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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웅 북한 IOC 위원, “남북 태권도 협력 급제동…태권도 올림픽 잔류 장담 못해”


지난 1월 북한의 태권도 선수들이 전국대회에 출전해 서로 겨루고 있다.
지난 1월 북한의 태권도 선수들이 전국대회에 출전해 서로 겨루고 있다.
남북한이 추진했던 태권도 협력 사업이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북한 주도 국제태권도연맹 소속 선수들을 올림픽에 출전시키자는 구두 합의도 이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이 주도하는 세계태권도연맹 (WTF)과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 (ITF)은 발전적 협력을 약속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할 계획이었습니다.

상호 인정과 존중을 전제로 각자 주관하는 대회에 양측 선수를 출전시키자는 게 핵심인데, 이 경우 ITF 소속 북한 태권도 선수도 올림픽에 출전할 길이 열리게 돼 특히 관심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위원은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WTF측으로부터 두 번째로 받은 양해각서 초안에 그런 내용이 빠져서 실망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장웅 북한 IOC 위원] “두 양대 기구가 호상 인정, 서로 존중하고 평화롭게 살고, 서로 쌍방이 조직하는 경기에 자기 선수들 가는 거 다 자유롭게 내버려 두자는 거, 다 허용한다는 거, 다 구두로 합의된 내용인데, 말을 자꾸 바꾸고, 그렇게 되다 보니까 마지막에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ITF 총재를 겸하고 있는 장 위원은 올해 3월 19일과 20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WTF 조정원 총재와 만나 이런 원칙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WTF가 보내온 양해각서 초안엔 양측이 앞서 구두 합의한 ITF 소속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문제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장웅 북한 IOC 위원] “올림픽 경기에 출전하는 것도 현존 시스템에서 세계태권도연맹 자격체계에 따라서 참가할 수도 있고 또 다른 방식으로도 참가할 수 있다, 합의가 그렇게 돼 있었는데 딱 현존 세계태권도연맹 퀄리피케이션 (자격) 체계대로 참가한다, 이렇게 후퇴하더라구요.”

현재 IOC는 WTF만을 인정하고 있어, 올림픽 출전 자격을 계속 WTF 소속 선수로 한정할 경우 ITF 소속인 북한은 앞으로도 올림픽 태권도 종목에 출전할 수 없습니다.

두 태권도 연맹 총재는 당초 지난 10월 19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만나 합의서에 서명할 계획이었습니다.

이어 20일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로 이동해 21일부터 24일 사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문건을 제출한 뒤 11월4일 양해각서에 체결하는 수순을 밟을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불거지면서 양해각서 초안에도 합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 위원은 이달 초 WTF측에 세 번째 양해각서 초안을 보냈으나 아직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장웅 북한 IOC 위원] “우리가 여기서 11월1일 날 마지막으로 양해각서 초안 보냈는데, 마지막 수정한 거 보냈는데 대답도 없고, (조정원 총재가 발리에서) 귀국한 다음에 전혀 소식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초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내비쳤던 WTF의 태도가 최근 달라진 데는 남북관계 등 다른 배경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장 위원은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다며, WTF측과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올림픽에 함께 출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WTF의 한 인사는 ‘VOA’에, ITF 선수들도 올림픽에서 배제되지 않고 함께 혜택을 누리기를 바란다는 게 현재 WTF의 기본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ITF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방식 등 기술적인 부분은 여전히 조율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장웅 위원은 올림픽 핵심 종목으로 최종 확정된 태권도의 지위가 언제든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장웅 북한 IOC 위원] “태권도의 위기는 또 있습니다. 지금 모든 게 다 결정된 거 아닙니다. 지금 새 사람이 올라서지 않았습니까? 이번에 이른바 국제올림픽운동 수뇌자 회의를 했습니다. 마지막 조항이 종목 문제입니다. 평탄치 않습니다. 총회에서 한건 뒤집어 엎으면 되는 거죠”

장 위원은 IOC 수뇌부 인사 17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3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회의에 올림픽 유치 경쟁의 투명성과 기존 종목 재검토 문제가 의제로 올랐다며, 태권도가 그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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