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이 해외 입국자들에 대해 백신 접종 증명과 접촉자 추적 정보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미국의 우주 탐사 기업인 ‘스페이스X’가 역사상 최초로 민간인만 태운 우주 관광 우주선을 발사했습니다. 이어서 ‘페이스북’이 자사 애플리케이션 ‘인스타그램’이 10대 소녀들에게 정신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소식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이 해외여행자를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방역 시스템을 검토 중이라고요?
기자) 네. 미국이 앞으로 해외 여행자들의 입국 제한을 완화하되, 여행객들의 미국 내 접촉자 추적을 요구하는, 새로운 ‘국제여행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백악관 당국자가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해외 여행객이 코로나 감염에 노출된 경우, 국내에서 누구를 만났는지 추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 조정관이 15일, 미국 여행관광자문위원회에 밝힌 내용인데요.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입국자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 본인은 물론이고, 주변인과 접촉해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염될 가능성이 있는지 파악할 것”이라고 새로운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또 “미국으로 여행 오는 외국인들에 대한 백신 접종 증명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자이언츠 조정관은 “새로운 국제여행 시스템이 도입되면 더 많은 여행객을 받게 되더라도 안전하다는 걸 국민들이 신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새로운 시스템이 기존의 여행 제한 조처를 대체하게 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여행자의 입국 시 백신을 요구하는 방안은 이미 논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8월 초, 백악관이 해당 사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처음으로 보도했고요. 이후 백악관은 외국인 방문객에 대한 백신을 고려 중이라고 확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새로운 시스템이 언제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갈까요?
기자) 자이언츠 조정관은 언제 규제를 완화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미국과 전 세계에서 델타 변이가 확산하는 만큼 여행 제한을 즉시 완화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지나 레이몬도 상무장관도 “코로나 감염 사례의 급격한 증가가 국제여행 제한 해제를 가로막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여행 제한을 해제하기에 앞서, “일단 전 국민의 백신 접종 등 국내 상황을 더 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백신 접종이 결국 여행 시스템 도입에 있어서도 최대 관건인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자이언트 조정관은 백신 접종률은 미국 국내는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중요하다며, 항공사를 비롯한 여행업계도 직원의 백신 의무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이 시행 중인 여행 제한 조처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미국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특정 국가의 여행자들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1월, 중국을 시작으로 이란과 유럽 내 26개 국가, 브라질 등에 체류한 비 미국인에 대해 입국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부 조처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의 금지 목록 가운데에 코로나 감염률이 진짜 높은 국가가 누락돼 있거나, 반면 펜데믹을 잘 통제하는 국가는 명단에 포함돼 있어, 기준이 타당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또 일부 업계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여행 제한을 몇 달 또는 내년까지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외국인에 대한 국내 추적을 하는 데 있어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겁니까?
기자)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사생활 침해 문제를 우려해, 항공사들이 미국행 국제선 승객의 접촉자 추적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차단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자이언츠 조정관은 제한을 해제하는 것이 안전해졌을 때, 새로운 시스템을 가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이민국에 비자를 신청하는 데 있어서도 코로나 관련 항목이 추가된다고요?
기자) 네. 다음 달 1일부터 영주권을 비롯한 이민 비자를 신청할 때 코로나 백신 접종 기록을 제출해야 합니다. 이민 관련 비자를 신청하려면 의료 검사 기록이 필요한데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 비자 신청 시 제출하는 건강검진서류(I-693)에 각종 백신 접종 기록을 포함해 코로나 백신 접종 기록도 추가하는 새 규정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민 비자 신청자의 백신 접종도 의무화되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새로운 규정이 적용되는데요. 다만, 접종 가능 연령이 아닌 어린이나, 신청자의 건강상의 문제 또는 종교적, 도덕적 신념에 따라서 면제를 요청할 수는 있습니다. CDC는 이민서비스국(USCIS)이 면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만약 타당한 이유 없이 백신 접종을 거부하면 미국 입국이나 비자 발급이 거부 또는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민간 우주 관광에 있어 또 다른 최초 기록을 세워졌군요?
기자) 네. 미국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 X가 인류 역사상 최초로 민간인만 태운 우주 관광 우주선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15일 오후 8시 3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민간인 탑승객을 태운 스페이스 X의 우주선 ‘크루드래건’이 성공적으로 날아올랐습니다.
진행자) 민간인들이 우주 관광을 나선 거 자체는 최초가 아니죠?
기자) 네. 앞서 지난 7월 11일, 우주 탐사 기업 ‘버진갤럭틱’의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최초의 우주 관광 비행에 성공했고요. 9일 후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억만장자인 제프 베이조스 씨는 자신이 세운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의 우주선을 타고 우주여행에 나선바 있습니다. 하지만, ‘인스퍼레이션4(Inspiration4)’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번 우주 관광에는 전문 우주비행사나 우주 탐사기업 관계자 없이, 일반 시민 4명만 우주선에 탑승했다는 점에서 우주 관광 사업에 있어 큰 진전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우주 관광이 앞선 비행들과 다른 점이 또 있다고요?
기자) 네. 앞선 여행들은 단 몇 분간 우주에서 ‘극미 중력’ 상태를 체험하는 저궤도 비행이었습니다. 버진갤럭틱 비행선은 상공 86km 까지, 블루오리진은 우주 경계선인 고도 100㎞의 ‘카르만 라인’을 넘어 약 106㎞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왔는데요. 하지만, 스페이스X 우주선은 국제우주정거장보다도 더 높은 575㎞ 궤도에 올랐고요. 사흘간 지구궤도를 비행하게 됩니다.
진행자) 이번 비행에 어떤 사람이 탑승했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우선, 4명의 좌석을 모두 구입한 사람은 신용카드 결제처리업체 ‘시프트4페이먼트’ 창업자인 재러드 아이잭먼 CEO입니다. 아이잭먼 CEO는 38살의 청년 사업가로, 우주여행에 나선 3번째 억만장자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아이잭먼 CEO는 소아암 전문병원인 ‘세인트주드아동연구병원’ 기금 모금 활동의 일환으로 이번 비행에 참석했다고 합니다. 아이잭먼 CEO는 지난 2월 스페이스X에 크루드래건의 좌석 4개를 통째로 구매했는데 비용으로 얼마를 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아이잭먼 CEO와 동승한 사람들도 보죠?
기자) 네. 세인트주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지금은 이 병원에 간호사가 된 헤일리 아르세노 씨가 함께 했는데요. 29살의 여성이 아르세노 씨는 암으로 다리를 잃어 의족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비행에 성공하면 의족을 착용한 최초의 우주인이 됩니다. 이외에 이라크 참전 용사 출신으로 록히드 마틴사의 데이터 기술자인 크리스 셈브로스키씨 그리고 애리조나 커뮤니티대학 강사인 시안 프록터 씨가 함께 떠났는데요. 프록터 씨는 사상 첫 흑인 여성으로 우주를 비행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다른 직종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우주 비행사와 동승하지 않고 우주여행이 가능한 걸까요?
기자) 크루드래건은 완전 자동화 프로그램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우주선에 탑승한 민간인들이 우주선을 직접 조종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비상사태를 대비해 탑승자들은 자신의 본업을 잠시 접고, 약 6개월 동안 집중 비행 훈련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사흘간 우주에서 뭘 하고 지낼지도 궁금한데요?
기자)이들은 우주비행이 진행되는 동안 다양한 실험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또 지구의 과학자들은 이들이 우주에서 지내는 동안의 움직임과 수면, 심박동, 혈중산소농도 등의 인체 정보를 수집해 우주에서의 신체 변화를 관찰하게 됩니다. 이후 우주인들은 플로리다주 인근 대서양에 착수하는 방식으로 지구로 귀환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세계 최대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이 자사의 앱 ‘인스타그램’이 10대 소녀들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월스트리트저널(WSJ) 신문이 페이스북의 내부 연구자료를 입수해 14일 관련 내용을 보도했는데요.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이 특히 10대 소녀들의 정신건강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세부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페이스북, 그리고 인스타그램이 어떤 서비스인지 간단하게 알아볼까요?
기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모두 인터넷망을 통해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자신의 계정에 사진이나 동영상, 글 등을 게시하고 이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관계를 맺는 방식입니다. 페이스북이 지난 2012년 인스타그램을 인수해 자회사로 만들었는데요. 9월 현재 페이스북 계정은 약 28억 5천만 개, 그리고 인스타그램 계정은 약 10억 개가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다시 월스트리트저널 보도 내용으로 돌아오면 페이스북의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타났나요?
기자) 네,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지난 3년 동안 내부적으로 인스타그램이 젊은 사용자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여러 차례 심층 조사를 벌였습니다. 조사 결과 인스타그램이 상당수 청소년에게 유해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10대 소녀들에 대한 악영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건가요?
기자) 네, 10대 소녀들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입니다. 보도에서 언급된 지난해 3월 페이스북 연구 결과에 따르면, 10대 소녀 가운데 32%가 ‘인스타그램이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든다’고 답변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유명 인사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소위 ‘인플루언서’의 완벽한 몸과 자신의 몸을 비교해보면서 비참함을 느낀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결국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 데서 오는 정신적인 부작용이라는 설명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사회적 비교(Social Comparison)’이라고 설명했는데요. 타인이 오직 최고의 순간만을 담아 올린 사진을 보고 이를 자신의 현재 모습과 비교해 절망감을 느낀다는 겁니다. 자신의 신체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고 결국 ‘습식 장애’로도 이어진다고 연구진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자체적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조사를 벌였다고 하는데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나요?
기자) 지난 2019년에 진행된 연구에서는 10대들이 자신들의 불안과 우울이 증가하는 것은 인스타그램 탓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고요. 또 다른 연구에선 자살을 생각해 봤다고 한 10대 가운데 영국에선 13%, 그리고 미국에선 6%의 사용자가 바로 인스타그램 때문이라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인스타그램에서 유독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는 연령층과 관련이 있는데요. 인스타그램 이용자의 40% 이상이 22세 이하일 정도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미국에서는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는 10대가 하루 2천 200만 명에 달할 정도입니다.
진행자) 이런 연구 결과를 페이스북 수뇌부도 인지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페이스북의 최고위 경영진이 이러한 자체 조사 결과를 점검했고, 지난해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도 이런 내용을 보고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인스타그램 측은 월스트리트저널이 일부 부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올해 초에 저커버그 CEO가 의회에도 나와서 증언하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3월 저커버그 CEO가 의회 청문회에 출석했는데요. 출석 당시 어린이 그리고 정신 건강에 대해서 의원으로부터 질문을 받은 뒤 ‘연구 결과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기 위해 이 앱을 사용하는 것은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았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정치권은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정치권은 페이스북이 연구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습니다. 리처드 블루멘탈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은 지난 8월 페이스북 측에 자료 공개를 요청했지만, 질의를 회피해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며 페이스북이 숨기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 등 민주당 소속 상·하원 의원 3명은 15일 저커버그 CEO에게 서한을 보내 페이스북이 13세 이하 아동용 인스타그램을 출시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 기사는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