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3월 탈북해 한국에서 살다가 1년 8개월 만에 다시 입북한 고경희 씨의 오빠가 동생의 생사 확인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보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고경희 씨의 오빠 고경호 씨가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이 유럽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 유럽연합’ 블로그에 실렸습니다.
고경호 씨는 동생이 북한으로 돌아간 지 1년 1개월 만인 지난 2013년 12월에 동생 경희 씨의 아들을 데리고 탈북해 현재 한국에 살고 있습니다.
고 씨는 이 서한에서 동생이 재입북 후 김 제1위원장의 사면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살아야 했던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동생이 반역자로 불리며 매를 맞는 등 한국에 계속 살았다면 겪지 않았을 일들을 당했다는 겁니다.
특히 고 씨는 동생이 총살을 당했다는 소문이 있다며, 만일 소문이 사실이라면 그 이유를 알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동생이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살고 싶어서 북한으로 돌아간 것이 죄인지, 동생이 진실을 밝히려고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두 번이나 편지를 쓴 것이 죄인지, 아니면 견딜 수 없는 환경에서 살던 자신이 북한을 탈출한 것이 죄냐는 겁니다.
고 씨는 북한에서 권력의 자리에 있는 자들이 돈벌이에 혈안이 돼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고향을 떠나고 있다며, 주민들이 북한을 탈출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사람들이 오히려 죄인이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탈북자들이 반역자가 아니라 주민들이 식량을 찾고 목숨을 구하기 위해 탈북하도록 만드는 사람들이 바로 반역자로서 역사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고 씨는 인간이 참는데는 한계가 있으며 압제가 있는 곳엔 언제나 저항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김 제1위원장에게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고 씨는 앞서 지난해 9월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동생 경희 씨가 돌아오면 모든 것을 용서하고 원하는 것을 들어주겠다는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의 말을 믿고 자신이 설득해 동생이 재입북했다고 말했습니다.
고 씨는 또 동생이 지난 2013년 1월 북한 방송에 나와 한국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했지만 보위부가 기자회견이 끝난 뒤 태도를 바꿔 동생을 반역자로 몰며 수용소로 보냈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