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위 관리가 북한에 억류 미국인들을 조속히 석방할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또 북한이 이 문제에 관한 대화에 나올 준비가 빨리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을 방문 중인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문제에 대해 북한이 미국과 만날 준비가 조속하게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30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그동안 북한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를 갖는 방안을 찾았지만 북한이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그러면서 북한이 미국과 더 나은 관계를 원한다면 이들을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We call on N.Korea…”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북한이 억류 미국인들을 사면하고 석방함으로써 이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허용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북한에 특사 파견을 제의했던 일을 언급하면서 북한이 이를 거절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고 기회를 잃은 처사라고 지적했습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하지만 의미 있는 대화를 통해 북한에 관여하기 위한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해 억류 미국인 문제를 놓고 북한과의 대화 시도를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또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리수용 북한 외무상으로부터 만나자는 요청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자신이 알고 있는 한 없었다며, 리 외무상이 미국과 대화를 위한 만남을 추구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또 리 외무상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대해서도 이전에 들었던 내용을 암송한 것에 불과하다며 헌 술을 새 부대에 담은 꼴이라고 낮게 평가했습니다.
북한의 최근 공세적 외교 행보에 대해선 세계와의 관계 개선에 진정한 흥미가 있음을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진정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선 북한이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해 비핵화를 위한 책임 있는 조치를 다하고 의미 있는 대화에 참여할 책임이 있다며 태도 변화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중국에 이어 한국을 방문한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청와대와 통일부 당국자들과 만난 뒤 1일 일본으로 떠날 예정입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의 이번 순방에는 이달 초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 시드니 사일러 신임 6자회담 특사 등이 동행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