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유엔이 이란 등 분담금을 내지 않은 7개국에 대해 총회 투표권을 정지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초기 대응을 비판한 국제 독립조사단의 중간 평가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중국 경제가 지난해 2.3% 성장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란이 유엔 총회 투표권을 상실했다고요?
기자) 네. 이란이 밀린 유엔 분담금을 내지 못해 총회 투표권을 정지당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8일, 볼칸 보즈키르 유엔총회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이같은 사실을 통지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밀린 분담금이 얼마나 되나요?
기자) 약 1천620만 달러가 밀려 있다고 합니다. 유엔 헌장은 회원국이 2년 이상 분담금을 내지 않으면 투표권을 정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 외에 투표권이 정지된 나라들이 더 있다고요?
기자) 네. 니제르, 리비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 남수단, 짐바브웨인데요. 이란 빼고는 모두 아프리카 국가들입니다. 당초 유엔은 이들 7개국 외에, 다른 3개국도 투표권 정지를 검토했는데요. 하지만 이들 국가는 그대로 투표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다른 3개국이라면, 어떤 나라들이죠?
기자) 인도양의 작은 섬나라 코모로와 아프리카 소국 상투메 프린시페, 그리고 동아프리카 국가 소말리아입니다. 이들 3개국은 여전히 분담금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국가 재정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투표권을 계속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유엔의 1년 예산이 어느 정도나 되죠?
기자) 유엔의 한 해 예산은 약 32억 달러고요. 유엔 산하 평화유지군 예산은 별도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유엔 평화유지군 일 년 예산은 약 65억 달러입니다.
진행자) 유엔 회원국의 분담금은 어떻게 책정되는 건가요?
기자) 각 회원국의 국민 소득과 외채 등 객관적인 경제지표를 근거로 유엔 총회가 나라별로 분담금을 결정하고요. 이렇게 모인 예산으로 전 세계 인도주의 활동과 직원 임금 등 한 해 살림을 하게 됩니다.
진행자) 그럼 어느 나라가 유엔 분담금을 많이 내나요?
기자) 유엔 분담금을 가장 많이 내는 나라는 미국입니다. 유엔 예산의 약 22%를 미국이 내고 있습니다. 이어서 중국이 약 12%, 일본 8.5%, 독일 약 6% 정도입니다. 이들 4개국이 유엔 예산의 거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진행자) 이란은 밀린 분담금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수년간 이란은 유엔에 분담금을 계속 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분담금으로 지정되어 있는 돈이 미국의 제재로 지금 한국에 있는 은행 2곳에 동결돼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은행에 묶여 있는 돈이 이란이 한국에 수출한 원유 대금이라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한국의 은행 2곳에 70억 달러의 이란 원유 수출대금이 동결돼 있습니다.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현재 한국, 유엔 측과 동결 자금을 분담금으로 내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티브자데 이란 대변인은 또, 이 분담금이 미국의 은행을 거치면 다시 동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유엔이 다른 안전한 송금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측은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한국 정부도 이란의 밀린 분담금을 동결자금에서 송금할 방법이 있는지 유엔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서 이란이 동결자금을 백신 구매 대금으로 쓰겠다는 의사도 밝혔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이란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평한 백신 구매와 분배를 위해 설립한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백신 확보 노력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한국에 동결되어 있는 자금을 이 백신 구매 대금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놓고 한국, 유엔 측과 협의해왔습니다. 인도주의적 사안이라 미국 재무부의 특별 승인은 받았지만, 아직 최종 결론은 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금 한국과 이란은 또 다른 문제로도 얽혀져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달 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한국 국적 유조선이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습니다. 해양 환경을 오염시켰다는 이유였는데요. 한국 정부 대표단이 이란에 급파돼 협상을 벌였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란은 동결자금 문제와 선박 나포 사건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소식 살펴볼까요?
기자) 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초기,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이 좀 더 신속한 대응에 나서야 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국제 독립 조사위원회 ‘IPPR’은 18일 두 번째 중간 평가서를 발표하고, WHO와 중국의 대처를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IPPR이 어떤 조직이죠?
기자) 지난해 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조사하고 평가하기 위해 만든 독립조사단입니다. 정식 명칭은 ‘팬데믹(대유행) 준비와 대응을 위한 독립패널’인데요. 헬렌 클라크 전 뉴질랜드 총리와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엘렌 존슨 설리프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이 공동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진행자) IPPR이 보고서에서 구체적으로 WHO와 중국의 어떤 점을 지적했습니까?
기자) WHO와 중국의 늑장 대응을 비판했습니다. IPPR은 2019년 12월 12일부터 29일 사이 중국 우한에서 첫 감염 사례가 발견됐는데도 12월 31일까지 WHO에 보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중국이 다음 해 1월 23일 우한시를 봉쇄했을 때는 이미 일본, 한국, 태국, 미국 등지로 바이러스가 확산한 후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WHO가 펜데믹(대유행) 선언을 늦게 한 것도 그동안 논란이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WHO는 지난해 3월 11일에서야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는데요. 보고서는 WHO가 2019년 12월 말 첫 보고를 받고도 한 참 후인 1월 22일 긴급 위원회를 소집했고, 그때도 펜데믹 선언을 하지 않고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IPPR의 이번 보고서가 두 번째 보고서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IPPR의 첫 번째 중간 평가 보고서는 지난해 나왔고요. 최종 보고서는 오는 5월 나올 예정입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출현한 지 1년이 넘어가고 있는데요. 지금 전 세계 코로나 현황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19일 현재, 전 세계 코로나 감염자는 약 9천560만 명, 사망자는 204만 여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좀 더 구체적인 통계를 볼까요?
기자) 네. 전 세계에서 피해가 가장 큰 나라는 여전히 미국으로, 미국은 2천400만 명 넘게 감염됐고, 39만 9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미국 다음으로 사망자가 많은 나라는 브라질로, 약 21만 명이 코로나바이러스로 목숨을 잃었고요. 이어서 인도가 3위로, 15만2천여 명이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각국의 백신 공급 상황은 어떻게 되고 있나요?
기자) 영국과 미국,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이스라엘, 터키, 인도와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여러 나라가 우선 대상자들을 상대로 백신 접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왜 안전성 논란이 벌어지는 거죠?
기자) 최근 이스라엘, 독일, 노르웨이 등지에서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특히 노르웨이에서는 백신을 맞은 후 20여 명이 사망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고령자들로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노르웨이 보건당국은 백신과 사망의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고 발표했는데요. 그러나 고령자와 말기 환자의 접종 자제를 권고하는 등 좀 더 상세한 접종 지침을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WHO 사무총장이 국제적인 백신 보급 현황을 지적했다고요?
기자) 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백신 보급이 부자 나라들로 편중되는 상황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18일, 지금 전 세계는 윤리적 실패의 벼랑에 서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 집계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8일 발표했는데요.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2.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한 나라의 경제성장률은 보통 GDP에 근거합니다. ‘로이터통신’ 전망으로는 2% 성장이었으니까 전망치보다 좋게 나왔습니다.
진행자) 2.3% 성장이라면 중국 경제가 나름대로 선방한 셈이죠?
기자) 물론입니다. 지난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모든 나라 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중국 경제도 이 여파로 지난해 1분기에 6.8% 역성장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도 결국 ‘+(플러스)’ 성장을 끌어냈습니다. 주요 경제국들 가운데 플러스 성장한 나라는 중국이 유일합니다.
진행자) 전해인 2019년엔 중국 경제가 얼마나 성장했나요?
기자) 네. 국가통계국 집계로는 6.0% 성장이었습니다. 이전 집계치는 6.1%였는데요. 미국이 매긴 보복관세의 영향으로 제조업 분야가 타격을 받으면서, 0.1% P 하향 조정됐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4분기에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많이 회복했죠?
기자) 네. 6.5% 성장이었는데요. 이것도 전문가들 예상을 상회한 겁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지난해 경제 회복을 위해 투자 같은 전통적인 수단보다는 내수 진흥에 힘쓰겠다고 강조했었는데요. 이 항목은 실적이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내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소매 판매가 지난해 3.9% 줄었습니다. 중국 소비자들이 여전히 지갑 열기를 주저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래도 지난해 4분기엔 소매 판매가 4.6% 증가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온라인 소비재 매출은 14.8%로 비교적 가파르게 성장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GDP의 54.3%를 차지했는데요. 2019년에 이 비율은 57.8%였습니다. 몇몇 전문가는 2021년 소매 매출이 지난해 수준에서 10% 이상 성장하리라 전망했습니다. 참고로 미국 경제 같은 경우 소비가 전체 경제의 2/3를 차지합니다.
진행자) 올해 중국 경제 앞에 놓인 변수라면 어떤 것들을 들 수 있을까요?
기자) 역시 코로나바이러스가 큰 변수 가운데 하나입니다. 중국 국가통계국 측은 코로나 재확산이 중국 경제에 불확실성을 높였다고 지적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처럼 중국이 이런 상황을 제어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