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간 해상교전을 다룬 영화 ‘연평해전’이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개봉 8일 만에 관객 수 200만 명을 넘어섰는데요, 역대 가장 인기 있었던 한국 영화들과 견줄 수 있는 수준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지난 2002년 북한 경비정이 한국 해군 함정을 선제공격 하면서 일어난 ‘제2 연평해전’을 소재로 한 영화가 한국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영화 배급사 `뉴' (NEW)는 1일 현재 영화 ‘연평해전’ 관객 수가 200만 658 명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개봉 8일만에 2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은 것인데,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가운데 가장 빠른 기록입니다. 이는 지난해 한국에서 1천4백만 명 이상이 관람한 영화 ‘국제시장’이 200만 명을 돌파하는데 걸렸던 기간과 같습니다.
‘연평해전’은 지난 24일 개봉해 7일 연속 관객 수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또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데, 약 1천13 개 극장에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연평해전’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로 6월이 한국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이었다는 점과 연평해전 13주년 기념식이 있었다는 점을 꼽고 있습니다.
또 군을 중심으로 단체관람이 이어지고, 정치인들이 공개리에 영화를 관람하고 있는 점도 요인으로 분석됐습니다.
북방한계선 NLL 남쪽 연평도 인근에서 한국의 해군 함정과 북한 경비정 간에 발생한 해상전투 ‘연평해전’은 1999년과 2002년 6월 두 번에 걸쳐 일어났는데, 영화 ‘연평해전’은 두 번째 해전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 ‘연평해전’은 당시 30분 간의 교전 상황을 그대로 담는 한편, 목숨을 걸고 싸웠던 군인들과 그들의 가족, 연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녹취: 영화 효과음] “여느 때처럼 전투 배치를 하고 있는데 그 날따라 이상한 느낌이 있었어요..”
2002년 6월 29일 오전. 북한 경비정들은 북방한계선 NLL을 넘어 한국 연평도 인근으로 접근했습니다. 이에 한국 해군 참수리 357호가 근접차단을 실시했고, 북한 경비정들이 먼저 사격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참수리 357호와 358호가 대응사격을 했고 인근의 제천.진해 함과 참수리급 경비정 4 척도 합류해 북한 경비정에 사격을 가했습니다. 교전은 북한 경비정이 반파된 채 퇴각하면서 끝났고, 한국의 참수리 357호도 침몰됐습니다.
30여 분 간 진행된 교전으로 한국 해군 6 명이 사망하고 18 명이 다쳤습니다. 북한 측 사상자는 30여 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화 ‘연평해전’은 제작 도중 자금이 부족했지만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모금을 시작해 3천여 명으로부터 미화 74만 달러를 받았습니다. 영화를 제작한 김학순 감독이 제작보고회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녹취: 김학순 감독] “천안함 때 아들을 잃으신 어머니께서 정부보조금을 받은 걸로 일부를 후원을 하셨고, 자기 동생이 군대에 가 있는데 동생이 생각나서 후원하겠다는 여성분도 있었고.”
한편 북한은 ‘연평해전’이 개봉하는 날 이 영화가 “왜곡날조”됐다고 비난했습니다.
북한의 해외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연평해전’이 “서해 무장충돌 사건을 심히 왜곡날조한 불순 반동영화, 반공화국 모략영화”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영화를 상영하는 것은 한국에서 북한에 대한 불신과 적대, 악의를 뿌리 깊이 심는 한편 북침전쟁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