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공개 행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인 리설주가 동행한 모습도 공개돼 김 제1위원장의 권력 안정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다리를 절룩거리는 모습을 보인 뒤 40일 동안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얼마 전 다시 모습을 드러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공개 행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 제1위원장이 항공과 반항공군 제1017군부대와 제458군부대 전투비행사들의 도로비행장 이.착륙 훈련을 현지 지도했다고 19일 보도했습니다.
현지 지도한 날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김 제1위원장의 군 현지지도가 북한 매체에 보도된 것은 지난 8월 30일 김 제1위원장이 실전 훈련을 마친 제323 그리고 162군부대 소속 군인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보도된 이후 처음입니다.
김 제1위원장은 전투비행사들이 높은 비행 기술을 갖췄다고 평가하고 비행훈련을 더욱 강화해 현대전에 능숙히 대처할 수 있는 ‘하늘의 결사대’로 비행사들을 준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또 같은 날 김 제1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인천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 대회 등 최근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를 격려하는 모습도 공개했습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은 김 제1위원장이 지팡이를 짚고 훈련을 참관하거나 선수들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 등을 담은 사진을 대대적으로 실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의 이번 공개 행보는 지난 14일 보도된 위성과학자 주택지구 시찰과 17일 보도된 김책공대 교육자아파트 시찰에 연이은 겁니다.
한국의 북한전문가들은 김 제1위원장의 잇단 공개 행보로 건강에 심각한 이상이 있다는 풍문은 확실하게 가라앉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정지 사진으로만 모습이 공개된 데 대해선 김 제1위원장이 아직 보행에 적지 않은 불편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지적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이수석 박사입니다.
[녹취: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사] “아직까지는 완쾌가 안 돼있다는 거죠. 동영상을 공개할 정도는 아니라는 거죠. 절뚝절뚝 한 게 정도가 심하다는 거죠. 보기가 안 좋은 정도니까. 아직 그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겠죠”
전문가들은 또 국제대회 우승 선수들을 격려하는 자리에 리설주가 함께 한 데 대해 김 제1위원장의 권력이 안정돼 있음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매체들이 같은 날 김 제1위원장의 군 부대 시찰과 인천 아시안 게임 금메달 리스트들을 만나는 모습을 함께 내보낸 것은 북한이 최근 대남 관계에서 보여주고 있는 이중적 태도가 반영된 보도 행태라는 분석입니다.
한국 민간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입니다.
[녹취: 정성장 세종연구소 박사] “김정은이 공군 비행훈련을 지도한 바로 그날 아시안 게임에 참석한 선수들을 만나고 리설주를 등장시킨 것은 북한의 대외 대남 태도의 이중적 입장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한미동맹에 대해서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대화를 추구하는 이중적인 모습이 함께 나타난 것으로 판단됩니다”
김 제1위원장이 리설주와 함께 공개석상에 등장한 것은 지난달 3일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 관람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