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중국의 미-한 서해 합동군사훈련 반대에 다양한 분석 제시

중국이 서해상에서 예정된 미-한 합동군사훈련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외교부 대변인이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발표한 데 이어 미-한 합동 전력이 서해 공해상에 나타나는 순간 중국 해군의 표적이 될 것이라는 경고도 던져놓은 상태입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미-한 서해 합동군사훈련에 강력히 반발하는 이유는 동북아 군사 주도권을 둘러싼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아시아에서 독보적인 강대국으로 군림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그 같은 군사훈련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중국은 훈련이 예정된 서해가 한국의 영해라기 보다는 자국의 수역 가까이로 인식하고 있다며, 미-한 합동군사훈련으로 불필요한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시아재단 산하 미한정책연구센터의 전봉근 방문 연구원은 중국의 강한 반발 배경으로 타이완을 염두에 둔 적극적인 근해 방어 전략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조지 워싱턴 호는 10만t에 가까운 항공모함이고 최신 전투기를 80대나 탑재하고 있고, 동북아 지역의 그리고 서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군사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해에 미국의 항공모함이 진입했을 때, 향후 대만 사태가 발생했을 때 미국의 대응 능력이 향상되게 되는 그러한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공산혁명 과정에서 미국의 개입으로 타이완 통일을 이루지 못한 중국이 타이완 해협에서 돌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든 미국의 군사력이 타이완 쪽으로 접근하는 것을 막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는 중국이 미-한 군사훈련을 묵인할 경우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게 되기 때문에 이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미 국방연구원 오공단 박사의 말입니다.

“북한이 그런 도발 행위를 했기 때문에, 특히 어뢰를 쐈다로 결론이 났기 때문에 거기에 대비해서 준비를 해야 되겠다고 하니까, 중국이 여기에 강력히 반대하지 않으면 그것은 북한이 했다는 (천안함을 공격했다는) 것을 묵인했다는 것과 똑같지 않아요? 그러니까 옛날보다 더 강경하게 나오는데…”

워싱턴에 있는 브루킹스연구소의 중국 전문가인 리처드 부시 박사도 중국은 미-한 서해 합동군사훈련에 대한 북한의 맞대응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우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북한이 서해 합동군사훈련에 대해 폭력적인 방식으로 맞대응할 경우 이 지역의 상황이 완전히 통제불능 상태가 될 것을 우려한다는 것입니다. 부시 박사는 중국의 이런 우려가 현실적인지는 모르지만, 이해할 만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한 양국의 합동군사훈련은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공단 박사는 특히 중국 정부가 훈련을 반대하는 이유는 합리화 되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동맹국 사이에 적당한 해상에서 해상훈련이나 대잠수함 훈련을 하는 것은 정례적으로 돼 있어요. 한국에서는 너무 중국을 민감하게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데 많은 미국의 해상 전문가들은 이것은 지당하고 중국이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중국이 북한이 했다는 것을 용인하는 것과 똑같으니까 그러는 것이니까 한국과 미국은 예정대로 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리처드 부시 박사 역시 미-한 두 나라의 서해 합동군사훈련은 한국의 대잠수함 능력을 강화하는 외에, 중국에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는 뜻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동맹에 대한 북한의 무모한 행동이 중국의 안보에 대한 영향으로 귀결된다는 것입니다. 부시 박사는 따라서 중국이 그 같은 상황을 원치 않는다면 북한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중국에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