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브리핑 도중, 비밀경호국 요원의 안내를 받고 피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자세한 상황 알아보겠고요. 공화당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 장소가 게티스버그나 백악관 둘 중 한 곳으로 압축됐습니다. 이어서, 시카고 번화가에서 대규모 약탈이 벌어진 이야기,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브리핑 도중 피신하는 일이 있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오후 백악관에서 코로나 사태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던 중, 비밀경호국(USSS) 요원의 안내를 받고 갑작스럽게 자리를 떠났습니다. 브리핑을 시작하고 얼마 안 됐을 때였는데요. 요원이 연단 곁으로 나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밖으로 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개를 돌려 “뭐라고요?”라고 되물었는데요. 그리고서 기자들을 한번 바라본 뒤 요원을 따라 퇴장했습니다. 그 뒤로 브리핑 룸은 봉쇄됐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신변에 이상은 없었던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몇 분 뒤 브리핑 룸으로 돌아왔는데요. “백악관 밖에서 총격이 있었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사태가 매우 잘 통제된 것 같다”고 덧붙였는데요. “하지만 실제 총격 상황이었고, 누군가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 밖에서 발생한 총격, 구체적으로 어떻게 된 일인지 밝혀졌습니까?
기자) 네. 비밀경호국 측이 10일 밤늦은 시각,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요. 사건은 이날 오후 5시 53분께 발생했습니다. 백악관 인근 17번가와 펜실베이니아길 교차지점에서 제복 차림으로 경계 근무를 하던 경호국 요원에게 51세 남성이 접근했다고 하는데요. 이 남성은 ‘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요원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 무기를 요원이나 백악관을 향해 사용한 겁니까?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곧장 발포할 것처럼 웅크리는 사격 자세를 취했다고 하는데요. 비밀경호국 요원이 먼저, 이 남성의 상반신에 총격을 가했다고 경호국 측은 설명했습니다. 해당 남성과 경호국 요원 모두 인근 병원으로 후송된 상태입니다.
진행자) 비밀경호국의 발표를 정리하자면, ‘무기가 있다’며 백악관 인근에 접근한 남성에게, 요원이 총격을 가한 사건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총격을 당한 해당 남성은 중상을 입고 위독한 상태라고, 워싱턴 D.C. 소방국의 더그 뷰캐넌 대변인이 이날(10일) 밝혔는데요. 요원의 총격이 적절했는지 내부 점검을 벌일 예정이라고 비밀경호국 측은 발표했습니다. 또한 워싱턴 D.C. 경찰 당국도 이 사건에 관한 수사에 돌입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브리핑 룸에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당황했냐(rattled)는 질문이 나왔는데요. “나도 모르겠다. 당황한 것처럼 보이냐”고 트럼프 대통령은 반문했습니다. 이어서 “유감스럽게도 이런 게 세상이고, 세상은 언제나 위험한 곳이었다”면서, “아주 특별한 일은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10일) 브리핑에서 그밖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코로나 사태로 각 주 정부가 우편투표를 확대하는 것을 거듭 비판했습니다. 우편투표가 오는 11월 대선 결과를 조작할 것이라고 다시 한번 주장했는데요. 우정국의 처리 역량이 부족하고, 외국 세력이 개입할 여지가 많기 때문에 우편투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구체적인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요 언론이 지적하는데요. 역사적 사실과도 다른 발언을 해서, 비판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역사적 사실과 다른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1917년 팬데믹이 2차 세계대전을 끝내는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코로나 사태의 심각성을 20세기 초 발생한 ‘스페인 독감’ 창궐 사례와 비교했던 건데요. 스페인 독감은 1918년부터 1919년까지 세계적으로 유행했습니다. 하지만 2차대전은 1939년부터 1945년까지 벌어졌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스페인 독감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할 장소가 두 곳 중 하나로 압축됐다고요?
기자) 네. “전당대회 마지막 날(27일) 실시할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 장소 후보지를 두 곳으로 압축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백악관과 펜실베이니아주 게티스버그, 이렇게 두 곳이 후보지라고 공개했는데요. 조만간 한 곳을 결정해 발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게티스버그가 후보지로 떠오른 이유는 뭡니까?
기자) 역사적 상징성 때문입니다. 게티스버그는 남북전쟁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였는데요. 1863년 7월, 로버트 리 장군이 이끄는 남부연합군의 진격을, 북부군이 물리친 곳입니다. 이 같은 승리 4개월 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게티스버그에서 연설을 했는데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를 역설한 명연설로 세계 역사에 남았습니다.
진행자) 게티스버그 말고, 백악관을 후보 수락 연설 장소로 검토한다는 말은 이전에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에서 수락 연설을 생중계할 가능성을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밝혔는데요. 대통령이 한 번 움직이려면, 경호 인력 이동을 비롯해 큰 비용이 들기 때문에, 백악관이 가장 “쉽고 아름다운 대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구상에 대해 강한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에서 후보 수락 연설을 한다는 구상이 비판받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백악관을 정당 행사에 활용할 수 없다는 지적 때문입니다. 공무원이 근무 시간에, 정부 재산을 정치적 활동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해치법(Hatch Act)’ 위배 소지가 거론됐는데요.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집권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이 고조됐습니다. 그러자, ‘대통령은 관련 법규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반박했는데요. 하지만, 연설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정부 관계자들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서 여전히 논란입니다.
진행자) 새롭게 후보지로 떠오른 게티스버그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게티스버그에 관해서도 비슷한 비판이 나옵니다. 해당 지역 일대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연방 정부 소유지이기 때문인데요. 역대 대통령이 게티스버그에서 연설을 한 선례는 있습니다. 하지만, 후보 수락을 비롯한 정당 행사 관련 연설은 아니었고요.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 추념 연설을 현지에서 진행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 장소 선정을 놓고, 이렇게 논란이 계속되는 배경을 짚어보죠.
기자) 코로나 사태가 근본적인 배경입니다. 전국 대의원들을 한곳에 모으는 군중 집회를 열 수 없어서, 공화당전국위원회(DNC)와 트럼프 대통령 측이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건데요. 당초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전당대회를 열려다가, 플로리다주 잭슨빌로 개최 예정지를 바꿨습니다. 그러다가 대회 규모를 축소하기로 한 뒤, 아예 행사 개최를 취소했는데요. 후보 수락 연설은 전당대회의 핵심 일정이라 안 할 수가 없는 겁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은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당은 공화당에 한 주 앞선 20일, 델라웨어주에서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델라웨어는 후보 지명 예정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자택이 있는 곳인데요.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위스콘신주 밀워키를 전당대회 개최지로 선정한 뒤, 전국을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가상(virtual)’ 행사를 치르기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그러다 최근, 바이든 전 부통령과 당 지도부도 밀워키에 가지 않는 걸로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에서 앞으로 주목할 일정은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부통령 후보를 이번 주 발표할 예정입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대선에 함께 뛸 ‘러닝메이트(running mate)’로, 여성을 지명하겠다고 앞서 밝혔는데요. 유색인종인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과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캐런 배스 하원의원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백인 중에선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물망에 올랐는데요. 민주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부통령이 나오게 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시카고 도심에서 대규모 약탈이 벌어졌다고요?
기자) 네. 중서부 주요 도시인 시카고의 번화가에서, 10일 새벽 대규모 약탈이 진행됐습니다.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 총격전도 발생했는데요. 현장 주변에서 100명 이상 체포했다고 경찰 측이 이날 오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100명 이상 체포됐다면 상당히 큰 사건인데, 인명 피해는 없습니까?
기자) 이날(10일) 현재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부상자가 속출했는데요. 민간인 한 명, 그리고 현장에서 근무하던 사설 경비요원이 총격으로 다쳤다고 데이비드 브라운 시카고 경찰국장이 밝혔습니다. 아울러, 경찰관 한 명이 유리병에 가격당해 다친 것을 비롯해 진압 병력 중 13명이 다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사건 장소가 어떤 곳인가요?
기자) 시카고 도심에 가면, 유명기업들의 상점이 모여있는 거리 ‘미시간 애비뉴(Michigan Ave.)’가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번화가인 ‘매그니피선트 마일(Magnificent Mile)’에서 집중적으로 약탈이 벌어졌습니다. 사람들이 ‘애플(Apple)’ 매장 등의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전자제품 등을 챙겨 달아났고요. 전기 자동차 업체인 ‘테슬라(Tesla)’ 매장에도 난입했습니다. ‘오메가(Omega)’ 시계점을 비롯한 귀금속 매장의 유리창이 파손되기도 했고요. 은행 지점을 무단 침입하는 사람들도 목격됐습니다.
진행자) 왜 이런 혼란이 벌어진 겁니까?
기자) “앞서 인터넷 사회연결망에서 혼란의 씨앗이 자라났다”고 현지 당국자들이 언론에 밝혔습니다. 전날(9일) ‘잉글우드(Englewood)’ 지역에서 경찰이 20세 범죄 용의자에게 총격을 가해 다치게 했는데요. 이 사건에 관한 게시물이 온라인 공간에 잇따라 올라왔고, 한 시간 이상 지난 뒤, 군중이 도심에 모이기 시작했다고 당국자들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경찰이 쏜 총에 부상한 범죄 용의자가 사망한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해당 용의자는 시카고대학교 병원으로 옮겨졌는데요.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브라운 경찰국장이 밝혔습니다. 이 용의자가 도주 과정에서 경찰에 먼저 총을 쐈기 때문에, 대응 사격을 했던 것이라고 당국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약탈 사건에 대한, 현지 당국의 공식 입장은 뭡니까?
기자) “조직적이고 정돈된 시위가 아니었다”고 브라운 경찰국장은 강조했습니다. “순수한 범죄이자, 경찰과 지역사회에 맞선 폭력 행위”였다고 사건 성격을 규정했는데요. 이어서, 시카고 시정을 총괄하는 로리 라이트풋 시장이 직접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번 도심 약탈 행위는 “비열한 범죄 활동”이었다고 비난했는데요. “어떤 변명 거리도 찾아볼 수 없음이 명백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정리하자면, 몇 달째 계속된 조지 플로이드 씨 사망 사건 항의 시위와는 관계가 없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라이트풋 시장은 10일 “밤새 벌어진 일에 대한 상응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현지 검찰에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는데요. 시 당국이 “약탈에 책임 있는 사람들을 공격적으로 가려낼 팀을 꾸렸다”고 밝히고, 자동차 번호판 식별 등을 통해 “그들을 정의 앞에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새벽까지 약탈이 진행됐다고 하셨는데, 그 뒤로는 사태가 진정됐습니까?
기자) 네. 시카고 경찰이 도심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하면서, 사태는 잦아들었습니다. 하지만 날이 밝은 뒤에도 기물 파손을 비롯한 무질서 행위가 간헐적으로 이어졌는데요. 이 때문에 출근 시간 전철과 버스 등의 도심 구간 운행을 중단시켰습니다. 또한 일리노이주 경찰은 주요 고속도로의 시카고 도심 진출입로를 차단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