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5.7%를 기록하며, 3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연방 법원이 정부의 멕시코만 시추 임대 계획에 대해 무효 결정을 내렸습니다. 음식을 담는 플라스틱 용기에 들어가 있는 BPA 사용을 규제할 것을 미 당국이 촉구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지난해 미국 경제가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상무부는 27일,2021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7%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지난 2020년, -3.4% 성장을 기록한 이후 반등에 성공한 건데요. 다만, 이날 발표는 속보치로 향후 잠정치와 확정치에서 수정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진행자) 성장 폭도 수십 년 만에 가장 좋은 편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인 지난 1984년, 7.2% 성장을 보인 이후 가장 큰 폭의 성장세입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그러니까 2021년 10월~12월 GDP 성장률은 6.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시장의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으며, 6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고요.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 미국 경제가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낸 이유가 뭘까요?
기자) 미 언론은 몇 가지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는데요. 우선, 미국 정부의 대규모 경제 부양정책을 들 수 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3월,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 경기부양안에 서명했는데요. 이에 따라 미국 국민들에게 1인당 1천400달러의 현금이 지급됐고요. 실업급여 지원을 비롯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미국의 통화 정책도 변화가 있었죠?
기자)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가 초저금리와 양적 완화 정책을 도입함으로써 시장에 돈이 돌도록 했는데요. 거기다 코로나 백신이 광범위하게 보급되면서 미국인의 경제 활동이 되살아 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진행자)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 수치로도 확인이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이런 여러 가지 요인 덕에 지난해 미국인의 소비지출은 전년 대비 7.9% 급증했고요. 민간투자 역시 9.5%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기업들이 폭증하는 상품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재고를 크게 늘리면서, 지난해 4분기 민간투자는 무려 32% 증가하는 등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진행자) 현재 델타 변이에 이어 오미크론 변이 등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가 견고한 성장을 보여준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의 베스 앤 보비노 수석 경제학자는 AP통신에, “이번 수치는 미국 경제가 새로운 코로나19 변이에 적응하는 법을 배우며 계속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최근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겐 특히 반가운 소식이 아닐까 싶은데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임기 첫해에 나온 경제성장률은 마침내 우리가 21세기를 위한 미국 경제를 건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반겼습니다. 또 “거의 40년 만에 가장 빠른 경제 성장과 더불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일자리 증가를 기록했다"라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2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경제가 중국보다 빠르게 성장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2022년, 올해 전망은 어떻게 나오고 있습니까? 초고속 성장을 계속 이어갈까요?
기자) 전염성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노동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기록적인 물가 상승 즉 인플레이션 상황이 이어지면서, 올해 초는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경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금융서비스회사 ‘뱅크레이트’의 그레그 맥브라이드 수석 분석가는 CNBC 방송에, “오미크론이 올해 1분기 경제성장을 주춤하게 만들 것”이라며 “실업수당 신청 건수도 이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수요가 강하고, 실업률도 낮은 만큼 올해도 예년 수준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 연간 성장률은 보통 2%대였습니다.
진행자) 작년 경제상정률이 미국의 통화 정책에도 영향을 주게 될까요?
기자) 네. ‘로이터 통신’은 이번 발표가 금리 인상을 준비 중인 연준 계획에 더 힘을 실어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더는 강력한 정책적 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라고 밝히고, 이르면 3월에 금리 인상을 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멕시코만 일대를 석유 회사들에 임대하기로 한 바이든 행정부의 계획에 연방 법원이 제동을 걸었군요 ?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법원이 27일, 멕시코만 일대 수백만 에이커를 석유 회사들에 임대하는 정부 계획은 무효라고 결정했습니다. 워싱턴 D.C. 연방 지방법원의 루돌프 콘트레라스 판사는 해당 임대 계획을 내무부로 다시 돌려보내면서, 내무부가 재검토를 거쳐 임대 계획을 다시 진행하든지, 아니면 폐기하거나 다른 방법을 취할지를 결정하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콘트레라스 판사가 정부 계획을 반대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환경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콘트레라스 판사는 정부의 임대 계약으로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상황에 대해 정부가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정부 계획은 국가환경정책법(NEPA)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는데요. 환경정책법은 50년 전 입안된 내용으로, 미 전역의 환경보호를 위해 개발이나 건설 허가 등을 제한∙규제하는 법입니다.
진행자) 법원의 결정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환경 단체들을 즉각 환영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기간 공약으로 내걸었던 정부 공유지에서의 시추 임대 중단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했는데요. 환경 단체 ‘지구정의’의 브리트니 하디 수석 변호사는 ‘AP 통신’에 “법원이 내무부의 불법적인 계약을 무효화해 기쁘다”라며 “지구 온난화를 가중하고, 지역 사회에 유해한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선 안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는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내무부 대변인은 법원의 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대선 기간, 환경보호를 위해 관련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왜 멕시코만 시추 임대를 강행한 겁니까?
기자) 말씀하신 대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기후변화 대응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취임 직후 연방 정부가 관할하는 모든 공공 토지와 수역에 대해 석유와 천연가스 채굴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시추를 위한 신규 임대도 중단했었는데요. 10여 개 주가 여기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결국 작년 6월, 루이지애나 연방 법원은 의회에 승인 없이 시추 중단 결정을 내릴 수 없다며, 정부에 임대 재개 명령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법원의 결정으로 멕시코만 일대 시추가 다시 허용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정부는 멕시코만 일대 해역을 석유, 천연가스 회사에 임대하기 위해 입찰에 내놓았고요. 지난해 11월 진행된 경매에서 170만 에이커, 그러니까 약 6천880㎢에 대해 엑손모바일과 셰브런을 비롯한 일부 석유회사들이 낙찰받았는데요. 임대가격은 약 1억9천20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당시에는 어떤 반응이었습니까?
기자) 석유 관련 업계에서는 정부의 임대 결정을 크게 환영한 반면, 환경 단체들을 중심으로는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환경정책에 역행한다는 비판이었는데요. 낙찰이 시행되기 전, ‘지구정의’는 이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였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법원은 결국 환경 단체의 손을 들어줬군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연방 법원은 알래스카주에서의 시추 임대와 관련한 다른 두 건의 소송에서도 환경 단체의 손을 들어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연안 시추 업계를 대표하는 ‘전국해양산업협회(NOIA)’ 측은 법원의 결정을 비판하며, 미국의 석유, 가스 생산은 인플레이션 완화와 국가 에너지 안보 강화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음식을 담는 플라스틱 용기 등에 들어 있는 화학물질의 사용을 미 당국이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군요?
기자) 네, 맞습니다. 환경보호기금(Environmental Defense Fund)이 27일 미 식품의약국(FDA)에 보낸 청원서를 통해서 음식을 담는 플라스틱 용기 등에 들어가는 화학물질의 사용을 제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들이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고 지적한 화학물질은 구체적으로 어떤 물질이죠?
기자) ‘비스페놀A(Bisphenol A)’라고 불리는 물질인데요. 흔히 ‘BPA’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먼저 이 BPA란 물질이 어떤 물질인지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BPA는 페놀과 아세톤의 유기 화학 반응에 의하여 생산되는 산업용 화학물질입니다. BPA는 강도와 내열성이 높고 투명한 특징을 갖는 ‘폴리카보네이트(PC)’의 소재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또 BPA는 ‘에폭시 수지’를 만드는 원료로도 사용되는데요. 에폭시 수지는 물과 날씨 변화에 잘 견디고, 빨리 굳으며, 접착력이 강한 특징이 있어 수도관과 캔의 내부 코팅제 등으로 사용됩니다.
진행자) 이런 특징으로 BPA가 일상 속 광범위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FDA는 지난 1960년대 초에 BPA의 사용을 승인했습니다. 음식을 담는 플라스틱 용기와 캔, 유아용 젖병, 영수증, 생리대와 같은 여성 위생용품, 치아 충전재 등 정말 다양한 제품에 들어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물질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것이죠?
기자) 맞습니다. BPA가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생식능력 저하와 발달장애, 대사장애, 그리고 고혈압과 성조숙증, 유방암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BPA가 어떻게 체내로 들어가게 되는 거죠?
기자) BPA는 주로 음식을 통해 우리 몸에 침투합니다. BPA가 들어가 있는 수지는 오래되고, 따뜻해질 때, 그리고 세제로 씻거나, 기름 또는 산성과 닿으면 더 많은 BPA를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BPA가 들어가 있는 식품 용기 등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BPA의 체내 침투가 일어나게 되는 겁니다.
진행자) 환경보호기금은 미국인들이 BPA에 얼마나 많이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하고 있죠?
기자) 환경보호기금은 미국인들이 적정 수준보다 5천 배 이상 더 많은 양에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금이 말한 5천 배 이상 많다고 한 기준은 유럽식품안전청(EFSA)이 최근 발표한 적정 수준 개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유럽식품안전청이 최근 개정해 발표한 내용은 어떤가요?
기자) 유럽식품안전청은 지난 2015년 발표에서 BPA의 일일 허용섭취량이 몸무게 1kg 당 4 µg(마이크로그램)이라고 평가했는데요. 최근 개정에선 몸무게 1kg당 0.04ng(나노그램)으로 크게 낮췄습니다. 적정 수준의 섭취량이 10만 배나 줄어든 겁니다.
진행자) 유럽식품안전청의 새로운 규정에 맞춰서 FDA도 새로운 규제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FDA는 지난 2018년 발표에서 현 수준의 BPA 사용은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이번에 청원서를 낸 ‘환경보호기금(EDF)’은 유럽의 새로운 규정에 비춰볼 때 BPA에 노출된 미국인들의 건강에 심각한 건강 위협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FDA가 즉각 이 문제를 최우선 순위로 검토하고 일일 허용 섭취량을 조정 등의 식품 안전 강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겁니다. EDF는 또 FDA가 식품 포장과 운송, 또는 보관에 사용하기 위한 접착제와 코팅제에 사용되는 BPA의 승인을 철회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