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에 치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이 맞붙을 예정입니다. 대선까지 아직 몇 달이 남았지만, 두 후보 진영은 이미 천문학적인 돈을 광고에 투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 운동에서 이런 정치 광고는 매우 중요한데요. ‘미국 대선 ABC’, 오늘은 ‘대선과 정치광고’ 다섯 번째 시간으로 ‘2008년 대선 정치 광고’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대선 정치 광고 역사에서 주목할만한 시기 가운데 하나로 또 2008년 대선을 들 수 있습니다.
이해 선거에서는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와 대결한 민주당 바락 오바마 후보 진영이 내보낸 광고가 특히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해 대선에서 오바마 후보 진영의 구호는 바로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뜻의 ‘Yes, we can’이었습니다.
대선이 치러진 2008년은 미국에 여러모로 어려운 시점이었습니다. 국제적으로는 이라크전쟁 탓에 미국의 위신이 많이 떨어졌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융위기가 시작되는 등 경제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때 오바마 후보 진영이 들고나온 공약이 바로 변화와 희망이었습니다.
변화와 희망을 강조하는 오바마 후보의 광고는 흑인이라는 사회적 약자이자 한때 마약을 하며 방황하던 시절을 극복한 인권변호사로, 또 정치인으로 인간승리를 끌어낸 극적인 인생 이야기와 결부되면서 큰 힘을 발휘했습니다.
거기에 광고를 통해 볼 수 있는 오바마 후보의 연설은 명쾌하면서도 힘이 있었고, 그런 연설의 마무리는 항상 “Yes, we can!”이었습니다. 이는 불안과 불신으로 가득 찬 국민들에게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면서 그의 정치철학을 대표하는 핵심 단어가 됐습니다.
2008년 1월 오바마 후보 연설을 들은 팝그룹 블랙아이드피스(Black Eyed Peas)의 리더 가수 윌아이엠(will.i.am)은 크게 감동하고, 전설적인 미국 가수 밥 딜런의 아들이자 감독인 제시 딜런과 함께 ‘Yes, we can’이라는 뮤직 비디오 형태의 지지 광고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배우 스칼렛 요한슨은 물론 가수 존 레전드, 재즈 피아니스트 허비 핸콕, 미 프로농구의 전설 카림 압둘 자바 등 무려 40여 명의 유명인사들이 무료로 출연하면서 이 광고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광고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서 약 2천400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습니다.
이 광고는 오바마 후보 진영과는 무관하게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제작한 광고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습니다. 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