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공군사령관 출신인 리병철이 노동당 핵심 요직인 제1부부장직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군 출신으로 권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2의 조명록’이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항공 및 반항공군 지휘부’ 시찰 소식을 전하고 김 제1위원장을 수행한 리병철을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으로 소개했습니다.
리병철은 ‘항공 및 반항공군 지휘부 사령관’을 오랫동안 지낸 군 출신 인사입니다.
리병철은 지난달 8일 북한 관영매체의 김 제1위원장 시찰 관련 보도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꾼’으로 호명되면서 당 부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게 확인됐었습니다.
그러던 리병철이 불과 한 달 만에 당의 핵심 요직인 제1부부장 자리까지 오른 겁니다.
북한 군부에서 공군을 대표하는 인물인 리병철은 김 제1위원장이 집권 이후 공군 관련 행보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북한 매체에 자주 오르내리며 김정은 체제의 새로운 실세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현직 군 사령관으로선 매우 이례적으로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리병철이 당내 어느 부서에서 근무하는지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권력층 연구에 정통한 정성장 세종연구소 박사는 김경옥 조직지도부 군사담당 제1부부장의 김 제1위원장 공개활동 수행이 지난해 하반기 들어 뜸해졌고 가끔 동행할 때도 이름이 불려지지 않고 있다며, 리병철이 그 자리를 맡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 박사는 또 리병철이 권력이 막강한 당 조직지도부의 제1부부장을 맡았다면 김정일 시대 공군 출신 인사로 권력 핵심에 올랐던 조명록과 비견되는 인물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N.Korea’s former commander of air forces…act1 hyk 1-13-15> [녹취: 정성장 세종연구소 박사] “과거 총정치국장을 맡았던 조명록도 공군 출신이었죠. 조직을 담당한 인물은 아니었지만 김정일의 신임을 바탕으로 군대에 대한 조직과 선전을 담당하는 총정치국장에 임명된 사례가 있습니다.”
리병철이 대부분의 경력을 공군에서 보내고 대장까지 오른 전형적인 군부 인사라는 점에서 당 군사부 소속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군사부는 군의 군사 활동에 대한 노동당의 정책적 지도를 맡고 있는 부서입니다.
당 군사부에는 제1부부장 직책이 없었지만 김 제1위원장의 각별한 신임을 받아 온 리병철에게 제1부부장 직책을 새롭게 줌으로써 군에 대한 당의 통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특히 당 군사부 부장은 최룡해 당 비서와 함께 김정은 정권을 떠받드는 양대 ‘빨치산 혈통’인 오일정으로 추정돼 리병철이 군사부 소속이 맞다면 군사부의 위상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정성장 박사는 하지만 대장 계급인 리병철이 상장으로 자기보다 계급이 낮은 오일정의 밑으로 들어가기는 힘들다며 이런 관측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