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문제에 합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하지만 양국의 주요 쟁점인 터키의 러시아 방공 미사일 도입 문제는 풀지 못했는데요. 자세한 소식 살펴봅니다. 이란에서 대통령 선거가 시작됐습니다. 우주인 3명을 태운 중국 우주선 선저우 12호가 우주정거장에 도착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과 터키 정상이 아프간 문제에 합의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7일 기자들에게 조 바이든 대통령의 첫 유럽 순방 성과와 진행 과정을 설명했는데요. 그 가운데 하나로 바이든 대통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만나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관련해 중요한 합의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이 철수한 이후, 카불 공항에 대한 안보 문제입니다. 카불 공항은 지금은 ‘하미드카르자이 국제공항’으로 명칭이 바뀌었는데요. 앞서 터키는 자금과 군수 물자, 정치적 지원을 받으면 카불 공항의 안전과 운영을 책임지겠다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그 부분에서 두 정상이 합의한 거군요?
기자) 네. 제이크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미군과 나토군의 지원 임무가 완전히 종료되고 철수한 이후, 공항의 안전을 위한 터키의 역할에 대해 자세하게 논의했으며, 이를 성사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향후 터키가 주도적으로 공항 안보를 책임질 것이며, 양국 실무팀이 최종 세부 사항을 손질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이 만난 게 나토 정상회담 때였나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는데요. 이때 에르도안 대통령과 개별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습니다.
진행자) 터키도 나토 회원국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터키는 1952년에 나토에 가입했습니다. 특히 터키는 냉전 시기, 최전선에서 소련의 남하를 저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동맹국인데요.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친 러시아 행보를 보이면서 회원국 안에서는 터키를 축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친러시아 행보라면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요?
기자) 대표적인 것으로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방공미사일 도입이 있습니다. 나토는 소련에 맞서 서방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만든 군사동맹체인데요. 터키의 러시아 무기 도입은 나토의 설립 이념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동맹국의 군사기밀이 러시아로 새 나갈 수 있다는 우려와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그 문제도 논의했습니까?
기자) 네. 설리번 보좌관은 두 정상이 S-400에 관한 문제를 의논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해결점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다만 양측이 이에 관한 대화를 계속 이어가기로 다짐했으며, 대화를 통한 후속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과 터키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기자) 터키의 러시아 S-400 도입에 미국은 F-35 첨단 미사일 판매 금지로 압박하고 있고요. 또 시리아 내전을 둘러싸고도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터키는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쿠르드족 반군에 공격을 가하고, 러시아와 공동 순찰을 하는 등 미국과 나토 동맹국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정부 들어와서는 어떤가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터키가 민감하게 여기고 있는 과거사와 관련해 처음으로 ‘아르메니아인 집단학살’이라고 공식 인정해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냉랭하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어떤 큰 돌파구가 마련될 거라는 기대는 매우 낮았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은 회담 후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 모두, 어떤 특별한 결과물은 없었지만, 첫 직접 대면 회담에 만족감을 나타냈습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터키의 인권 문제를 언급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무장 정파 탈레반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탈레반은 앞서, 터키가 카불 공항의 안보를 맡겠다고 제안하자, 지난해 2월 29일 미국과의 합의에 따라 터키를 포함한 어떠한 외국군도 아프간 영토에 남을 수 없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은 뭔가요?
기자) 설리번 보좌관은 탈레반이나 다른 세력이 카불 주변 서방 외교 공관 등을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을 심각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그래서 바로 지금 효과적이고 세밀한 보안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탈레반의 공개적인 위협이 “우리의 보안 노력을 방해하거나 저지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중동으로 가봅니다. 이란에서 대통령 선거가 시작됐군요?
기자) 네. 이란에서 18일, 임기 4년의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선거는 오전 7시부터 시작해 자정에 끝나는데요. 지역에 따라 유권자가 요청하면 2시간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현지매체 ‘테헤란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후보들이 나서고 있습니까?
기자) 대선을 이틀 앞두고 후보 3명이 사퇴하는 바람에 최종 4명의 후보로 좁혀졌는데요. 강경 보수 성향의 에브라힘 라이시 후보와 모센 레자에이 후보, 의사 출신의 아미르 후세인 가지자데 하셰미 후보, 그리고 중도 개혁파 압돌나세르 헴마티 후보입니다. 하지만 이미 선거 전부터 라이시 후보가 압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직 선거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예상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여론조사를 보면 라이시 후보의 지지율이 줄곧 압도적으로 우세합니다. 이란 국영 프레스 TV가 선거 전날인 1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라이시 후보는 약 69%의 지지율을 차지한 반면 나머지 3명은 한 자릿수에 그쳤습니다. 특히 4명의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개혁 성향인 헴마티 후보는 4.6%로 3위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라이시 후보는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올해 60세의 이란 사법부 수장이자 국가지도자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최측근으로 특히 1980년대 후반, 이란에서 5천 명 이상의 정치범 처형 사건을 주도한 위원회를 감독한 인물입니다.
진행자) 이란의 정권이 교체되면 지금 서방과 진행하고 있는 이란 핵 합의 협상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기자) 일단 4명의 후보 모두, 핵 합의 복원 협상은 지지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강경보수 성향의 라이시 후보가 승리할 경우, 핵 합의 복원 협상은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이스라엘도 최근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가 이끄는 강경파 정부가 들어섰기 때문에 중동 지형에도 적지 않은 긴장이 예상됩니다.
진행자) 이란은 대통령 직선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8세 이상 성인은 투표권을 갖고 대통령을 직접 뽑습니다. 하지만 이슬람 규범과 헌법 해석 권한을 갖는 이슬람 헌법수호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통해야 대통령 후보로 출마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대선의 투표율은 어느 정도나 나올까요?
기자) 매우 저조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와 이미 승자 윤곽이 나온 상태기 때문인데요. 여론 조사 결과, 이번 대선 투표율은 44% 정도로 예상됐습니다. 이번 선거에 등록한 유권자는 약 5천900만 명인데요. 역대 최저 투표율이 예상되자,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적극적인 투표를 독려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투표 결과는 언제쯤 알 수 있습니까?
기자) 이르면 19일 낮에는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일 50% 이상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최다 득표 2명이 일주일 뒤, 결선 투표를 치러야 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 유인우주선이 우주정거장에 도착했군요?
기자) 네. 우주인 3명을 태운 중국 우주선 선저우 12호가 17일 우주정거장에 도착했습니다. 선저우 12호는 이날 창정-2F 로켓에 실려 중국 북서부 고비사막에 있는 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됐는데요. 발사 6시간 뒤에 우주정거장에 도착했습니다.
진행자) 선저우 12호가 도착한 곳이 러시아가 운영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ISS가 아니고, 중국이 만들어 쏘아 올린 우주정거장입니다.
진행자) 우주인들이 우주정거장에 얼마나 머무는 겁니까?
기자) 네. 우주인들은 앞으로 석 달 동안 우주정거장에 머뭅니다.
진행자) 앞으로 석 달 동안 우주인들이 이곳에서 무슨 일은 하는 건가요?
기자) 네. 궤도에 올려놓은 우주정거장 주 동체인 톈허 모듈이 가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주된 임무입니다. 또 우주인들은 우주 유영이나 과학 실험 등도 병행할 예정입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무인 화물선을 우주정거장에 보냈는데요. 이 화물선은 우주인들이 먹을 식량과 연료 등을 싣고 갔습니다.
진행자) 중국 우주정거장 건설이 마무리된 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톈허 모듈만 지난 4월에 우주 궤도에 올려놓은 상태입니다. 앞으로 과학실험실이나 우주망원경 등 나머지 모듈을 차례로 발사해서 동체에 합체하는데요. 이를 위해 무인 화물선과 유인우주선을 계속 발사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까지 유일한 우주정거장이었던 ISS가 곧 운영을 중단하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오는 2024년에 운영을 중단합니다. 그러면 중국 우주정거장이 유일한 우주정거장이 되는 건데요. 중국 우주정거장은 10년 동안 운영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이번에 중국 우주정거장에 들어간 사람들이 누구입니까?
기자) 네. 녜하이성, 류보밍, 탕훙보 씨 등 3명인데요. 모두 공군 출신입니다. 이 가운데 녜하이성은 올해 56세로 중국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우주인입니다. 또 녜하이성과 류보밍은 이미 우주선에 탔던 경험이 있는데요. 탕훙보는 우주선 탑승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우주굴기’라는 말이 있듯이 중국이 최근 우주 탐사에서 눈길을 끄는 행보를 보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에 무인우주선을 달 표면에 착륙시킨 뒤에 달 암석을 지구로 가져오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 최근에는 무인탐사선을 화성 표면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민간 우주회사인 블루오리진이 우주 관광을 시작한다는 소식도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우주여행 자리를 두고 경매가 있었는데요. 무려 2천 800만 달러에 낙찰됐습니다. 7월에 있을 이 우주여행에는 블루오리진 창립자이자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 설립자인 제프 베조스 씨도 참여합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 기사는 Reuters 통신을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