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북한에 밀을 지원했습니다. 영양과자와 곡물-우유 혼합물로 가공돼 취약계층에게 제공될 예정입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정부가 지원한 밀 2천500t이 최근 남포 항에 도착했습니다.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1일 남포 항에서 식량전달행사가 열렸다"며 이 밀은 "러시아 정부가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 WFP에 지원한 400만 달러로 구입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식량 도착 소식을 전하며, “러시아 정부의 식량 지원은 두 나라 사이의 전통적인 친선협조 관계를 가일층 발전시키는데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남포 항에서 열린 행사에는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와 달린 타이모 세계식량계획 북한사무소장이 참석했습니다.
마체고라 대사는 러시아 정부가 세계식량계획의 대북 지원 사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며, 북한 취약계층의 영양 개선을 위한 세계식량계획의 노력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지원된 밀은 취약계층 62만 명에 4개월 동안 제공할 수 있는 분량으로, 룡성식품공장 등 현지 식품가공공장에서 영양강화과자와 `곡물-우유 혼합물'로 가공됩니다. `곡물-우유 혼합물'은 필수 미량영양소가 함유된 가루로 팬케이크나 빵을 만드는데 사용됩니다.
러시아 대사관은 첫번째 수혜자는 남포시의 고아원과 유치원 아이들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타이모 세계식량계획 북한사무소장은 이번 지원이 지난해 가뭄으로 북한의 곡물 생산이 감소하고 추운 겨울 날씨로 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뤄져 취약계층에 필요한 영양 지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6월과 10월 중순 세계식량계획의 대북 영양 지원 사업에 각각 400만 달러와 200만 달러를 지원한 데 이어 12월에도 300만 달러를 추가로 지원했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러시아가 이 기구를 통해 북한에 지원한 금액은 2천200만 달러에 달합니다.
세계식량계획은 북한 5세 미만 어린 3 명 가운데 1 명이 영양 부족으로 발육부진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지난 2년 간 계속된 가뭄으로 북한의 곡물 생산량이 감소해 주민들의 영양 상태가 더욱 불안정한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올해도 엘니뇨 등 이상기후 현상으로 곡물 생산량이 감소할 전망이라며, 취약계층을 위한 영양 지원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