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법령 제정과 요직 인사 등을 담당하는 최고인민회의가 오늘 (25일) 평양에서 열렸습니다. 한동안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춰 건강이상설까지 돌고 있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이번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5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13기 2차 회의에 불참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 등은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소식을 전하면서 김 제1위원장을 참석자로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3일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 관람 이후 22일 동안 공식행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앞서 최근 두 달여 사이 공식 행사에서 두 다리를 차례로 절룩거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건강상에 문제로 불참했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과로와 불편한 다리 때문에 김 제1위원장이 회의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닐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건강상 문제가 크다면 외국의 의사가 드나든다든지 이런 게 포착될 텐데 그런 게 안보이고 또 신변상 이상이라면 이렇게 인사를 단행하고 아시안게임에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할 수도 없기 때문에 그렇다면 단순하게 좀 다리가 불편하고 특별한 이슈도 없고 과로가 겹쳤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불참이다, 저는 그렇게 분석합니다.”
이날 회의에선 지난 5월 인민군 총정치국장에 오른 황병서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선임됐습니다.
통상 군 서열이 가장 높은 총정치국장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아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었지만 군 총정치국장에 이어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의 부위원장직까지 차지하면서 김정은 체제의 실세임을 확인했습니다.
반면 총정치국장 자리를 황병서에게 내줬던 최룡해 노동당 비서는 직무 변동을 이유로 국방위 부위원장직에서도 해임됐습니다.
이와 함께 현영철 군 총참모장과 리병철 항공과 반항공군사령부 사령관이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뽑혔고 장정남 전 인민무력부장은 국방위원회 위원직에서 해임됐습니다.
리 사령관이 새 국방위원에 뽑힌 것은 과거 공군사령관이 국방위원을 맡은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김정은 체제에서 공군을 중시하는 국방정책을 펴고 있음을 보여 준 조치로 풀이됩니다.
회의에선 또 지난 2012년 9월 채택했던 12년제 의무교육제의 집행 상황도 점검했습니다.
박봉주 내각총리는 회의 보고를 통해 12년제 의무교육을 성과적으로 실시하기 위한 행정지도 사업체계와 질서를 정연하게 세우고 교육강령 집행에 대한 법적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회의에선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을 전면 실시하며 그 질을 결정적으로 높일 데 대하여’라는 결정도 채택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당초 이번 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점쳐졌던 경제개혁 확대 조치 등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