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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식량계획 “북한 영유아 영양실조 우려할 수준”


WFP가 공개한 동영상 속 북한 영유아
WFP가 공개한 동영상 속 북한 영유아

북한에서 영양실조로 병원에 입원하는 영유아 수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세계식량계획(WFP)가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어린이들에게 제공되는 영양 식품을 만드는 공장은 돈이 없어 가동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하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북한에서 식량난 때문에 영양실조에 걸리는 영아와 유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세계식량계획(WFP)가 경고했습니다.

WFP는 11일 공개한 북한 동영상을 통해 올해 북한의 식량부족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며, 이 같은 상황에 가장 취약한 계층은 다섯 살 미만의 영유아들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일하는 WFP 요원들에 따르면, 북한에서 영양실조로 병원에 입원하는 영유아의 수가 우려한 만한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WFP가 이번에 공개한 동영상에는 영양실조가 분명한 영유아들이 힘없이 누워있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도 1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수많은 어린이들이 발육부진과 영양실조를 겪고 있다며,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섯 살 미만 어린이들 사이에 중증 영양실조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해 동영상 제작에 직접 참여한 WFP의 마커스 프라이어 아시아 대변인은 WFP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 시설에 입원한 어린이들을 예로 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질병으로 입원한 많은 영유아들 가운데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프라이어 대변인은 영양실조에 걸린 영유아들이 북한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이라며, 그들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옥수수나 쌀로 만든 영양강화식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WFP는 올해 봄에 어린이와 여성 등 북한 주민 3백50만 명을 지원하기 위한 긴급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WFP는 주로 이들에게 비타민과 무기질이 함유된 영양강화식품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만성적인 자금 부족 때문에 북한에서 영양강화식품을 만드는 공장들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고, WFP는 동영상에서 밝혔습니다.

미네랄이나 철분이 들어간 영양강화 과자를 만드는 공장을 방문한 프라이어 대변인은 이 공장에서 만든 과자가 초등학교와 다른 아동시설들에 제공되지만, 지금은 공장 가동이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공장이 가동되지 않는 원인 가운데 하나는 과자를 만들 원료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나나 스카우 WFP북한 담당 대변인은 10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지난 7월 달에 대부분의 WFP 식품공장에서 가공할 식자재가 떨어져 생산을 중단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밖에 WFP는 북한이 올해 특히 심각한 식량부족에 직면한 것은 보리와 밀 같은 겨울 작물의 작황이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프라이어 대변인은 북한이 지난 겨울에 심은 작물들이 동물 사료 이외에는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작황이 나빴다고 고 말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북한농업전문가인 권태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도 최근 ‘미국의 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겨울 작물의 작황부진으로 북한 식량난이 악화됐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이모작 작황이 좋지 않은 것 그 자체가 하반기 식량문제, 특히7월과 8월 달 식량 수급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거죠”

권 부원장은 따라서 지금부터 가을 수확기 까지가 북한의 식량부족이 가장 심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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