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 당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이 언제든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도발은 국제사회의 제재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와 함께 미사일 기술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 관계자는 북한의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한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됐다는 미국 `CNN' 방송 보도와 관련해 북한은 언제든지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12일 미국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북한이 이동식 발사대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징후가 포착됐으며 대륙간탄도미사일인 ‘KN-08’과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무수단 미사일’의 발사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아직까지 주변 해역에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N-08은 지난 2012년 4월 15일 태양절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됐으며 사거리는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만 2천 km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시험발사된 적이 없는 만큼 미국과 한국 군 당국은 KN-08의 실전배치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열병식 당시 KN-08을 이동식 발사대로 쓰이는 차량에 탑재해 공개했습니다.
이동식 발사대는 임의의 장소에서 기습적으로 발사가 가능해 미-한 군 당국이 조기 탐지해 대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김진무 박사의 설명입니다.
[녹취: 김진무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언제든지 이동식 발사대를 끌고 가서 발사대 탁 세우고 쏠 수 있는 거죠. 발사가 포착이 된다 해도 선제타격이 어렵겠죠.”
`CNN' 방송이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함께 발사 가능성을 제기한 무수단 미사일의 사거리는 3천 km로 추정됩니다. 이는 일본 전역과 미군기지가 있는 괌까지 사정권에 포함됩니다.
무수단 미사일도 시험발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미-한 군 당국은 이 미사일이 이미 2000년대 중반 실전배치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제 미사일을 모방해 만든 만큼 굳이 시험발사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KN-08과 무수단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지난 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3월 초부터 중-단거리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한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을 과시해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대한 맞대응 차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남광규 교수의 설명입니다.
[녹취: 남광규 교수 /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우선은 크게 보면 북한이 대북 제재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것이고 그리고 덧붙여서 북한이 미사일 수준 능력이 상당히 고도화 되어져 있다, 이런 것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여지죠.”
북한은 지난달 초부터 300mm 신형 방사포와 스커드 계열의 단거리 미사일, 노동 계열 중거리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하며 긴장을 고조시켰습니다.
특히 지난달 18일 발사한 노동미사일은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달 중순 핵탄두 폭발시험과 여러 종류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할 것을 북한 군에 지시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