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전 세계 곳곳에서 델타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은 오는 19일 ‘자유의 날’을 선포할 예정입니다. 이란이 농축 금속 우라늄 생산을 위한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국경없는기자회가 언론을 탄압하는 나라의 지도자들 명단을 공개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영국이 조만간 ‘자유의 날’을 선포한다고요?
기자) 네. 영국 정부가 오는 19일, 그동안 해왔던 코로나 방역 조처를 풀고 이른바 ‘자유의 날’을 선포할 예정입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고, 해제 조처에 대한 개요를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영국은 전 세계 선진 주요 국가들 가운데서는 가장 먼저, 또 가장 심각하게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나라 가운데 하나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은 지난해 초, 이탈리아, 스페인 등과 함께 유럽에서는 가장 일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진 나라였는데요. 하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간과해 초기 방역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존슨 총리 자신도 확진 판정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을 만큼 긴급한 시기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은 방역 조처를 해제할 만큼 안정권에 접어들었나 보군요?
기자) 현재 영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종인 인도발 ‘델타’ 바이러스가 새롭게 확산하는 모양새입니다. ‘영국공중보건국(PHE)’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델타 변이 바이러스 누적 감염자 수는 약 16만 명에 달하는데요. 전주보다 46%가량 늘어나는 등 가파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영국 정부가 규제를 풀기로 한 어떤 기준이라도 있습니까?
기자) 영국 정부는 높은 백신 접종률을 들고 있습니다. 존슨 총리는 연설에서, 현재 영국민의 절반 이상이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쳤다면서, 코로나 백신이 사망률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경제를 다시 개방하고 사업장의 문을 열 때가 됐다고 역설했습니다.
진행자) 영국민의 백신 접종률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4일 기준, 적어도 한 차례 접종을 마친 사람은 68%,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50%를 약간 넘겼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보급되고 있는 백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개발된 건데요. 이게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는 건가요?
기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의학계에서도 여러 의견이 있는데요. 현재의 백신을 맞아도 델타나 델타 플러스 등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이 중중이나 사망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훨씬 적다는 게 각국 정부나 보건 당국자들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그럼 19일부터 규제 조처가 풀리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고요. 1m 이상 거리 두기 등의 규제도 해제됩니다. 또 식당이나 극장, 스포츠 경기장 등의 수용 인원 제한 지침도 해제될 전망인데요. 하지만 의학계는 물론, 정부 내에서도 델타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습니다. 영국 정부는 오는 12일, 최종적으로 해제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반면 호주에서는 방역 조처를 연장한다는 소리가 들리네요?
기자) 네. 호주도 지금 델타 바이러스 확산세가 커지고 있는데요. 호주 최대 도시 ‘시드니’가 있는 뉴사우스웨일스주 정부가 7일, 시드니에 내려졌던 봉쇄 조처를 일주일간 연장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시드니 주민들은 오는 16일까지, 운동과 생필품 구매, 업무 등 필수 활동을 제외하고는 집에만 머물러야 합니다.
진행자) 미국도 델타 바이러스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고요?
기자) 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발표에 따르면 최근 신규 확진자의 51% 정도가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델타 바이러스 감염의 80% 이상은 미주리, 캔자스, 아이오와 등 중서부와 남부 주들이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들 주는 특히 백신 접종률이 매우 낮아 당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한국도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면서 이틀 연속 1천 명대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 등 인구과밀 지역인 대도시는 물론 훈련소에서도 집단 감염사례가 나타나면서 당국이 초긴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백신 접종률은 현재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5일 기준, 적어도 1차례 접종한 사람은 전체 인구의 30%가 채 안 되고요.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10%를 약간 웃돌면서 더딘 상황인데요. 최근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로부터 유통기한이 임박한 화이자 백신 70만 회분을 먼저 받고, 나중에 이를 돌려주기로 했습니다. 한편 올림픽대회를 앞두고 최근 코로나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일본은 도쿄도에 긴급사태를 다시 선포하기로 가닥을 잡고, 8일 이를 공식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중동으로 가봅니다. 이란이 농축 금속 우라늄 생산에 착수한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네. 이란이 6일, 농축 금속 우라늄 제조를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밝혔습니다. 이로써 이란 핵 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은 더 불투명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금속 우라늄도 핵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금속 우라늄은 원자로의 연료인 우라늄을 금속 형태로 만든 것으로 잠재적으로 핵무기를 만들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우라늄 농축 농도도 중요한데 금속 우라늄 농도를 어느 정도로 하는지도 알려졌습니까?
기자) 네. IAEA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이란은 U-235 농도를 20%까지 농축한 우라늄 금속을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IAEA는 이날 성명에서, 이란이 U-235 농도를 20%까지 농축한 산화우라늄(UO2)을 이스파한 연구소로 옮긴 후, 이를 다시 사불화우라늄(UF4)으로 전환해 금속우라늄을 만들겠다고 통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란 핵 합의 사항에 어긋나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5년 미국을 비롯한 주요 6개국과 이란이 체결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즉 이란 핵 합의에 따르면 이란은 우라늄을 최대 3.67% 농도까지만 농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핵무기 연료도 사용될 수 있는 금속 우라늄 생산에 관여하거나 연구 개발을 해서는 안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미 이란은 앞서도 금속 우라늄 관련 활동을 했죠?
기자) 맞습니다. 이란은 올해 초, 금속 우라늄을 기반으로 한 연료 연구를 시작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7일, 이란은 이미 올해 소량의 농축되지 않은 우라늄 금속을 생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의 이런 움직임에 미국 정부는 어떻게 반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이란이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6일) 기자들에게 “생산적이고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핵 합의 복원을 위해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의 이 같은 행동은 유감스러운 퇴행”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은 즉각 “벼랑끝 전술"을 버리고, 진정한 대화를 위해 협상장에 복귀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핵 합의 당사국들은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이번 협상을 적극 중재하고 있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 3개국은 공동성명을 내고, 이란의 결정에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도미니크 랍 영국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이란의 금속 우라늄 연구와 개발에 대해 ‘민수용’이라는 신뢰를 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핵 합의 복원을 위한 다음 협상 날짜는 잡혔습니까?
기자)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란 핵 합의 당사국들은 지난 4월부터 협상을 시작했는데요. 이란 대선 결과 발표 다음 날인 지난달 20일 6차 회의를 끝으로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당시 각국 대표들은 다음 날짜도 잡지 않고 당일 본국으로 돌아갔는데요.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6일 이와 관련해, 미국은 협상을 언제까지 끝내야 한다는 시간표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국제 언론 감시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 Reporters Without Borders)’가 눈길을 끄는 명단을 발표했군요?
기자) 네. RSF는 언론을 탄압하는 나라의 지도자들 명단을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번 ‘언론자유 약탈자’ 명단에는 모두 37명이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이 명단은 매해 나오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2001년에 처음 나왔는데요. 그동안 2016년에 나온 게 마지막이었는데, 이번에 5년 만에 새 명단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이 명단에 들어간 사람들이 자국 언론을 탄압하는 지도자들이라고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검열 기관을 설립하거나 자의적인 언론인 체포, 그리고 언론인들을 겨냥한 폭력을 직간접적으로 사주하는 등 언론 자유를 짓밟은 지도자들이라고 RSF는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명단에 구체적으로 누가 이름을 올렸습니까?
기자) 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그리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이 들어갔습니다. 여기에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올라간 것이 눈에 띄는데요. RSF는 김 위원장을 “감시, 억압, 검열, 선전을 기반으로 하는 전체주의 정권의 최고지도자”라고 표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명단에 누가 새로 들어갔나요?
기자) 네. 모두 17명이 새로 명단에 올랐습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사람으로는 모하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그리고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등입니다.
진행자)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최근 유럽연합(EU)과 마찰을 빚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헝가리 집권당이 최근 성 소수자들 권리를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논란이 됐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EU가 오르반 총리를 비난한 바 있습니다. RSF는 오르반 총리가 지난 2010년에 집권한 이후 지금까지 언론을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탄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명단에 여성 지도자들도 있습니까?
기자) 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가 있습니다.
진행자) 람 장관은 홍콩 민주화 운동 탄압에 관여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RSF는 람 장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꼭두각시임을 증명했고, 언론에 대한 탄압 정책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밖에 RSF는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가 디지털보안법을 통해 언론인들을 체포하는 등 언론을 탄압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이 ‘언론자유 약탈자’ 명단에 오랜 기간 빠지지 않고 계속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죠?
기자) 네. 2001년에 해당 명단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름이 있는 사람이 모두 7명입니다. 이 중에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등이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로이터 통신을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