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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스 배 억류 1년…가족·친구 "조속한 석방 기대"


지난달 11일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의 모친 배명희 씨가 평양을 방문해 아들을 만났다.
지난달 11일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의 모친 배명희 씨가 평양을 방문해 아들을 만났다.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가 북한에 억류된 지 어제 (3일)로 꼭 1년이 됐습니다. 석방을 애타게 기다려 온 가족과 지인들의 마음은 착찹하기만 합니다. 억류 1년을 맞은 배 씨에게 이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들어봤습니다. 백성원 기자입니다.

관광객들을 인솔해 함경북도 나진을 통해 북한에 들어간 케네스 배 씨가 북한 당국에 의해 체포된 건 지난 해 11월3일.

이후 배 씨의 어머니 배명희 씨는 아들의 신변에 행여 이상이 생길까 가슴을 졸이며 꼬박 1년을 기다렸습니다.

[녹취: 배명희 씨] “1년 동안이나 갇혀 있으니 얼마나 답답할까 생각하고 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굉장히 힘든 것 같아서 하루라도 빨리 서로 대화가 돼서 나왔으면 합니다.”

배명희 씨는 지난 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아들의 억류 1년을 맞아 북한 당국에 사면과 석방을 거듭 당부한다면서, 대신 용서를 구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녹취: 배명희 씨] "아들이 저지른 죄에 대해서 사과하고, 사면해서 돌려보내기만 바랄 뿐이죠. 선처를 바랄 뿐입니다.”

케네스 배 씨는 올해 4월 ‘반공화국 적대범죄 행위’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고, 수감생활 도중 건강 악화로 지난 8월 평양친선병원에 입원했습니다.

화면에 비친 아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배명희 씨는 지난 달 방북해 아들을 만나고 돌아왔습니다.

[녹취: 배명희 씨] “준호야, 여태까지 잘 버텨준 것 감사하고 자기가 처한 지금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볼 때 참 대견스럽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돌아왔다. 계속 나올 때까지 꿋꿋하게 잘 버텨주기 바란다.”

배명희 씨는 지난 1년 동안 아들의 억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석방 운동에 동참해 준 많은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특히 지난 2009년 3월 북한 당국에 체포돼 5개월 간 억류됐던 미국인 여기자 유나 리 씨의 지원과 위로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유나 리 씨는 그동안 케네스 배 씨에게 편지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배 씨의 석방을 촉구하는 동영상을 제작해 관련 집회 때 상영하기도 했습니다.

유나 리 씨는 지난 1일 ‘VOA’에,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으로서 배 씨와 가족들의 고통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유나 리 씨] “제가 그 곳에 140일 있으면서, 초침이 10배나 더 늦게 간다고 느껴지는 그 상황에서 배준호 씨가 혼자 1년이나 견디고 계신다는 게, 그 고통이 저한테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유나 리 씨는 케네스 배 씨가 매주 일요일이면 그동안 받은 1백30여 통의 편지를 모두 꺼내 반복해서 읽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세상과의 소통 창구가 편지 밖에 남지 않은 배 씨가 하루속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기원했습니다.

[녹취: 유나 리 씨] “하루도 제가 생활하면서 배준호 씨를 생각 안 하고 지나간 날이 사실 없거든요. 1주년을 기해서 미국 정부도 북한 정부와 함께 일을 해서 인도적인 차원에서 그 분이 빨리 집에 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케네스 배 씨의 억류 소식은 미국 각지에 흩어져 생활하던 배 씨의 친구들을 다시 하나로 묶는 끈이 됐습니다.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배 씨 가족을 위로하고, 언론 인터뷰와 정치인에 대한 탄원 등을 통해 친구의 석방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케네스 배 씨와 미 서부 오리건대학을 함께 다닌 데니스 권 씨는 결혼식 들러리를 설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던 친구의 조속한 귀환을 희망했습니다.

[녹취: 데니스 권 씨] “준호야, 하루라도 빨리 네가 석방되기를 기대한다. 빨리 나와서 같이 한 번 만나자. ”

지리한 기다림은 결국 1년을 넘었습니다.

아들을 만나기 위해 북한까지 다녀온 어머니와, 20년 넘게 우정을 이어온 친구들은 배 씨가 또 한번 이국땅에서 겨울을 날까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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