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무력 충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유엔 안보리에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는데요. 자세한 소식 살펴봅니다. 미국 구축함이 타이완 해협을 또 통과했습니다. 기온이 올라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조처가 완화되면서 북아프리카에서 남부 유럽으로 가려고 시도하는 난민이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오늘도 먼저 가자지구로 가보겠습니다. 현지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여전히 무력 충돌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밤사이 50여 대의 전투기를 동원해 약 25분간 가자지구 남부 하마스 지하터널에 맹공을 가했고, 약 40개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마스도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마스도 지난밤, 약 50발의 로켓을 이스라엘 해안 도시 아슈돗과 남부 텔아비브, 가자지구 접경 밀집 지역 쪽으로 집중 발사했습니다. 하마스는 지난 10일 이래 지금까지 약 3천450발의 로켓을 이스라엘 쪽으로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스라엘군은 자국의 미사일방어체계 ‘아이언돔(Iron Dome)’의 요격 미사일로 90% 이상 격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양측의 공격이 2주째 이어지면서 인명 피해가 계속 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가자지구 보건 당국은 지금까지 어린이 63명을 포함해 217명이 목숨을 잃고, 1천400여 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 쪽에서는 어린이 2명을 포함해 12명이 사망했는데요. 이스라엘 경찰은 18일, 가자지구 접경 바로 근처 이스라엘 농장에서 일하던 태국 근로자 2명이 하마스의 로켓 발사에 사망하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재산 피해도 크겠죠?
기자) 물론입니다. 유엔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는 지금까지 병원 6곳과 1차 의료시설 9곳을 포함해 약 450채의 건물이 붕괴하거나 심하게 파손됐고요. 약 4만8천 명에서 5만2천 명의 피난민이 유엔이 운영하는 약 58개 학교에 대피 중입니다.
진행자) 지금 휴전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데요. 프랑스가 결의안을 내놨다고요?
기자) 네. 18일, 프랑스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습니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화상회의를 하고 결의안을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결의안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네. 엘리제궁 발표에 따르면, 세 나라는 크게 3가지 기본 원칙에 동의했는데요. 즉, 발포를 멈출 것, 휴전협정을 해야 할 때가 왔다는 것, 유엔안보리가 반드시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것입니다. 엘리제궁은 또 성명에서 3국은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엔안보리도 그간 몇 차례 긴급회의를 소집해 사태를 논의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유엔안보리는 지난주 공개, 비공개 긴급회의를 열고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하지만 유엔안보리 제재의 하나인 공동성명 채택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왜 그런 거죠?
기자) 안보리 공동성명은 다른 10개 비상임이사국이 전원 찬성하더라도 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 한 나라라도 반대하면 공식적인 대외 입장을 내놓을 수 없는데요.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왜 공동성명 채택에 반대하는 건가요?
기자) 미국 정부 관리들은 갈등 종식을 위한 외교적 노력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목적은 충돌을 끝내는 것이라며 무엇이 올바른 접근법인지 매일같이 검토하며, 막후에서 조용한 외교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정부 쪽에서 새로운 발표가 나온 게 있습니까?
기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17일 트위터에, 이스라엘의 공격은 평온을 되찾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은 적들에게 교훈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다른 지역에서도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 등지에서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스라엘 경찰의 진압에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이스라엘 인구의 약 21%에 달하는 아랍계 주민들은 17일 하마스와 연대하는 뜻에서 총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구축함이 타이완해협을 또 통과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중국과 타이완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 해군 7함대 소속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 ‘커티스 윌버’호가 17일 타이완해협을 통과했습니다. 미 해군 함정이 타이완해협을 통과한 건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와 이번이 다섯 번째입니다.
진행자) 타이완해협은 민감한 수역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타이완은 자국의 일부이며, 본토 중국과 타이완섬 사이의 좁은 해협인 타이완해협도 자국의 영해라는 입장입니다. 중국은 또 남중국해의 90% 이상이 자국의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 거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타이완해협은 국제법이 인정하는 공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타이완해협은 남중국해로 연결되는데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은 지난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에서 근거가 없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미 해군 7함대가 이번 임무 수행에 관한 보도문을 내놨군요?
기자) 네. 미 해군 7함대는 커티스 윌버호의 타이완해협 통과는 국제법에 근거한 것이며, 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을 위한 미국의 약속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미군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계속 날아가고, 항해하며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대변인은 커티스 윌버호의 항로를 파악하고 면밀히 주시하고 있었다면서, 중국군은 언제든 대응할 수 있는 고도의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변인은 또 미국의 행동은 타이완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이며, 의도적으로 역내 긴장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에서는 내년에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이야기가 나오고 있네요?
기자) 네. 국제 인권 단체들과 일부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중국 정부의 신장 위구르족 인권 유린에 대한 대응으로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낸시 펠로시 미 연방 하원의장이 18일, 하원 중국위원회와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화상청문회에서 베이징 올림픽대회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외교적 보이콧이라는 게 무슨 의미죠?
기자) 각국이 베이징 올림픽대회에 선수들을 출전시키지 않고, 기업들이 후원을 막는 전면적인 보이콧 대신에 각국 정상들이 개막식 등에 불참하는 것이라고 펠로시 의장은 설명했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정상들이 앉아있는 그 순간에도 ‘집단학살’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마치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것처럼 베이징 올림픽 대회를 치를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가 얼마나 호응할지가 관건이겠군요?
기자) 네. 펠로시 의장은 그 점에 대해, 과거에도 실패했기 때문에 가능할지는 모르겠다고 토로했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2008년 베이징에서 하계올림픽이 열렸을 때도 중국의 티베트 탄압을 이유로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개막식 불참을 요구했었는데요. 하지만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런 보이콧 주장에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앞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동맹국이나 협력국들과 보이콧에 대해 논의한 적도 없고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은 바 있습니다. 미국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E) 측은 지난주 미 의회에 서한을 보내, 올림픽대회가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돼서는 안 되며,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오랫동안 훈련해온 선수들을 불확실한 상황으로 몰아넣는 것이라며 보이콧 반대를 거듭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최근 북아프리카에서 남부 유럽으로 가려는 난민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아프리카에서 지중해 너머에 있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로 들어가려고 시도하는 난민들이 최근에 크게 늘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을 구조하거나 구호하는 단체들이 무척 바빠졌다고 합니다.
진행자) 스페인이나 이탈리아로 가려는 난민들이 얼마나 되는 겁니까?
기자) 네. 최근 북아프리카에 있는 스페인령 세우타에 난민 6천 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고 합니다. 모로코와 인접한 세우타는 유럽으로 향하는 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의 첫 번째 관문으로 꼽히는 곳인데요. 이곳에 도착한 난민들은 대부분 이웃 모로코에서 온 사람들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 사람들은 스페인령인 일단 세우타로 가서 나중에 스페인 본국으로 들어가려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스페인 정부는 이 사람들 가운데 미성년자를 제외하고 2천 700명을 다시 모로코로 돌려보냈다고 합니다.
진행자) 스페인 정부가 이 사람들을 다 받아주지 않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스페인 정부는 세우타 국경 경비를 강화하기 위해 군과 경찰 병력 각각 200명을 세우타에 추가로 배치했습니다.
진행자) 이탈리아 쪽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이탈리아로 들어가려고 리비아에서 출발해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탈리아 남부 람페두사에 난민 2천 명이 도착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한 독일 구호선이 이번 달부터 지중해에서 구호를 시작했는데, 사흘도 안 되는 기간에 400명 이상을 바다에서 구조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구조된 사람들은 어디에서 온 건가요?
기자) 네. 주로 아프리카 출신들인데요. 그밖에 방글라데시나 시리아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한편 유엔과 구호 기관들은 지난주에만 난민 약 1천 명을 리비아로 돌려보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남부 유럽으로의 난민 유입이 주춤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크게 확산하면서 유럽 나라들이 지역 간 이동을 제한하는 등 봉쇄 조처를 강화했는데요. 그 여파로 난민 유입이 크게 줄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다가 최근에 다시 증가하는 거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조금 진정되면서 많은 나라가 봉쇄 조처를 완화했습니다. 거기에 기온이 올라가면서 바다를 건너 스페인이나 이탈리아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다시 급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중해를 건너면서 많은 난민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허술하거나 작은 배에 너무 많은 사람을 태우고 바다를 건너는 탓에 익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이런 위험한 여행 중에 인권을 유린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래서 많은 단체가 지중해에서 구조나 구호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