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맞선 강력한 새 유엔 안보리 결의 채택에 동의했다고 한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베이징을 방문 중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3일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22일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 가진 회동 결과를 설명하면서, 중국이 더 강력한 안보리 결의 채택에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본부장은 기존 안보리 결의에 허점이 있고 한국은 이 틈새를 메워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중국도 더욱 강력한 제재에 동의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본부장은 한국 정부가 지적한 틈새에 대해 민생 예외 조항이나 안보리 결의안 자체에 있는 것들이 남용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본부장의 이런 발언은 한국 정부가 중국 측에 요구하고 있는 보다 강화된 대북 제재 방안이 새 안보리 결의에 포함될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정부는 중국 측에 북한으로부터의 민수용 광물 수입과 대북 원유 수출의 제한 강화, 전략물자 금수 조치의 철저한 이행 등을 요구해 왔습니다.
김 본부장은 중국 측과 북-중 무역, 북한산 석탄 수입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고 중국은 안보리 결의 이행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함께 한-중 두 나라는 북한 5차 핵실험의 엄중함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하며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습니다.
앞서 중국 외교부 화춘잉 대변인은 북한 5차 핵실험과 관련해 비핵화 약속을 지키고 상황을 악화시키는 그 어떤 행동도 중지할 것을 북한 측에 촉구한 바 있습니다.
[녹취: 화춘잉 대변인 / 중국 외교부] “중국어
5시간에 걸쳐 이뤄진 이번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은 북 핵 개발 지원 의혹을 받은 중국 훙샹그룹 문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문제 등 양국 간 현안들에 대해서도 폭넓게 논의했습니다.
김 본부장은 훙샹그룹 조사에 대해선 중국 측으로부터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라는 설명을 들었다며 중국 측이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한 상황에서 미-한-중 삼자 협의 가능성이 중요해졌다면서 중국도 삼자 협의에 반대 의견이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한국 내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과 한국, 일본이 원하는 제재 수위에 찬성할지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전문가는 중국이 기존 안보리 결의 2270호에서 진일보한 수준의 제재 조치를 취하기는 하겠지만 북한 정권에 위협을 가할만한 조치에 찬성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또한 동양대학교 군사연구소 정영태 소장은 중국이 북한에 대해 건설적 포용정책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도 북한의 비핵화를 원하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뜻에 동참하는 보다 강력한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동의하겠지만 전통적인 우방인 북한에 대해 어느 정도의 협력은 지속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녹취: 정영태 박사 / 동양대 군사연구소장] “중국은 북한에 대해서 동맹국으로서 민생이나 일반적인 경제교류라든가 협력은 지속적으로 제공될 가능성이 큽니다.”
한편 김홍균 본부장은 우다웨이 대표와의 회담에서 핵실험에 대한 제재로 북한으로 가는 대북 거래물품의 육로 수송 금지를 요청했지만 중국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