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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15일 광복절부터 표준시 30분 늦춘 '평양시' 적용"


북한은 7일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우리나라 표준시를 빼앗았다"며 광복 70주년을 맞는 오는 15일부터 표준시간을 기존에 사용하던 동경시보다 30분 늦춰 사용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평양시내의 혁신 역사.
북한은 7일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우리나라 표준시를 빼앗았다"며 광복 70주년을 맞는 오는 15일부터 표준시간을 기존에 사용하던 동경시보다 30분 늦춰 사용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평양시내의 혁신 역사.

북한이 오는 15일 광복절부터 표준시를 변경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하는 표준시를 127.5도를 기준으로 하는 표준시로 바꾸게 되면 북한의 시간은 현재보다 30분 늦춰지게 됩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오는 15일부터 북한의 표준시간을 기존보다 30분 늦춘다고 7일 발표했습니다.

일본이 한반도의 표준시를 빼앗았다며 15일부터 표준시간을 기존에 사용하던 시간보다 30분 늦추겠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정준희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7일 브리핑에서 북한이 기존에 사용하던 표준시를 변경함에 따라 개성공단 출입경 등 남북교류에 약간의 지장이 초래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남북한 간에 30분이라는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녹취: 정준희 한국 통일부 대변인] “개성공단 출입경이라든지 이런 남북교류 등에 약간의 지장이 초래될 것 같고요. 장기적으로 볼 때는 남북통합, 표준통합 그리고 남북 동질성 회복 등에 지장을 초래하는, 그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 대변인은 국제적으로 표준시는 주변국가의 자오선을 쓰게 돼 있다면서 한국은 중국 쪽 동경 120도와 일본 쪽 동경 135도의 중간에 있다 보니, 지도상 오른쪽을 기준으로 삼는 국제적 관례에 따라 동경 135도를 표준시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대변인은 이 같은 기준을 채택한 것은 일제 잔재라기 보다 국제 관례와 실용적인 측면을 고려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 대변인은 또 표준시를 바꾸는 문제는 금융, 항공 등 여러 측면에 있어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면서 북한에 금전적 손해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표준시를 변경하는 것과 관련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제 잔재를 청산하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실제로 한국의 표준시는 1908년 대한제국 당시 한반도 중앙부를 지나는 동경 127.5도를 기준으로 삼았지만 일제 강점기인 1912년 조선총독부의 조치로 일본 표준시에 맞춰졌습니다.

6.25 한국전쟁이 끝난 뒤 1954년 동경 127.5도로 다시 복귀했지만 1961년 8월 다시 동경 135도로 바뀌었습니다.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박사는 북한이 표준시를 변경하는 것은 일제 잔재를 청산하겠다는 의도도 있겠지만 남북한의 영구분단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평양이 역사의 중심이며, 앞으로도 북한식 정통성과 체제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겁니다.

[녹취: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대한민국과 본질적으로 다른 체계로 갈 때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평양이 역사의 중심이고 평양을 기준으로 해서 모든 것을 창조하는데 대한제국 시간으로 돌아간 것도 그 맥락 중 하나라고 보여집니다. 좀 더 멀리 보면 소위 북한이 말하는 대동강 문명을 창조하는 데 북한식 주체, 정통성을 이것을 창조하는 데 이번 시간의 회귀한 의미가 있다 이렇게 크게 봐야 합니다.”

이러한 북한의 독자적인 표준시 변경에 따라 남북교류 과정에서 혼란이 예상됩니다.

남북한이 각각 다른 표준시를 사용하게 됐기 때문인데 당장 개성공단을 드나들 때도 남북한이 사용하는 시간이 달라지는 만큼 조율이 필요해 보입니다.

앞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돼 교류협력이 활발해질 경우 항공관제 등에서의 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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