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측이 주한미군 210화력여단의 한강 이북 지역 잔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 문제와도 맞물려 있어 한국 군 당국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경기도 동두천에 위치한 주한미군 2사단 예하 210화력여단.
병력 2천여 명과 다연장로켓, 전술 지대지미사일, 신형 다연장 로켓발사기, 대포병 탐지 레이더, 신형 M1 에이브럼스 전차 등의 강력한 화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전면전을 감행할 경우 ‘인계철선’ 역할을 하면서 북한 군의 장사정포와 방사포 진지 등을 무력화하는 임무를 수행할 중요한 부대입니다.
미국이 최근 210화력여단을 한강 이북에 계속 남겨두어야 한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은 18일 미국 측은 210화력여단 뿐아니라 미-한 연합사령부도 서울에 잔류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고 한국 내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현재 한강 이북에 위치한 미 2사단은 지난 2002년 체결된 ‘연합토지관리계획 협정’과 2007년 3월 합의한 ‘시설종합계획’에 따라 2016년 말까지 모두 경기도 평택으로 이전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210화력여단이 평택으로 이전하면 유사시 미-한 연합군의 대응 속도가 느려져 북한 군의 전쟁 의지를 초기에 꺾을 수 없다는 이유 등으로 한강 이북 지역에 잔류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이런 의지 표명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와 맞물려 있어 한국 정부는 상당히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군이 2015년 말로 예정됐던 전작권 전환 시기를 5~8년 뒤로 미뤄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요구를 마냥 모른 척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김민석 한국 국방부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연합전력을 최적화하는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주한미군 이전 문제에 관한 기본원칙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김민석 한국 국방부 대변인] “주한미군 용산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하는 YRP 계획, 그리고 미 2사단 이전하는 LPP 계획은 그 틀은 유지가 된다, 이것은 우리 국민과 약속한 부분이고 국회 동의를 받은 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틀은 유지된다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입니다.”
미국은 지난 16일 열린 제6차 미-한 통합국방협의체 고위급 회의와 17일에 진행된 본회의에서 이런 의사를 다시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