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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오바마 정부 대북정책 맹비난..."차기 행정부 압박"


지난달 24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조기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조기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새 대통령이 누가 되든 북한으로선 안심할 상황이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은 바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맹비난하며 차기 행정부를 압박하는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누가 당선되더라도 북한이 안심할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8일 기자들을 만나 미국은 자국의 안보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며, 만약 북한이 미국이 참을 수 있는 한계선인 ‘레드라인’을 넘는다면 미국으로선 용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측 인사들이 북한 비핵화를 위해 강경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한국 안보는 한국이 지켜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기 때문에 북한으로선 트럼프 후보가 자신들의 안보에 위해를 덜 가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하지만 트럼프 후보라고 해도 북한이 레드라인을 건너는 상황으로 가면 눈뜨고 볼 수 만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이에 앞서 지난 1월 선거유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미치광이'라면서도 권력을 장악한 보스로서 인정을 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또 그동안 유세 과정에서 주한미군 주둔비를 모두 한국이 부담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돌출 발언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의 대외선전용 매체인 ‘조선의 오늘’은 지난 6월 기고 형식의 글에서 힐러리 후보를 우둔한 사람으로, 트럼프 후보는 현명한 정치인으로 표현하며 트럼프 후보를 두둔했습니다.

또 지난 9월 북한을 방문한 후쿠다 게이스케 일본 ‘주간동양경제’ 편집위원은 지난달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정부나 공적 기관 사람들이 미국 대선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기대하는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힐러리는 한-미 동맹을 사랑이라고 얘기하고 있는 거고 트럼프는 계약이라고 말하고 있거든요. 쉽게 말해서 주한미군도 가격이 안 맞으면 뺄 수 있다는 식으로까지 얘기를 하니까 사실 북한 입장에선 상대하기가 트럼프가 훨씬 쉬운 거죠. 이간질시키기도 트럼프가 힐러리보다 훨씬 더 쉽고.”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트럼프 후보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소속 정당인 공화당이 동맹국을 중시하는 정강정책을 갖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도 대북정책이 본질적으로 변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김현욱 교수 / 한국 국립외교원] “지금 대북정책에서 정책적 수단이 그렇게 많지 않고 북한의 핵 능력도 상당히 고도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트럼프가 들어서더라도 결국 큰 그림에서 대북정책에서 새로운 정책 가능성은 상당히 적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북한도 이런 사정을 간파하고 새 대통령이 누가 되든 미국의 차기 행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바락 오바마 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비난하는 데 더 많은 힘을 쏟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30일 논평에서 오바마 미 행정부가 추구한 대북 적대시 정책 때문에 미국 본토에 대한 핵 공격 능력을 보유한 북한이라는 유산을 다음 행정부에 넘겨주게 됐다며 오바마 정권의 패배에서 교훈을 찾으라고 주장했습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의 분석입니다.

[녹취: 김용현 교수 /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힐러리가 되든 트럼프가 되든 역시 미국의 대북정책은 그렇게 크게 바뀌진 않을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북한으로선 어쨌든 오바마 정부가 써 온 대북 압박정책의 변화를 촉구하는 그런 차원에서 미국의 대선을 바라보고 있고 북한이 그런 표현들을 쓰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5차 핵실험 이후 미국 일각에서 협상론이 제기되고 있는 데 주목하고 미국의 차기 행정부와의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입장을 선점하기 위한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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