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오늘(9일)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사실상 무산됐지만, 조속한 시일 내에 상봉 행사가 열리길 기대한다며 북한의 호응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류길재 한국 통일부 장관은 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설을 계기로 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북한의 무반응으로 무산 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녹취: 류길재 통일부 장관] “이산가족 문제가 남북 간의 여러 현안 중에 가장 고통스럽고 시간적으로 제약이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 동의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호응해 오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말 통일준비위원회 명의로 1월 중 남북대화를 열자고 제안하면서 설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 등을 논의하자고 밝혔지만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도 9일 정례브리핑에서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사실상 어렵게 됐지만 설 이후 조속한 시일 내에 상봉 행사가 개최되길 기대한다며 북한의 호응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류길재 장관은 이와 함께 5•24 제재 조치가 해제되지 않는다고 남북 간 대화나 협력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5.24 조치는 과거 북한의 도발로 인해 취해진 조치인 만큼 무엇보다 이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겁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입니다.
[녹취: 류길재 통일부 장관] “한국 국민들 사이에서도 5.24 조치를 정부가 선해제 하는 것에 대한 반대 여론도 강하게 존재하고 있고 여론의 문제를 떠나서도 정부가 원칙적인 입장을 갖고 가는 것이 남북관계 장래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류 장관은 또 현 시점에서 남북 간 비공개 접촉은 어렵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남북대화를 투명하게 추진한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원칙적인 입장이며, 남북 간 불신의 벽이 높은 지금 단계에서 비공개 접촉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류 장관은 그러나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를 발전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서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고 말했습니다.
류 장관은 이어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의 5월 러시아 방문이 아직 확실히 결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또 박근혜 한국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은 여러 고려사항들을 검토해 결정할 사안으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참가 여부가 변수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