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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일부 비정치 분야 민간 교류에 호응


지난 2009년 북한의 개성 고려궁성 '만월대'에 대한 제3차 남북 공동발굴조사가 실시된 가운데, 남북조사원들이 공동 발굴작업을 벌이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09년 북한의 개성 고려궁성 '만월대'에 대한 제3차 남북 공동발굴조사가 실시된 가운데, 남북조사원들이 공동 발굴작업을 벌이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 정부의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고 있는 북한이 최근 개성 만월대 공동 발굴조사 사업과 같은 비정치 분야의 민간 교류에는 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 간 경색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일부 비정치 분야의 남북 민간 교류에는 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지난달 1일 광복 70주년을 맞아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뒤 사회, 문화 분야에서의 남북 간 사전 접촉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민간 교류 확대 방침을 발표하기 전만 하더라도 매달 7-8회 수준이던 사전 접촉 횟수가 지난달 18건으로 크게 확대된 겁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성사된 남북 민간 교류 사업은 개성의 고려 왕궁터인 만월대 공동 발굴 사업. 남북의 민간단체는 이달부터 만월대 공동 발굴 사업을 재개하기로 합의하고, 한국의 전문가 10여 명이 1일 개성으로 들어갔습니다.

통일부 박수진 부대변인입니다.

[녹취: 박수진 부대변인] “남북 역사학자협의회는 6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의 일정으로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 발굴 조사를 6개월 간 진행합니다.”

사업 기간 동안 80여 명의 한국의 전문가들이 북한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개성 만월대는 서기 919년부터 4백여 년 간 고려 궁성이 있던 곳으로, 남북은 지난 2007년부터 발굴 조사를 통해 고려 궁성의 건물 배치와 각종 유물 등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지난해 7월 20여 일 간 재개됐습니다.

한국 통일부 관계자는 2013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개성 만월대 발굴은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관심 사업이라며 발굴조사 기간이 6개월이나 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또 다음달 한국에서 열리는 광주유니버시아드 대회에도 선수단을 파견할 예정입니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 육상과 탁구, 유도, 그리고 여자 축구와 여자 핸드볼 등 모두 8개 종목에 선수 75 명을 비롯해 108 명의 선수단을 보내겠다고 조직위원회에 통보했습니다.

북한 대표 선수단이 한국에서 개최되는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지난해 9월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10개월 만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대남 비난수위가 여전히 높은데다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로 점쳐지던 이희호 여사의 방북과 6.15 남북 공동행사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점은 남북관계의 걸림돌입니다.

남북의 민간단체는 광복 70주년과 6.15 공동선언 15주년을 맞아 공동행사를 열기로 했지만 행사 성격과 개최 장소에 대한 이견으로 성사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남측의 민간단체는 최근 두 차례나 실무접촉을 열자고 북측에 제의했지만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 역시 남측의 김대중평화센터가 지난달 말 방북을 위해 사전 접촉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답변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한국 정부가 주도하거나 참여하는 행사와 순수 민간 차원의 행사를 분리해서 대응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앞으로 한국 정부가 주도하는 행사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민간 차원의 행사는 통일전선전술 차원에서 적극 나서려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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