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코로나 사태 대응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협력을 촉구했습니다. 스페이스 X 민간우주선이 우주비행사들을 국제우주정거장에 안착시켰습니다. 미국의 지난해 증오 범죄가 증가했다는 FBI 보고서 내용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승리를 선언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코로나 대응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협력을 촉구했군요 ?
기자) 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정권 인수인계작업을 거부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우리가 협력하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이 죽을 것”이라며 코로나 대응 조율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16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경제 구상 연설에서 정권 이양이 원활히 되지 않을 경우 가장 큰 위협이 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진행자) 대선이 끝난 지 2주가 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사태 대응을 위해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비판했는데요. “여전히 골프를 치며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대통령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또 ‘암흑의 겨울’ 앞두고 있다며 경제를 돕는 데 필수적인 경기부양책을 의회가 즉각 통과시켜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경기부양책을 말하는 겁니까?
기자) 민주당 하원이 마련한 약 3조 달러 규모의 코로나 대응 추가 부양책을 말합니다. ‘영웅법안(Heroes Act)’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부양안은 지난 5월 하원에서는 민주당 주도로 통과했지만,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혔는데요. 정부와 공화당은 민주당이 요구하는 규모가 너무 커서 연방 재정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반대했습니다. 이후 공화당은 1조 달러 규모의 부양안을 내놓았지만, 민주당이 반대하면서 추가 경기 부양안 논의는 진전이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영웅법안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있습니까?
기자)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현금 지급 항목이 들어있고요. 임차인 지원 자금과 추가 실업 수당도 핵심 사항입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2천만 명의 미국인이 융자금을 내지 못해 집을 잃을 상황에 놓였고 또 많은 사람이 집세를 내지 못해 거주지에서 쫓겨나 거리로 내앉게 됐다며 의회의 협력을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이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어떤 구상을 내놓았습니까?
기자) 우선, 미국 제조업 부활을 위해 정부조달 구매에 있어 미국 국내 생산 물자를 구매하고, 첨단 과학과 새로운 기술 산업에 3천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3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최저 임금을 인상함으로써 노동자들의 직업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이 연설에 앞서 경제, 노동계 지도자들과도 만났다고요?
기자) 네, GM,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업체들의 최고경영자(CEO) 또 노조 지도자들과 화상 회의를 열고 경제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곤경에 빠진 것은 분명하지만, 경제를 더 낫게 재건하겠다는 목표를 위해 산업계와 노동계가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어떤 행보를 보였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 제약회사 모더나의 백신 개발 발표에 트위터로 반응을 보였는데요. “또 다른 백신이 방금 발표됐다”, “이번에는 모더나에 의한 것으로 95% 효과가 있다”고 밝힌 후 “중국 전염병을 종식할 이 위대한 발견들이 모두 내 재임 기간에 일어났음을 기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모더나 사의 발표에 미국 주식시장도 상승세를 보였다고요?
기자) 네, 16일 다우존스가 전장보다 470p 급등하며 거래를 마쳤는데요.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 지수 역시 일제히 상승 마감하며 백신 개발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한편, 백악관 보좌관이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를 언급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6일,
화상으로 열린 ‘글로벌 안보 포럼’에서 “바이든-해리스 후보가 승자로 결정된다면”이라고 말한 뒤 “현재 상황은 분명히 그렇게 보인다” 고 언급했습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어 “국가안보회의로부터 매우 전문적인 이양이 이뤄질 것이고, 이에 대해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의 위대한 점은 가장 논쟁적인 시기에도 배턴을 넘기고 평화롭고 성공적인 인계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어떤 입장을 보였습니까?
진행자)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발언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급진 좌파 민주당과 가짜 뉴스 미디어가 선거를 훔쳤다”고 밝히며 기존의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이어 “내가 이겼다는” 글도 올렸는데요. 하지만 트위터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에 논쟁의 여지가 있다는 경고문을 달았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민간 우주선이 국제우주정거장에 도착했다고요?
기자) 네. 미 항공우주국(NASAㆍ나사) 소속 우주비행사 세 명과 일본인 우주비행사 한 명이 16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했습니다. 네 사람이 탄 ‘스페이스X(SpaceX)’의 ‘크루 드래건(Crew Dragon)’이 15일 플로리다에서 발사됐는데요. 스페이스X는 미국의 민간 우주개발 회사입니다. 민간 우주선으로 국제우주정거장 체류 인원을 실어나른 것은 이번이 첫 공식 임무입니다.
진행자) 민간 우주선의 첫 공식 임무라면, 우주개발 역사에 중요한 의미가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짐 브라이든스타인 나사 국장이 15일 플로리다에서 발사 장면을 직접 지켜봤는데요. “우주선이 떠오른 뒤 약 1분 가까이 숨을 참았다”고 펜스 부통령은 말했습니다. 그만큼 긴장감 속에 참관했다는 이야기인데요. 이번 임무는 “우주 비행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CBS 뉴스를 비롯한 주요 매체들이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의미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겁니까?
기자) “우주여행을 평범하고 일상적인 일로 만드는 중대한 발걸음”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설명했습니다. 국가 주도형 우주 개발에서 벗어나, 민간의 참여가 활발해지는 길이 미국에서 열린 건데요. 따라서 “미래에는 나사나 각국 정부가 만든 우주선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표를 사서 상업용 로켓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망했습니다. 브라이든스타인 나사 국장은 “앞으로 많이 이어질 임무 가운데 첫 번째”라고 발사 당일(15일) 강조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임무를 극찬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훌륭한 발사”였다고 이날(15일)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우리(트럼프 행정부)가 인수했을 때 나사는 재앙에 가까웠다”고 덧붙였는데요. 이제 다시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우주센터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우주정거장에 간 미국인 세 명과 일본인 한 명, 어떤 사람들입니까?
기자) 미 공군 소속 마이크 홉킨스 대령이 선장을 맡았습니다. 이 밖에 여성 물리학자인 섀넌 워커 박사, 그리고 미 해군 항공부대 소속 빅터 글로버 중령이 우주선에 탔는데요. 글로버 중령은 흑인 최초로 국제우주정거장 장기 체류 임무에 참가하는 인물입니다. 이들 미국인 세 명과 함께,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속 노구치 소이치 대원이 참가했습니다.
진행자) 이들이 국제우주정거장에 6개월 머무는 동안 어떤 일을 하나요?
기자) 우주 공간의 환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무중력에서 식물 재배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 먼저 도착한 미국인 한 명과 러시아인 두 명이 관련 실험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민간업체로서 성공적으로 우주인들을 실어 나른 ‘스페이스X’, 어떤 회사인가요?
기자)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Tesla)’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회사입니다. 머스크 CEO는 15일 ‘크루 드래건’ 우주선 발사 성공 직후 하트 모양을 트위터에 올려 만족감을 표시했는데요. 최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뉴스의 중심에 서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현안인데, 우주개발 회사 CEO도 영향을 받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임무가 제대로 수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나사는 스페이스X에서 이번 임무 수행을 준비하는 사람 중에, 발사 필수인력의 감염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그 뒤에 발사를 진행해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주요 언론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스페이스X가 첫 공식 임무를 수행한 것은, 업체 입장에서도 중요한 일이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페이스X 측은 지난 5월과 8월, 나사 소속 우주비행사 두 명을 우주정거장에 보낸 뒤 귀환시키는 시험 비행에 성공한 바 있는데요. 민간 우주선이 우주에 사람을 보낸 뒤, 지구로 다시 데려온 게 세계 최초였습니다. 이번에 공식 임무를 수행하는 ‘크루 드래건’ 우주선에는 ‘리질리언스(Resilienceㆍ회복력)’호라는 이름이 별도로 붙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증오 범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네. 지난해 미국에서 증오 범죄가 2.7% 증가하며 10여 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16일 연간 통계를 발표했는데요. 지난해 발생한 증오 범죄는 총 7천300여 건으로 전년도인 2018년의 7천100여 건보다 200여 건 늘었고요.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증오 범죄가 뭔가요?
기자) 자신과 다른 모습의 특정 집단을 싫어해서 벌이는 범죄를 통칭합니다. 영어로는 ‘Hate Crime’으로 ‘혐오 범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FBI는 증오의 대상을 인종, 민족, 종교, 장애, 성별과 성 정체성 등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증오 범죄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8년,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이긴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첫 3년간 증오 범죄가 총 21% 가까이 증가했는데요. 특히 백인우월주의 단체의 범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통계 내용을 구체적으로 좀 살펴볼까요?
기자) 우선, 증오 범죄 살인은 51건으로 전년 대비 2배로 늘었습니다. 특히 증오 범죄 살인 피해자의 상당수는 지난해 텍사스주 엘패소의 대형 상점 ‘월마트’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에서 나왔는데요. 이 사건으로 총 23명이 사망했습니다. 당시 범인은 멕시코인 이민자들을 겨냥해 사건을 저질렀다고 자백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증오 범죄 행위는 어땠습니까?
기자) 증오 범죄 가중폭행도 6년 연속으로 증가했는데요. 총 866건으로 전년도의 818건보다 늘었고요. 지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진행자) 증오 범죄를 일으킨 주요 대상은 뭐로 나타났습니까?
기자) 특정 인종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가장 많았고요. 종교와 성 정체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인종 관련 증오 범죄는 전체의 약 58%를 차지했는데요. 인종별로는 절반 가까운 49%가 아프리카계 미국인 대상이었고 아시안을 겨냥한 경우는 약 4%였습니다. 또 종교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21%, 성 정체성으로 인한 증오 범죄는 17%를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에서 주목할 만한 점 또 뭐가 있을까요?
기자) 반유대인 증오 범죄가 전년 대비 14% 급증했다는 점입니다. 총 953건으로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증오·극단주의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반유대인 증오범죄가 900건 이상 발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요. 지난 1월,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반유대인 증오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데 대해 ‘극도로 괴로운 심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민족에 대한 증오 범죄는 어떻습니까?
기자) 반라티노 즉 중남미계 혐오 범죄가 527건으로 9% 증가하면서 지난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고요. 반아랍 증오 범죄는 95건으로 16% 급증했습니다. 한편, 반무슬림 증오 범죄는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는데요. 지난 2016년 308건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난해에는 176건으로 떨어졌습니다.
기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