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다리 부상에 따른 잠행을 마친 뒤 최룡해와 오일정 등 이른바 `빨치산 2세대'들의 수행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15일 지난 한 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의 공개 활동과 관련해 김 제1위원장의 리더십이 반영된 수행그룹의 비중이 확대됐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10월 40일 간의 잠행 이후 빨치산 2세대의 수행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일성 주석의 항일 빨치산 동료인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인 최룡해 당 비서의 수행 비중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잠행 전에는 28%였지만, 다시 공개활동을 재개한 뒤에는 50%로 증가했습니다.
또 김일성 주석과 함께 항일 빨치산으로 활동한 혁명 1세대이자 김정일 후계체제의 공신으로 꼽히는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 오일정 당 군사부장도 잠행 전 0.76%에서 잠행 이후 25%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유일영도체제를 확립하는 과정에서 비대해진 권력기관을 감시하고, 빨치산 2세대들의 충성심을 활용해 체제 안정을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서강대학교 정영철 교수입니다.
[녹취: 정영철 교수] “김일성에서 김정일 시대로 넘어갈 때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뒷받침하는 이들은 대체로 항일 1세대였어요. 김정은 시대 역시 김정일 세대에서 같이 활동하거나 김정일 세대의 소장파라고 할 수 있는 항일 빨치산 소장파들이 김정은을 뒷받침하는 주된 세력이고 핵심세력이죠. 이는 북한 정치 현상에선 굉장히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볼 수 있죠.”
한국 정부 당국자는 권력 안정을 위해 조직지도부와 국가안전보위부의 위상과 역할이 높아지면서 조직이기주의의 심화와 같은 불안 요인을 잠재우기 위해 빨치산 계열을 부각시키는 등의 인적 개편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통일부는 또 지난해 김정은 제1 위원장이 다리 부상으로 40여 일 동안 잠행하면서 연간 공개활동이 172회로, 전년 209회에 비해 18% 가량 감소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2013년과 마찬가지로 경제관련 활동이 3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군과 사회문화, 정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수행 횟수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126회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한광상 노동당 부장, 최룡해 당 비서,리영길 군 총참모장,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 순이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13회, 아내인 리설주는 15회로 집계됐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