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박근혜 한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에 대해 북한이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연설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나 핵 실험 강행 여부에 주요 변수가 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제70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 관련 현안들을 조목조목 빠짐없이 언급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핵 포기 촉구와 개혁 개방 때 경제 지원 약속, 평화통일 방안에 대한 지지 호소 그리고 북한 인권개선 촉구 등이 모두 망라됐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북한이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4차 핵실험 가능성을 내비친 데 대해 박 대통령이 도발 자제를 비교적 절제된 수준에서 촉구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박형중 박사는 박 대통령이 도발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도발 시 강력 응징하겠다는 메시지를 뺀 데 대해 8.25 남북합의 이후 남북간 대화 흐름을 의식해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박형중 박사/ 통일연구원] “이번에 박 대통령은 북한에 도발 자제를 요청하고 북한이 변화하는 것 그리고 남북한이 함께 통일을 이루는 것을 강조하신 것 같습니다. 물론 북한이 지금 도발을 준비 중인 상태로 보이지만 박 대통령은 이번에 가급적 북한을 달래는 방향으로 그리고 좋게 변화하는 방향으로 이야기하신 것 같습니다.”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남광규 교수는 그러나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대북 경고가 나온 만큼 박 대통령이 굳이 북한의 도발을 가정해 대응 의지까지 언급할 필요가 줄어든 측면도 있다며 전체 맥락 속에 그 같은 의미가 충분히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 교수는 박 대통령이 지난 해 유엔 총회에 이어 이번에도 북한 인권 문제를 구체적으로 적시해 북한이 반발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남광규 교수/ 고려대 아세아문제 연구소] “북한에 대한 핵 포기 또 개혁 개방을 언급하면서 동시에 평화 통일의 의지 이와 함께 북한의 인권개선에 대해 북한당국에 개선을 촉구했기 때문에 북한으로선 상당히 예민하게 받아들이면서 박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전체적으로 좀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집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이 유엔을 무대로 직접 자신의 한반도 통일 구상의 당위성를 알리고 지지를 호소한 대목 또한 북한이 적지 않게 거부반응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입니다.
“N.Korea likely to resist S.Korea President’s UN address”…act3 hyk 9-29-15 [녹취: 장용석 박사/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특히 통일된 한반도가 핵무기가 없고 인권이 보장되는 민주국가라는 얘기를 분명히 함으로써 자신들이 그 동안 강하게 반발해왔던 제도 통일 또는 흡수 통일에 대한 의지를 한 번 더 밝힌 것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북한으로선 상당한 거부감을 가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박 대통령의 연설 내용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추가 핵실험 강행 여부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과 핵 문제에 관한 한 한국을 주요 변수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장용석 박사는 그러나 8.25 합의 이행에 대해선 북한이 좀 더 부정적으로 나올 공산이 크다며 다만 현재 추진 중인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북한으로서도 한국과의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가치가 있기 때문에 쉽게 취소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