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미 연방 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 결의안을 가결했습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하원에서 두 번이나 탄핵을 당한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얻게 됐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탄핵 제도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절차 짚어보겠습니다.
“탄핵이란”
‘탄핵’이란 법적으로 신분이 보장돼 있어 일반적인 사법 절차로는 처벌, 또는 징계하기 어려운 대통령이나 부통령, 국무위원, 연방 법관 등 고위 공직자가 위헌이나 위법 행위를 저질렀을 때 의회의 소추를 통해 파면하는 제도입니다.
탄핵의 사유는 반역, 뇌물 수수 등의 중범죄와 비행 등이 해당합니다.
지금까지 미국 역사상 탄핵을 당해 대통령직에서 실제 물러난 대통령은 없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앤드루 존슨 대통령, 빌 클린턴 대통령 등 3명은 하원에서 탄핵 소추 결의안이 통과됐지만, 상원에서 최종 기각되면서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하원의 탄핵안 표결 직전에 자진해서 사퇴했습니다.
“하원에서 두 번 탄핵 당한 대통령”
미 하원이 1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소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32표, 반대 197표로 통과시켰습니다. 민주당은 222명 전원 찬성표를 던졌고, 공화당 의원 10명이 동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는 내란 선동입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지난 6일, 2020년 대통령 당선 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던 미 연방 의사당에 난입했습니다. 탄핵
소추 결의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동한 군중이 상·하원 합동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의사당에 불법 침입했다고 명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12월에도 하원에서 탄핵을 당했습니다.
당시 하원은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해 직권 남용과 의회 업무 방해 혐의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가결했지만,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이 부결시키면서 실제 탄핵은 면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불과 13개월 만에 내란 선동 혐의로 하원에서 다시 탄핵안이 통과되면서, 미국 역사상 최초로 재임 중 하원에서 두 차례 탄핵 소추를 당한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얻게 됐습니다.
“탄핵 소추와 심리 권한”
미국 헌법은 탄핵 소추 권한은 하원에, 탄핵 심리에 관한 권한은 상원에 부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원이 탄핵 소추 대상을 정할 수도 없고, 하원이 탄핵 심리 기간이나 절차를 정할 수도 없습니다.
하원은 대통령의 탄핵 요구가 제기되면 관련 조사를 벌이고, 재적 의원 과반수가 탄핵 소추 결의안에 찬성하면 이를 상원에 넘기게 됩니다.
상원은 탄핵 사유와 탄핵을 심사할 조직위원회를 구성하고, 소추 대상자에게 소환장을 발부해야 합니다.
대통령 탄핵안은 상원 재적의원 100명의 3분의 2 이상, 즉 67명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가결됩니다.
탄핵안이 통과되면 부통령이 즉각 대통령직을 승계하게 됩니다.
미국의 헌법은 또 같은 대상에 대해 하원의 탄핵 소추 횟수도 제한하고 있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절차”
트럼프 대통령의 하원 탄핵은 조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이뤄졌기 때문에 상원이 탄핵 심리 절차에 착수하기엔 시간이 촉박합니다.
더구나 현재 상원은 휴회 중으로, 대통령 취임식 바로 전날인 19일 정오에 다시 소집될 예정입니다. 상원의원 100명 전원이 만장일치로 찬성하지 않는 한 상원이 19일 전에 소집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대표도 상원 조기 소집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진 사임하지 않는 한, 임기 종료 전에 대통령직에서 강제로 물러날 일은 없게 됐습니다.
“퇴임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
미국의 대통령 가운데 퇴임한 후에 탄핵을 당하거나 탄핵 절차를 밟은 사람은 단 1명도 없습니다.
하지만 퇴임 후 탄핵 절차를 치른 장관은 있습니다.
1876년, 제18대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 재임 시절, 윌리엄 벨크냅 전쟁장관은 부패 혐의로 탄핵에 직면했는데요. 그는 하원의 탄핵 절차가 시작되기 불과 몇 분 전 백악관에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하원 지도부는 단순히 사임하는 것으로 정의의 심판을 피하게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탄핵 소추안을 상원에 넘겼고, 벨크냅 장관은 결국 상원의 탄핵 심리를 받았습니다.
그는 상원 표결에서 3분의 2 찬성이 나오지 않아, 무죄가 됐는데요. 하지만 퇴임 후에도 탄핵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는 중요한 선례를 남겼습니다.
“탄핵 심리 기간”
탄핵 심리 기간은 특별히 제한이 따로 없습니다. 탄핵 심리에 관한 권한을 전적으로 갖고 있는 상원이 논의를 통해 기간을 결정합니다.
상원은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을 받은 다음 날, 즉각 심리 절차에 착수해야 합니다. 그러나 상원의 규정은 헌법보다는 바꾸기 쉽기
때문에 합의를 거쳐 이를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또 하원이 탄핵소추안을 철회하고 심리 중단을 요구해 상원이 심리를 아예 시작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퇴임 대통령 탄핵의 의미”
만일 1월 20일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상원이 심리를 진행하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린다고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퇴임한 상황이기 때문에 탄핵을 통한 대통령직 파면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됩니다.
또한 미국 역사상 대통령 탄핵안이 상원의 문턱을 넘은 적은 퇴임 전후를 막론하고 단 한 차례도 없을뿐더러 상원 의원 67명의 지지를 얻어야 가능합니다.
제117대 미 연방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50대 50 동석입니다.
따라서 공화당에서 적어도 17명의 반란표가 나와야 탄핵안이 통과될 수 있기 때문에 최종 기각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그러나 상원이 즉각 후속 표결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게 할 수는 있습니다.
미국의 수정헌법 14조 제3항은 내란 혹은 폭동에 관여한 자는 추후 공직을 맡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상원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가능성 있는 처벌 조처가 될 수 있는데요. 그렇게
되면 오는 2024년 대선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치명적 타격이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뉴스 속 인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입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1월 11일, 연임 도전 의사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의 임기는 올해 12월 31일까지입니다.
만일 유엔안보리의 추천을 받아 유엔 총회에서 선출되면, 구테흐스 총장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 다시 유엔 사무총장직을 맡게 됩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949년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태어났습니다.
포르투갈 명문 리스본 기술대학교에서 물리학과 전기공학을 전공했습니다.
20대 청년이던 1974년 사회주의 정당인 ‘사회당’에 가입하면서 정치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이후 국회의원을 거쳐 사회당 당 대표로 선출됐으며, 1995년 총선에서 당을 승리로 이끌며 포르투갈의 제68대 총리로 취임했습니다.
그리고 1999년 총선에서 다시 승리하면서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그러나 2001년 지방선거에서 사회당이 패배하자 2002년 총리직에서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포르투갈에서 그의 대중적 인기는 매우 높은 편입니다.
지난 2012년과 2014년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그는 두 번 모두 지난 30년간 재임한 총리 가운데 최고의 총리로 뽑혔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포르투갈의 총리로 재직하면서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사회주의 국제단체인 ‘사회주의 인터내셔널’의 대표직도 겸임했습니다.
그리고 2005년에는 제10대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으로 임명돼 10년간 국제 난민 문제에 앞장섰습니다. 그는 1991년에 설립된 ‘포르투갈난민위원회’의 창립 위원이기도 합니다.
2016년 10월 반기문 당시 유엔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된 후, 2017년부터 지금까지 유엔을 이끌어오고 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미국의 잇따른 유엔 기구 탈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등 여러 심각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무난하게 유엔을 이끌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구테흐스 총장이 인권 등의 문제에 있어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의 반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임 유엔 사무총장 선출은 종전과 달리 지난 2015년 유엔이 채택한 새로운 결의안에 따라 각 회원국 모두 후보를 내세울 수 있게 됐는데요. 구테흐스 총장이 새로운 선출 제도를 통해 다시 유엔의 수장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탄핵 제도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절차 짚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