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당국자가 밝힌 남북한 현안에 대한 포괄적 협상 가능성에 대해 서울의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를 전화로 연결해 좀더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진행자) 양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양무진)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한국 정부 정부 고위 당국자가 대북정책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이런 견해를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하시는지요?
양무진) 한국 고위 당국자의 유연성 발휘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을 합니다. 지금까지 박근혜 정부는 신뢰와 균형이라는 대북정책의 기조 아래서 유연성보다는 원칙에 집착하다보니까 남북한 관계가 한 발자국도 못나갔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 고위 당국자의 발언은 이러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특히 2015년도 내년도에는 한반도의 광복 분단 70주년, 또 박근혜 정부도 3년차를 맞이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없다, 더 나아가서 한국이 한반도 통일을 주도하겠다는 그런 전략적 의도가 담긴 발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진행자) 고위 당국자는 무엇보다도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중요한 현안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현실적으로 이 것을 강조한 배경은 어떻다고 보시는지요?
양무진) 현재 한국 1세대 이산가족은 약 6만 명 정도 되는데, 한 해에 4000 명 정도 운명을 달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이산가족들의 생사 확인, 그리고 이산가족 상봉, 이것은 어떤 대북 현안보다도 시급한 과제다. 뭐 그런 측면에서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매번 이산가족 상봉 해결, 이것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고, 그렇다면 협상이라는 것은 서로 원하는 것을 주고 받는 것이기 때문에 아마 박근혜 정부는 이런 이산가족 해결을 하기 위해서는 북한에게도 뭔가 줄 수 있는 것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진행자) 이산가족 문제 아니라 천안함 폭침 사건에 따른 5∙24 제재 조치나 북한에 대한 전단 살포 등의 문제도 남북한 사이의 현안이 되고 있는데, 우선 5∙24 제재 조치에 대한 남북한의 입장 차가 과연 극복이 가능할까요?
양무진) 5∙24 조치는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징벌적인 의미가 담겼기 때문에 이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한의 인정, 사과, 재발 방지 조치가 없다면 근본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한국 정부가 유연성을 가진다면 먼저 인적, 물적 교류 그리고 개성공단에 대한 소규모의 신규투자 정도는 허용하고, 앞으로 천안함 사건에 대한 남북관계의 발전 그리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봐가면서, 남북 경협이나 북한 선박의 제주해협 통과 같은 것을 순차적으로 해제하는 전략적 접근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아직까지 여기에 대해서 구체적이고 세세한 내용이 발표된 것은 아닙니다만, 원칙을 고수하겠다, 그런데 유연성을 발휘하겠다, 이런 말인데, 과연 이런 것이 어느 정도나 달라질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요, 과거와 크게 다를 것이 없는 것인지, 그 점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양무진) 이미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남북 간 대화의 협상의제로 5∙24 조치 문제를 올려놓을 수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큰 틀에서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 먼저 대화의 의제로서 올리겠다는 데에 중점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 순차적으로, 단계적으로 해지하는 다시 말해서, 남북대화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 먼저 인적 물적 교류, 그리고 개성공단에 대한 소규모 투자 허용, 이런 것들을 한국 정부가 선제적으로 하고, 그 다음에 대규모 제주해협 북한 선박의 통과라던지, 또 전반적인 남북 교역, 이런 것들은 남북관계 발전과 북한의 천안함에 대한 태도 변화, 봐가면서 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적 의도가 담겨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포괄적 협상이 과연 가능할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양무진) 포괄적 협상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 단계 북한이 현재 원하는 것은, 대북 전단 살포 중지와 금강산 관광 재개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설령 5∙24 조치를 완화한다 해도 이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남북관계는 복원되더라도 언제든지 가다 서다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의 의제에 대한 전략적 접근, 이것에 신중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포괄적 협상이라는 방식은 이번에 전혀 처음 나온 것은 아니고 과거에도 비슷한 제안들이 나오곤 했습니다만 뜻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북한이 이것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과거에 비해서 달라진 면이 있습니까?
양무진) 우리가 보통 포괄적 협상이라는 것은, 남북한의 원하는 의제를 하나의 테이블에 모두 올려놓고, 공통점과 차이점,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면, 먼저 이행해야 될 것과 차후에 이행해야 될 것, 이런 것을 가려가면서 협상하는 과정 아니겠습니까, 이런 측면에서 5∙24 조치 이것이 해당 테이블에 올려놓는다면 남북 간의 의제로서 논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5.24 조치에 대해 논의를 한다고 하더라도, 대북 전단 살포와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 태도 변화가 없다면 5∙24 조치하나만으로 대화의 장으로 끌어 들이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최근의 남북한과 러시아의 3국 공동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라진-하산 프로젝트가 성사될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그런데도 남북관계 진전을 가로막고 있는 북한의 상황, 이것은 무엇 때문이라고 보시는지요?
양무진) 글쎄요, 남북 간의 대화의 틀이 있고 신뢰가 있다면 또 다른 차원에서 남북관계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정경분리 원칙,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지금 남북관계는 기본적인 신뢰 조차도 없기 때문에 이런 정경분리 원칙, 이것은 상당히 난제가 아닌가 생각되고, 지금 현재 이런 남북 경협의 중요성, 시급성에 불구하고 남북대화가 진전이 되지 않고 있는 이 측면, 물론 남북한 모두 여유 있습니다만, 북한의 주장, 예를 들자면 북한은 지난 2월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합의한 상호 비방 중단 금지를 이행하라고 주장하면서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한국 정부의 보다 성의 있는 조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마 한국 정부가 이에 대한 보다 전향적인 입장을 보인다면, 내년 초, 남북대화는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합니다.
진행자) 한 가지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북한이 중국, 러시아 쪽으로 가까이 가고 있는 현상은 최근에 잘 여기저기서 보이고 있습니다만, 라진-하산 프로젝트처럼 앞으로 이와 유사한 그런 사업을 추진할 의도가 북한에는 앞으로 계속 있다고 보시는지요.
양무진) 기본은 남북 당국 간의 불신의 고리, 신뢰로 전환된다 하면 남북 간의 해결할 문제, 남-북-러, 남-북-중, 협력할 사안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최근의 북-중 관계의 불편한 관계 속에서 북-러 관계가 좀 좋은 관계로 가고 있다고 봤을 때, 그렇다고 해도 북-러 관계는 한계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러시아는 극동지역에 중요성이 있지만 대부분 유럽의 정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북-러 간의 협력, 북-러 정상회담 이것이 관련되어 있어서 결국은 북-중 관계를 빨리 끌어당기기 위한 하나의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이지, 지금 북-러 관계가 좀 되고 있다고 해서 북한이 북-러 관계에 목적이 있다, 중심이 있다 이렇게 하면 분석에 오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아마 최근의 북-러 관계 강화 이것은 중국을 압박하면서 빨리 북-중 관계를 봉하자, 그런 전략적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진행자)양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양무진) 네 감사합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가 밝힌 남북 현안에 대한 포괄적 협상 가능성에 대해 서울의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로부터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