대중국 정책으로 일관하면서 중국에 휘둘리고 있다면서, 방향 전환을 촉구해왔는데요. 특히 최근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가운데 하나인 ‘중국에 의한 죽음’에서는, 중국의 무역행태가 미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주장을, 구체적인 통계 수치들과 함께 뒷받침해 큰 파장을 낳기도 했습니다.

피터 나바로 미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 내정자
피터 나바로 미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 내정자

진행자) 나바로 국가무역위원장 내정자의 중국관이 트럼프 당선인의 입장과 일맥상통한다고요?

기자) 네. 나바로 교수의 이런 시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국제경제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자유롭고 진보적인 학풍이 지배적인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나바로 교수는 원래 민주당원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캘리포니아 지역 공화당 유력인사인 션 스틸 당 전국위원 등의 소개로, 지난해 트럼프 당선인이 처음 대선 출마를 결심했던 시기부터 조언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트럼트 당시 후보의 지지율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크게 뒤쳐지던 지난 8월에는 공화당 대통령선거 대책위원회에 공식 합류해서 경제정책 자문위원을 맡았습니다. 스틸 공화당 전국위원은 저희 VOA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나바로 교수로부터 경제 공부를 꾸준히 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대선 기간부터, 특히 무역분야에서 중국에 강경한 발언을 이어왔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꾸준히 지적하면서, 제 몫을 찾게 해주기 위해 중국산 수입품에 45%에 달하는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고 했는데요. 나바로 국가무역위원장 내정자는 지난 8월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인터뷰에서 “중국 수입품에 대한 45% 보복관세 부과를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고요. 중국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는 트럼프 당시 대통령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도, 나바로 내정자는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뒤 미국에서는 7만개가 넘는 공장이 없어졌고, 중간층의 가계소득이 하락하면서, 우리는 중국에 수조달러 빚을 지게 됐다”고 구체적인 통계를 들어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산 수입품에 45%나 되는 보복관세를 매기면, 중국에서는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텐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22일) 나바로 미 국가무역위원장 내정 인사에 대한 중국 외교부의 논평 직후, 관영 인민일보 국제판을 비롯한 현지 매체들은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원하는가’라는 해설을 내놓은 등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진행자) 나바로 내정자의 강경한 대 중국관이 가져올 파장에 대해서 본인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나바로 내정자는 이번 인사 이후, 아직 언론과 공식 접촉한 일이 없는데요. 지난 8월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강경한 대 중국 정책이 ‘무역전쟁’을 초래할 것을 우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때는 일본 반도체에 100% 관세를 매겼는데도 갈등이 없었다”면서, 중국이 진행해온 불공정 무역행위는 “명백한 사기 행위”이기 때문에, “사기행위로부터 (미국 시장을) 보호할 관세를 매기는 것은 자유무역주의자로서의 의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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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조류독감이 아시아 각국에서 퍼지고 있군요?

기자) 네. 닭이나 오리, 혹은 야생 조류에서 바이러스를 통해 퍼지는 전염병으로, 드물게 사람에게도 감염증을 일으키는 ‘조류 인플루엔자’, 보통 ‘조류 독감’이라고 부르는데요, 요즘 한국에서 이 조류독감이 크게 퍼지면서 살처분된 닭과 오리가 2천만 마리에 달합니다. 일본에서도 조류독감이 빠르게 퍼지면서 대규모 살처분은 물론이고, 동물원을 폐쇄하는 등 방역 당국이 비상 대응 태세에 돌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는 사람이 감염된 사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에서는 이번 주들어 세번째 조류독감 인체감염 사례가 확인됐습니다. 오늘(22일) 관영 신화통신이 전한데 따르면, 광둥성 둥관과 푸젠성 샤먼, 그리고 상하이에서 이번주 조류독감 확진 환자가 보고됐습니다. 환자들은 각각 75세, 44세, 45세 남성들입니다. 광둥성 둥관에서 확인된 75세 환자는 홍콩 출신인데요. 어제(21일) 홍콩으로 돌아간 직후 입원했지만, 고령 탓에 위독한 상태라고 중국 보건당국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에서도 조류독감이 발생하고 있죠?

기자) 현재 한국과 일본, 중국을 포함한 세계 60여개국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유럽에서도 빠르게 퍼지는 중인데요. 조류독감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영국의 스코틀랜드 지방정부는 조류전시회나 가금류 장터를 비롯한, 조류를 한데 모으는 행사를 전면 금지했고요. 프랑스와 폴란드, 헝가리에서도 닭이나 오리, 거위 같은 가금류 농장에서 살처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에서는 상황이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한국에서는 지난달 16일 첫 의심 사례가 보고되면서 빠른 속도로 조류독감이 전국에 퍼졌는데요. 더 이상 확산을 막기 위해 살처분한 닭과 오리가 2천만마리에 달합니다. 전체 가금류의 10%에 달하는 규모인데요. 닭고기와 오리고기 값이 오른 것은 물론이고, 달걀공급량이 줄어들면서 당국이 수입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오늘(22일)은 서울대공원에 있는 천연기념물인 원앙 49마리를 안락사시킨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만, 인체 감염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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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일본 정부가 독도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지원한다고요?

기자) 네. 오늘(22일) 일본 각의(국무회의)에서 승인된 내년 정부예산안에 ‘영토·주권·역사 조사연구 지원사업비’ 5억 1천만엔, 미화로 약 440만달러가 편성됐다고 외무성이 공개했습니다. 이 예산은 영토 주권 문제를 연구하는 기관들의 활동을 국가가 지원해서, 그 성과를 일본 국내외에 공유하고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편성된 건데요. 주 대상은,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 러시아와 분쟁중인 ‘북방 영토(쿠릴 열도)’, 그리고 독도가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주변국가들과의 영토분쟁에 대한 입장을 홍보하기위해 본격적으로 나선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 동안 일본은 ‘북방영토’와 ‘센카쿠 열도’, 또 독도 문제에 대해서 주로 내각관방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하는 방법을 택했었는데요. 전문 연구기관을 정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기로 함에 따라, 해당 국가들과의 갈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는 중입니다.

진행자) 독도 문제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조치도 있다고요?

기자) 네. 새해 일본정부 예산안에는 ‘낙도 활성화사업’에 투자할 50억엔, 미화 4천250만 달러가 포함됐는데요. ‘낙도’, 그러니까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섬이 무인도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영토방위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시설물 등을 구축하기 위한 돈입니다. 그런데, 이 낙도 활성화사업 대상 지역이 독도와 가까운 오키제도에 몰려있는 점이 눈에 띕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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