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 톈진에서 미국과 중국 간 고위급 대화가 열렸습니다. 약 4개월 만에 열린 양국의 고위급 대화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10년 전 중동 지역에 ‘아랍의 봄’을 촉발했던 튀니지가 또다시 정국 혼란에 빠졌습니다.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자격을 유지하게 됐다는 소식과 도쿄올림픽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회담부터 살펴보죠.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중국을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이 26일 중국 톈진에서 중국 고위 관리들을 만났습니다. 셔먼 부장관은 이날(26일) 저녁,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은 두 나라가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양국 간의 충돌을 추구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셔먼 부장관은 미국 국무부의 2인자죠?
기자) 맞습니다. 또 지난 1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이래 중국을 찾은 미국 행정부 관리로서는 가장 직위가 높은데요. 셔먼 부장관은 지난주 아시아 순방길에 나서 일본, 한국, 몽골을 거쳐, 25일 저녁 중국 톈진을 찾았습니다. 셔먼 부장관의 중국 방문 일정은 나중에 발표된 겁니다.
진행자) 셔먼 부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간에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미국 국무부가 26일,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 명의의 보도문을 내놨는데요. 국무부는 보도문에서 셔먼 부장관과 왕이 부장이 다양한 문제에 관해 진솔한 토론을 했으며, 양국 간에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열어두는 것의 중요성을 피력했다고 밝혔습니다. 셔먼 부장관은 동시에 홍콩의 민주주의 탄압, 신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집단 학살과 반인도적 범죄, 티베트 소수민족 인권 탄압, 언론 자유 축소, 신종 코로나 대응, 사이버 공간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에도 미국 정부가 중국의 사이버 공간 활동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호주, 캐나다 등 동맹국들이 지난주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중국의 사이버 공격을 강력히 비판했는데요. 백악관은 공동 성명에서, 중국이 사이버 공간에서 벌이는 악의적 활동이 동맹국의 국가안보와 경제에 상당한 위협을 가한다면서 이에 대응하는 조처를 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국무부는 보도문에서 셔먼 부장관이 타이완해협과 동중국해, 남중국해 등지에서 중국의 활동에 대해서도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셔먼 부장관도 직접 트위터에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셔먼 부장관은 26일 회의를 마친 후 트위터에 왕이 부장과 나란히 함께 한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는데요. 셔먼 부장관은 왕이 부장에게, 건전한 경쟁과 인권과 민주적 가치 보호, 모두에게 유익한,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 강화에 대한 미국의 다짐에 대해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이번 회담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중국 외교부는 앞서 셔먼 부장관과 셰펑 외교부 부부장과의 회담 후 발표한 자료에서, 양국 관계가 경색 국면에 빠진 것은 미국 탓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중국 국영 TV는 셔먼 부장관과 셰펑 부부장이 아직 회담 중일 때 셰펑 부부장의 발언을 공개했는데요. 셰펑 부부장은 미국의 일부 인사들이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삼았기 때문에 양국 관계가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미국은 중국을 악마화하고 미국 내 모든 불만을 중국 탓으로 돌리려 한다며 거친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진행자) 양국 관계가 교착 국면에 놓인 게 제법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양국이 이른바 고율 관세를 주고받는 무역 전쟁을 벌이면서 껄끄러워지기 시작했는데요.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를 중국으로 지목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정부가 출범한 후에도 양국 관계가 잘 풀리지 않는 모양입니다.
기자) 네. 바이든 정부는 현재 중국과의 건전한 경쟁과 협력 관계를 지향하고 있지만, 중국의 인권 문제나 홍콩 자치권 침해 등은 별도로 취급하는 식의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셰펑 부부장은 대항과 억제가 미국이 추구하는 본질이고, 경쟁과 협력은 말속임일 뿐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정부가 중국과의 협력을 모색하는 분야는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북한과 이란 핵 문제, 그리고 기후 변화 대응 문제 등입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보도문에서, 셔먼 부장관이 이 밖에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마약 대응 등의 문제에서도 국제적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AP 통신은 미국 정부 관리들이 이번 회담의 목표에 대해 구체적인 의제를 협상하는 것보다는 양국 간에 고위급 대화 채널을 열어두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아직 양국 정상 간에 회담도 없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한 이래, 세계 주요 지도자들을 대부분 만났습니다. 지난 6월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 정상회의와 브뤼셀 나토 정상회담 참석 등을 통해 서방 주요 국가 정상들을 만났고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스위스에서 만난 바 있습니다. 또 한국이나 일본, 아프가니스탄 지도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아직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지금 양국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물밑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양국 관리들 모두 두 정상이 적절한 시점에 접촉할 것이라고 시사해왔는데요. 애초 이번 회담에서 논의가 있을 거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의제로 다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일각에서는 10월 말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 때 두 정상이 별도의 회담을 가질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중동으로 가봅니다. 튀니지 정국이 다시 혼란스럽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0년 전 이른바 ‘아랍의 봄’의 출발점이었던 튀니지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대통령이 총리를 전격 해임하고 의회 기능을 정지시키면서 정국이 또다시 혼란에 빠졌습니다.
진행자) 대통령이 왜 총리를 해임한 겁니까?
기자) 총리 해임은 시위대의 요구사항입니다. 최근 튀니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과 경제 상황 악화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5일에도 수도 튀니스와 일부 지역에서 이에 불만을 품은 시민들의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튀니지’ 하면 ‘아랍의 봄’을 촉발한 나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아랍의 봄이란 게 뭔지 잠깐 짚어주시죠.
기자) 네. 2010년 12월에 튀니지의 한 남성이 부패한 경찰의 단속으로 생계에 위협을 당한 데 항의해 분신자살했습니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튀니지 국민은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에 나섰는데요. 그 결과 1987년부터 20여 년간 튀니지를 독재 통치했던 제인 엘아비디네 벤 알리 대통령이 물러났습니다. 이 민주화 운동은 튀니지에 그치지 않고, 이듬해, 이집트, 알제리, 리비아 등 다른 아랍 국가로 확산하면서 ‘아랍의 봄’이라고 불렸습니다.
진행자) 그 가운데서도 튀니지는 모범 사례로 꼽혀왔죠?
기자) 맞습니다. 이집트에서도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졌고, 리비아에서도 무아마르 가다피 정권이 축출되는 등 일부 국가에서도 성공하는 듯 보였는데요. 하지만 이들 국가는 이후 군사 쿠데타나 내전이 일어나면서 여전히 혼란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튀니지는 지난 2018년 5월 지방선거를 실시하고, 2019년 대선을 치르는 등 실질적으로 민주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튀니지도 지금 정국이 불안정해지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이 의회 정지와 총리 해임을 발표하기 전인 25일 오전에도 대규모 시위가 있었습니다. 시위대는 의회 앞에 모여서 집권당인 엔나흐다와 하셈 메시시 총리 반대를 외치는 구호를 외쳤는데요. 이들은 이날 저녁 대통령의 총리 해임 발표가 나오자 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국기를 흔들며 환호했습니다.
진행자) 사이에드 대통령은 이런 결정에 대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네. 사회적 혼란으로 더 확산하지 않고 평온을 되찾기 위해 튀니지 헌법에 따라 의회 기능을 정지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이에드 대통령은 튀니지의 헌법은 의회 해산을 허용하지는 않지만 “임박한 위험”이 있을 때는 기능 정지를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러면서 자신이 앞으로 임명할 새 총리의 도움을 받아 행정권을 넘겨받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또 의회의 기능이 정지되면서 의원들의 면책 특권도 사라진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튀니지 정치권은 대통령의 조치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집권당인 엔나흐다는 성명을 내고, 사이에드 대통령의 결정은 헌법과 엔나흐다 당원들, 튀니지 국민과 아랍의 봄 혁명 정신에 반하는 쿠데타라고 반발했습니다. 라체드 간누치 엔나흐다 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의정 활동을 계속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진행자) 의사당 건물 진입은 가능한 겁니까?
기자) 대통령의 발표 후 군용 차량이 의회 건물을 에워싸고 있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사이에드 대통령은 만일 누구든 무기에 의존하고, 총을 쏘려 한다면 군은 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 사태가 결국 정국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는 양상인데, 지금 튀니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발표 기준으로 26일 현재, 누적 확진자는 약 57만 명, 누적 사망자는 1만8천6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백신 상황은 전체 인구의 약 7% 정도만 접종을 마쳤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대산호초, 대보초라고도 하는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자격을 유지하게 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으로 분류하지 않기로 최근 결정했습니다. 유네스코는 해당 문제를 결정할 투표를 2022년까지 하지 않도록 했는데요. 이로써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세계유산 자격을 유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뭔가요?
기자) 네.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1972년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에 따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된 유산을 말합니다. 인류의 보편적이고 뛰어난 가치를 지닌 각국의 유산을 등재하는데요. 세계유산에는 문화유산, 자연유산 그리고 문화와 자연의 가치를 함께 담고 있는 복합유산이 있습니다.
진행자)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호주 근해에 있는 산호초 지대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곳은 호주 북동쪽 해안에 있는 거대 산호초 지대입니다. 둘레가 2천300km에 달하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산호초 군집인데요. 유네스코는 지난 1981년에 이곳을 세계유산으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유네스코가 이곳을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으로 분류하려 했던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기후변화가 가져온 수온 상승으로 최근 몇 년간 대규모 백화현상이 잇따라 나타나면서 산호가 급격하게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호주연구협의회(ARC)는 1995년 이후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산호초 면적이 절반가량 사라졌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보도를 보니까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관리하는 호주 정부는 유네스코가 이곳을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으로 분류하는 것에 반대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곳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뒤에 막대한 관광 수입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보려고 매년 50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고요. 또 이곳에 연관된 일자리가 7만 개에 달합니다. 그래서 호주 정부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세계유산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 맹렬하게 로비를 펼쳤습니다.
진행자) 호주 정부가 유네스코를 어떻게 설득한 겁니까?
기자) 네. 호주 정부는 현재 산호초 보호를 위해 크게 투자하고 있고 산호초를 위협하는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유네스코가 역시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일본 군함도에 대해 눈길을 끄는 결의안을 냈죠?
기자) 그렇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군함도 세계유산 등재 당시 권고한 후속 조처를 일본 정부가 이행하지 않은 데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내고 충실한 이행을 촉구하는 결정문을 최근 채택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과거 일본 식민지 시절 군함도에서 한국인들이 강제노동에 동원됐다면서 이곳을 세계유산에 올리는 것을 반대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이런 사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조처를 하겠다고 약속한 덕에 군함도가 세계유산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네스코는 일본이 이런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끝으로, 도쿄올림픽 대회 소식 잠깐 짚어주시죠.
기자) 지난 23일 개막한 도쿄올림픽대회가 올림픽 사상 최초로 관중없이 치러지고 있는데요. 26일 경기에서는 일본 역대 최연소 금메달 선수가 나왔습니다. 올해 대회에서는 스케이드보드 스트리트 종목이 처음 채택됐는데요. 이 종목에서 올해 13살의 일본 국가대표 니시야 모미지 선수가 금메달을 거머졌습니다.
진행자) 미국팀의 성적도 볼까요?
기자) 네. 미국은 현재 금메달 7개, 은메달 3개, 동메달 4개를 얻었습니다. 미국팀은 25일 전통적으로 강세인 수영에서 체이스 케일리시 선수가 첫 금메달을 획득했는데요. 반면 일명 ‘드림팀’이라고 불리는 미국 남자농구팀이 조별리그 1차전에서 프랑스에 76대 83으로 패하는 이변을 일으켰습니다. 미국 남자농구팀이 올림픽에서 진 건 지난 2004년 아테네 대회 준결승에서 아르헨티나에 패배한 후 1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미국 농구팀은 28일, 이란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릅니다. 한편 한국은 양궁 전 종목 석권을 노리고 있는데요. 혼성단체전과 남, 녀 단체전 등 3개 종목에서 이미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로이터'와 'AP' 통신을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