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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백악관 보좌관 "미국, 북한 위폐와의 전쟁 벌여"


1백달러짜리 미국 지폐. 북한은 ‘슈퍼노트'라 불리는 1백 달러짜리 정밀 위조지폐를 만들어왔다. (자료사진)
1백달러짜리 미국 지폐. 북한은 ‘슈퍼노트'라 불리는 1백 달러짜리 정밀 위조지폐를 만들어왔다. (자료사진)
‘슈퍼노트,’ 북한이 만든 1백 달러짜리 정밀 위조지폐를 가리킵니다. 이 슈퍼노트 차단에 앞장섰던 전 백악관 고위 관리가 북한의 위폐 유통 관행과 미국 정부의 대응 조치를 소개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슈퍼노트는 지난 1989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처음 발견됐습니다.

기존에 보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완벽에 가까운 위조지폐였습니다.

후안 자라테 전락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최근 펴낸 ‘재무부의 전쟁’이란 책에서 미국 정부가 전세계에서 벌인 북한 위폐와의 추격전을 자세히 묘사했습니다.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테러 담담 부보좌관과 재무부 테러자금.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자라테 연구원은 마닐라에 이어 타이완, 예멘, 페루 등에서도 슈퍼노트가 쏟아져 나왔다고 회고했습니다.

각국 은행과 도박장 등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에 슈퍼노트를 진짜 화폐와 바꾸는 북한 관리들이 포착되는 등 위폐 유통 고리의 끝은 늘 북한 정권과 맞닿아 있었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북한은 1백 달러짜리 위조지폐를 외국인들에게 장당 70달러에서 80 달러에 판매하기도 했으며, 위폐 제작을 통해 연간 1천5백만에서 2천5백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자라테 연구원은 미국이 북한의 위폐 유통 뿐아니라 위폐 제작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재무부 산하 비밀경호국에 수사를 의뢰했고, 국제형사경찰기구 (인터폴)과도 적극 공조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지난 2005년 3월 론 노블 당시 인터폴 사무총장의 제안으로 인쇄기 등 지폐 제작기기를 북한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경고를 각국에 발령한 데 이어, 샘 보드먼 재무부 부장관이 직접 독일 인쇄기 회사에 서한을 보내 북한과의 연계성을 우려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같은 해 8월엔 미 법무부가 뉴저지 앞바다에서 선상 결혼식을 열어 이 행사에 초청한 관련 범죄 조직원 59 명을 체포하기도 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작전을 통해 마카오가 북한의 불법거래의 창구로 활용됐음이 확인됐습니다.

미국 정부가 세계 여러 은행 가운데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을 겨냥하는 단초가 된 사건이었습니다.

자라테 연구원은 당시 재무부와 국무부가 이 BDA 방식의 금융제재 추진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 정황도 구체적으로 기술했습니다.

BDA 방식은 지금까지 가장 효과적으로 북한 정권의 돈줄을 옥죈 금융 제재로 평가받지만, 당시 대북 협상을 주도했던 국무부 고위 인사들이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이행에 극심한 차질을 빚었다는 겁니다.

당시 미국은 BDA에 예금된 북한 자금을 직접 동결하는 대신 단순히 BDA를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했을 뿐이었는데 그 여파는 엄청났습니다.

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에 차질을 우려한 전세계 금융기관이 BDA와의 거래를 기피하자 마카오 당국이 나서서 북한 자금을 동결시키는 조치를 취했기 때문입니다.

자라테 연구원은 미국이 직접적인 제재를 가한 게 아닌만큼 제재 해재의 재량 또한 없었는데, 6자회담 진전에 집착한 국무부 인사들이 무리하게 북한 자금 반환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였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BDA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며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부차관보와 심한 갈등을 빚은 것으로 묘사했습니다.

자라테 연구원은 당시 미국이 BDA 조치의 효과를 극대화하지 못한 채 동결된 북한 자금을 조기에 반환함으로써 앞으로 비슷한 수단으로 북한을 다시 압박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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