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번째 발사해 400여 km를 비행한 것으로 알려진 무수단 미사일이 발사 각도를 높여 의도적으로 사거리를 줄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액체연료가 아닌 고체연료를 사용했다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22일 오전 8시 5분 발사한 6번째 무수단 탄도미사일이 400여 km를 비행함에 따라 그동안의 실패 원인을 상당 부분 보완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6번째 미사일은 일반적인 미사일 발사 각도인 45도 보다 각도를 더 높여 발사해 사거리를 의도적으로 줄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각도를 높이면 미사일이 그만큼 위로 솟구치기 때문에 가능한 원래의 사거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의 한 군사전문가는 6번째 무수단 미사일이 400km를 비행했다고 해서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6번째 발사가 무수단 미사일의 최소 사거리인 500km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의도적으로 사거리를 줄여서, 즉 미국과 일본의 반발 등을 예상해 발사 각도를 높이거나 아예 연료를 적게 넣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와 관련해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연구위원은 실제 고각 발사가 이뤄졌다면 6번째 발사는 성공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이춘근 연구위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한국 국방부는 고각 발사라고 했는데, 1000km 올라갔다고 하면 사거리 400km는 합리적이에요. 그래서 그것은 성공이라고 보면 되고요.”
이 연구위원은 다만 앞서 5차례 발사도 고도를 높인 고각 발사였다면 성공률은 1/6, 혹은 그간 실패했던 문제점을 보완해 22일 두 발을 발사해 그 중 한 발만 성공했다면 성공률은 50%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지난 4월 첫 시험발사 이후 두 달 만에 문제점을 완벽히 극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하지만 북한이 6차례 시험발사를 통해 앞으로 문제점을 보완해 나간다면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은 구 소련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R-27’을 모방해 만들었습니다. 구 소련의 미사일 전문가들이 설계도를 갖고 북한에 들어가 ‘무수단’ 개발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무수단’ 미사일의 사거리는 3-4천 km로, 주일 미군기지를 포함한 일본 전역과 태평양 괌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들어가 유사시 한반도로 전개되는 미군 증원전력을 겨냥한 북한의 대표적인 무기로 꼽힙니다.
한편 한 대북소식통은 6차례 진행된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가 그간 알려져 온 액체 연료가 아닌 고체연료로 진행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VOA’에 지난 2007년 북한에 실전배치된 ‘무수단’ 미사일은 액체연료로 채워졌지만 최근의 시험발사는 고체연료를 사용한 실험으로, 발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북한의 전투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의 한 군사안보 전문가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액체연료를 확보할 수 없게 된 북한이 과감히 고체연료로 교체, 실험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문가는 한 예로 북한의 ‘무수단’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SLBM 모두 구 소련의 ‘R-27’을 모방해 만든 사실상의 같은 무기체계인데 북한이 지난 4월 SLBM 시험발사 당시 고체연료를 사용해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점을 지적했습니다.
구 소련의 설계도를 있는 그대로 따라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겠지만 설계도를 바꿔 고체연료로 SL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면 ‘무수단’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전문가는 ‘무수단’ 미사일에 새롭게 고체연료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번의 시험발사를 통해 데이터가 축적돼야 하는데 수 차례 실패에도 불구하고 짧은 간격으로 계속 발사를 시도한 것을 봤을 때 충분히 연관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