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습니다. 유럽연합(EU)이 미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여기에 미국은 강한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전 세계 밍크 농장에 생물보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6주 동안 계속된 전쟁을 끝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그리고 러시아가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둘러싼 군사 분쟁을 끝내기로 하는 합의안에 9일 서명했습니다. 이 조처는 현지 시각으로 10일 새벽 1시부터 발효됐습니다.
진행자) 그럼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이제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이번 전쟁 기간 아제르바이잔이 점령한 지역은 아제르바이잔이 점유합니다. 아르메니아군은 앞으로 몇 주 동안 인근 지역에서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제한 없이 양측이 포로를 교환하는 방안도 이번 합의에 들어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이 원래 아제르바이잔 영토 아닙니까?
기자) 말씀하신 대로 국제사회는 이곳을 아제르바이잔 영토로 간주합니다. 하지만, 이 지역은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다수입니다. 그래서 이곳에 사는 아르메니아인들이 아제르바이잔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아제르바이잔은 이슬람 국가고, 아르메니아는 기독교 일파인 그리스 정교를 믿는 나라입니다.
진행자) 두 나라가 과거에도 큰 전쟁을 치른 적이 있었죠?
기자) 네. 지난 1994년에 전쟁이 있었는데, 당시에 약 3만 명의 사상자가 났었습니다. 두 나라는 모두 구소련 공화국이었는데요. 지난 1991년에 소련이 무너지고 모두 독립했습니다. 그런데 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두고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장기간 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종전 합의에는 러시아도 참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이웃 나라인 아르메니아와 군사동맹 관계로 아르메니아 안에 러시아군 기지가 하나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번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정을 중재했을 뿐만 아니라 합의에 직접 서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TV로 방송된 연설에서 전선을 순찰할 평화유지군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군이 평화유지군으로 현지에 파병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국방부 장관도 병력 약 1천900명을 보낼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실제로 러시아군과 장갑차를 실은 수송기가 9일 카라바흐로 출발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반면 아제르바이잔은 같은 이슬람 나라인 터키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터키는 형제 나라인 아제르바이잔을 도울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는데요.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터키도 평화유지군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이번 종전 합의 전에도 여러 번 휴전에 합의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휴전 합의에도 계속 전투가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최근에는 아르메니아가 전투에서 불리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네. 아제르바이잔군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도시를 점령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수도와 가깝고요. 또 아르메니아로 이어지는 교통로인 탓에 전황이 아르메니아 측에 불리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또 아제르바이잔군이 러시아군 헬기를 격추해서 2명이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전쟁으로 사상자도 상당한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하지만, 정확한 사상자 통계가 없습니다. 다만, 나고르노-카라바흐 현지 당국은 군인 약 1천200명이 전사하고 민간인 사상자도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아제르바이잔 쪽 전사자는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아르메니아의 공격으로 민간인 8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만 밝혔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전쟁으로 5천 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지난달 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가 이번 전쟁을 상당히 걱정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아르메니아 뒤에는 러시아가 있고, 아제르바이잔 뒤에는 터키가 있어서, 국제사회는 러시아와 터키가 개입하는 것을 상당히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사이 군사 분쟁이 국제전으로 번지는 것을 우려한 거죠?
기자) 맞습니다. 실제로 터키는 아제르바이잔을 군사적으로 도울 수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종전 합의에 대해 당사자들 쪽에서는 어떤 말들이 나왔나요?
기자) 네.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종전 합의가 역사적으로 중요하고 아르메니아가 항복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아르메니아 총리는 종전 합의가 전황 분석과 전문가들과의 논의에 근거했다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이번 합의가 승리도 패배도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유럽연합(EU)이 미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EU는 4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산 상품과 서비스에 10일부터 보복관세를 부과한다고 9일 발표했습니다. EU가 부과한 관세는 미국 정부가 보잉사에 보조금을 지급한 것에 대한 징벌적 관세입니다. 지난달 세계무역기구(WTO)는 EU가 미국에 보복관세를 매기는 것을 허용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미국 보잉사는 비행기를 만드는 업체죠?
기자) 네. 보잉은 유럽의 에어버스와 함께 세계 굴지의 항공기 제작업체입니다. 그런데 미국과 EU는 두 업체를 두고 지루한 법적 분쟁을 벌여왔습니다. 미국은 EU가 에어버스에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하고, 반대로 EU는 미국이 보잉에 보조금을 지급했다면서 양측 사이에 16년 동안 분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EU와 미국이 상대방이 보조금을 제공한 것을 왜 문제 삼은 겁니까?
기자) 네. 보조금을 줘서 제품 경쟁력을 유지함으로써 공정한 경쟁과 무역을 방해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WTO는 EU가 에어버스에 보조금을 지급한 것도 문제 삼았었죠?
기자) 맞습니다. WTO는 지난 2018년 5월, EU가 에어버스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해서 경쟁 업체인 미국 보잉에 피해를 줬다고 판정한 바 있습니다. 그 뒤 WTO는 지난해 10월 2일 미국 정부에 일부 유럽산 수입품에 징벌적 성격의 관세 부과를 허용했고요. 이에 따라 미국은 이달 75억 달러 규모의 유럽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EU의 보복관세 부과에 미국은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습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그러면서 EU가 WTO 규정을 지키겠다고 오랜 기간 약속했지만, 자기들 편할 때만 그렇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EU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부집행위원장은 미국이 관세를 철회하거나 중단할 준비가 됐을 때 언제든 EU도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EU와 미국은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각종 무역 현안을 두고 마찰을 빚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EU는 최근 미국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측에 기대를 거는 것으로 보입니다. 페터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에너지부 장관은 많은 EU 회원국이 바이든 후보 당선을 미국과 EU 관계를 개선할 기회로 본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전 세계 밍크 농장에 생물보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마리아 판케르크호버 WHO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기술팀장이 최근 언론 브리핑에서 전한 내용입니다. 판케르크호버 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과 동물 사이에 전이되는 것을 우려한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최근 덴마크에 있는 밍크 농장에서 변이된 코로나바이러스가 나왔다는 소식이 있었죠?
기자) 네. 덴마크 밍크 농장 다섯 군데와 사람 12명에게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됐습니다. 그래서 덴마크 정부가 밍크 1천700만 마리를 살처분하도록 했습니다. 밍크는 족제비와 비슷한 포유류인데요. 밍크에서 나온 모피를 여성용 고급 외투 따위에 많이 씁니다.
진행자) WHO가 검토한다는 ‘생물보안’이란 게 어떤 건가요?
기자) 네. 영어로 ‘Biosecurity’라고 하는데요. 한국 질병관리청 설명을 보면 감염병의 전파, 격리가 필요한 유해 동물, 외래종이나 유전자변형생물체의 유입 등에 의한 위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일련의 선제적 조치 및 대책을 말합니다.
진행자) 동물을 매개로 감염병이 번지는 것을 선제적으로 막는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덴마크 정부가 밍크를 대량으로 살처분하도록 한 것도 바로 생물보안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덴마크 정부는 또 밍크 농장이 많은 북부 지역에 이동 제한 조처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밍크 농장에서 나온 코로나바이러스가 변종이라고 했는데, 그러면 위험한 것 아닙니까?
기자) 네. 한창 개발 중인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무력화할 변종이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숨야 스와미나탄 WHO 수석 과학자는 기다리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백신 효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속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바이러스는 원래 동물로부터 사람에게 전이된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네. 처음에 중국 우한에 있는 시장에서 박쥐나 다른 동물들로부터 전이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진행자) 밍크가 포유류인데, 다른 포유류도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습니까?
기자) 네. 고양이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니면 실험실에서 생쥐나 흰담비를 연구용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시키기도 합니다.
진행자) 밍크 농장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나왔다면, 다른 동물 농장에서도 나올 수 있다는 말일까요?
기자) 네. 한 WHO 소속 전문가는 ‘로이터통신’에 감염에 매우 취약한 밍크 외에 다른 동물들을 기르는 농장에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될 위험은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팀장은 밍크 같은 포유류가 코로나바이러스의 좋은 숙주가 될 수 있고, 많은 동물이 사육되는 곳에서 바이러스가 변이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