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명이 숨진 1994년 르완다 투치족 대학살에 프랑스도 큰 책임이 있다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27일 르완다 수도 키갈리의 집단학살 희생자가 잠든 기념관을 방문해 "나는 우리의 책임을 인정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프랑스는 르완다에서의 역할, 역사, 정치적인 책임이 있다"며 "진실을 규명하는 대신 침묵을 지키며 르완다 국민에게 준 고통을 인정하고 역사를 직시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누구도 대량학살을 용서할 수 없으며, 우리는 그것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대학살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는 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르완다에서는 1994년 4월 6일 후투족 출신 대통령이 탄 전용기가 격추돼 숨졌습니다. 이에 대통령 경호부대는 투치족의 소행으로 간주하고 이들을 상대로 석달 동안 무차별적인 학살을 벌였습니다.
르완다는 투치족이 학살당하는 과정에서 프랑스가 후투족의 무장을 지원하고 보호했다며 학살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후 르완다는 2006~2009년 사이 프랑스와 관계를 단절했습니다. 현재 르완다에는 프랑스 대사관이 없습니다.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사과보다 더 가치 있었다"며 "이것은 엄청난 용기를 가진 행동이었다"고 찬사를 보냈습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르완다 주재 프랑스 대사를 곧 임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코로나 백신 10만회분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